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7세가 됐지만, 라파엘 바란은 여전히 세르지오 라모스 없으면 불안하다. 바란의 불안은 결국 레알마드리드의 패배로 이어졌다.

8일(한국시간) 영국의 맨체스터에 위치한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을 치른 맨시티가 레알에 2-1로 승리했다. 앞선 1차전에서도 2-1로 승리했던 맨시티가 2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맨시티의 전방압박이 통했고, 레알의 수비 불안이 눈에 띈 경기였다. 바란은 전방압박에 두 번 당했다. 전반 9분 가브리엘 제주스의 압박에 공을 빼앗긴 것이 라힘 스털링의 선제골로 연결됐다. 카림 벤제마의 골로 따라잡았지만 바란은 후반에도 또 실수했다. 후반 23분 바란의 약한 헤딩 백패스를 제주스가 가로채 그대로 차 넣었다.

바란은 레알에 처음 합류했던 18세 시절부터 9년 동안 좋은 활약을 해 왔지만, 전제조건은 옆에 라모스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2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도 라모스가 없으면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는 경우가 많다. 활동반경이 넓고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라모스의 경기 스타일은 바란이 비교적 소극적으로 뛰어도 되게 허락했다. 반면 이날 함께 한 에데르 밀리탕처럼 평범한 스타일의 센터백이 파트너로 뛸 경우 바란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바란의 빌드업 부담은 1차전과 비교하면 잘 드러난다. 지난 1차전에서 레알 포백 중 가장 빌드업 부담을 많이 진 선수는 개인 점유율 6.5%를 기록한 라모스였다. 막판 퇴장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레알 전체 선수 중 가장 높은 비중이었다. 반면 2차전에서는 바란의 파트너 밀리탕의 개인 점유율이 4.6%에 불과했다. 바란은 이날 두 팀을 통틀어 토니 크로스 다음으로 오래 공을 잡고 있었던 선수였다.

라모스가 지난 1차전 후반 43분 퇴장당한 것이 거대한 문제를 초래했다. 바란은 수비진의 조용한 일원으로 뛸 때는 무난하지만, 수비진의 리더를 맡을 때는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라모스의 비중을 잘 아는 지단은 뛰지 못하는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맨체스터까지 동행시켰다. 라모스는 정장 차림으로 경기를 지켜봤는데, 바란이 실수할 때마다 중계 카메라가 라모스를 보여줬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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