[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레알마드리드가 수비진의 자멸 때문에 맨체스터시티 원정에서 힘도 써 보지 못하고 패배했다. 맨시티가 ‘꿈의 무대’ 16강에 올랐다.

8일(한국시간) 영국의 맨체스터에 위치한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을 치른 맨시티가 레알에 2-1로 승리했다. 앞선 1차전에서도 2-1로 승리했던 맨시티가 2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홈팀 맨시티는 밴칙적인 공격 조합으로 나왔다. 가브리엘 제주스와 라힘 스털링이 윙어 겸 공격수처럼 배치되고, 필 포든이 섀도 스트라이커처럼 함께 공격을 꾸렸다. 중원은 일카이 귄도간과 케빈 더브라위너 뒤에서 로드리가 지원하는 역삼각형 형태였다. 수비는 주앙 칸셀루, 에므리크 라포르트, 페르난지뉴, 카일 워커가 맡았다. 골키퍼는 에데르손이었다.

레알은 카림 벤제마를 에덴 아자르, 호드리구가 지원하는 공격 조합으로 나왔다. 토니 크로스와 루카 모드리치, 카세미루가 중원을 맡았다. 페를랑 멘디, 에데르 밀리탕, 라파엘 바란, 다니 카르바할의 수비진 뒤에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가 배치됐다.

맨시티의 기습적인 초반 전방압박 전략이 선제골로 이어졌다. 전반 9분 바란이 공을 끌 때 제주스가 달려들어 빼앗은 다음 문전의 스털링에게 내줬고, 스털링이 가볍게 발만 대 마무리했다. 잠시 후에는 밀리탕이 스털링에게 압박 당해 공을 빼앗길 뻔 하는 등, 레알은 초반 빌드업 불안이 심각했다.

맨시티는 계속 스털링을 중심으로 한 공격으로 레알을 위협했다. 전반 15분 스털링이 끊어 찬 중거리 슛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전반 18분 스털링이 골대 바로 앞에서 슛하기 직전 카세미루가 위험을 감수하고 슬라이딩 태클로 저지했다. 카세미루는 아슬아슬하게 페널티킥을 면했다.

레알은 벤제마의 연계 플레이와 발재간을 중심으로 반격했고, 결국 벤제마가 북 치고 장구 치며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28분 벤제마는 직접 패스를 연결한 뒤 문전으로 뛰어들었고, 호드리구의 크로스를 받아 벤제마가 헤딩슛을 성공시켰다.

맨시티는 다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먼저 전술 변화를 줬다. 후반 초반부터 더브라위너가 많이 올라가서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했고, 제주스가 최전방으로 이동하는 등 4-2-3-1에 가까운 전형이 됐다. 전방에 숫자를 늘려 압박을 강화했고, 더브라위너가 더 적극적으로 공격진과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했다.

맨시티는 이때부터 더브라위너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멋진 패스워크를 보여줬다. 후반 8분 카세미루를 압박해 공을 빼앗은 뒤 맨시티가 적절한 패스워크로 레알 수비를 뚫어냈으나 포든의 패스를 받은 귄도간이 슛 대신 스털링에게 한 번 더 밀어주는 쪽을 택했는데, 이때 쿠르투아가 스털링을 덮쳐 막아냈다.

레알은 여전히 벤제마의 개인기 위주로 반격했다. 후반 9분 벤제마가 왼쪽에서 중앙으로 드리블한 뒤 날린 슛이 떴다. 후반 16분 호드리구 대신 마르코 아센시오가 투입됐으나 큰 영향이 없는 교체였다. 후반 18분 벤제마가 수비 달고 방향 전환 후 오른발 슛을 시도했으나 에데르손의 정면으로 향했다. 맨시티는 후반 21분 포든을 빼고 베르나르두 실바를 투입했다.

후반 23분 맨시티는 이번에도 빠른 패스전개와 전방압박으로 바란의 실수를 유발했고, 또 골을 따냈다. 공중볼이 날아올 때 제주스를 의식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바란은 쿠르투아에게 헤딩 백패스를 했다. 그러나 헤딩이 너무 약했고, 쿠르투아에게 도달하기 전 제주스가 달려들어 간발의 차로 차 넣어 버렸다. 1차전 퇴장으로 인해 빠진 세르히오 라모스의 공백이 컸다.

이후로도 맨시티의 우세가 이어졌다. 후반 36분 스털링이 빠지고 다비드 실바가 들어갔다. 후반 38분 지네딘 지단 레알 감독은 카르바할, 모드리치, 아자르를 동시에 빼고 루카스 바스케스, 페데리코 발베르데, 루카 요비치를 일제히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그러나 다소 늦은 조치였다. 맨시티는 로드리 대신 수비수 니콜라스 오타멘디를 투입해 응수했다. 끝까지 레알의 공세를 허락치 않은 맨시티가 승리를 지켰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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