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루블린(폴란드)] 김정용 기자= 이강인은 U20 월드컵에서 보여준 활약과 한국 내 비중 때문에 집중 견제를 당하고 있다. 이강인에게는 익숙한 일이다.

5일(한국시간) 오전 0시 30분 폴란드의 루블린에 위치한 아레나 루블린에서 일본과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16강을 치른 한국이 1-0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8강전은 9일 세네갈 상대로 열린다.

경기 후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이강인은 목에 긁힌 상처를 달고 있었다. 경기 내내 일본 미드필더에게 파울을 당하고, 격렬한 몸싸움에 밀려 넘어지는 등 집중 견제를 당했다.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이강인에게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강인은 집중 견제는 어렸을 때부터 익숙하게 당해 왔다며, 그만큼 동료 선수에게 노마크 찬스가 나게 되므로 팀에는 이득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이강인은 입버릇이 된 “형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아래는 이강인 인터뷰 전문.

 

- 힘들었을 것 같다

정말 힘드네요.

 

- 힘들 때가 됐고 감독도 그렇게 말했는데

힘들 때가 됐고, 며칠만 쉬고 또 뛰고 하다 보니 갈수록 힘들어진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든 몸이 버텨야 한다. 형들에게 고맙다. 왜 형인지 보여줬다. 열심히 뛰어주고 끝까지 집중해서 이렇게 힘든 경기를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한 골 넣고 이길 수 있었다. 감독, 코치님들과 응원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 애국가, 이강인이 당부했지만 형들이 그리 크게 안 부르던데

잘 모르겠네요? 형들이 항상 내게 목소리가 크다고 한다. 내가 볼 땐 형들도 전보다 크게 부른 것 같다. 와주신 분들께도 고맙다. 다음 경기도 더 열심히 해서 끝까지 집중하면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건 없다. 힘들어도 끝까지 참고 해야지.

 

- 이렇게 짧은 기간에 많이 뛴 적이 있었나

최근엔 없다. 최근엔 많이 쉬어서 체력이 많이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 3, 4일 간격 경기 경험은

어렸을 때는 있지만 나이가 올라올수록 없었다. 좋은 경험 같다. 힘든 대회 치르면서 성장하는 거다. 나뿐 아니라 코칭 스태프님들도 그렇고, 형들도 갈수록 더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

 

-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아 진짜 감사한데. 파주에 들어가고부터 형들이 진짜 열심히 해 줬다. 진짜, 이번에 떨어지든 예선탈락을 하든 다음에 떨어지든 후회 없이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형들이 열심히 해 주고 코칭 스태프가 편하게 해 주셔서, 진짜 감사해서 감사하다고 하는 거다. 한국에서 응원해주시는 분들과 여기 와 주신 분들도 진짜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해서 끝까지 가고 싶다.

 

- 일본 상대 경기가 처음이었는데

일본은 좋은 팀 같다. 조직력이 아주 좋았다. 오늘 경기도 우리가 초반에 많이 밀렸고, 후반엔 많이 비슷해졌지만 그걸 봐도 좋은 팀이다. 그러나 우리 형들과 내가 진짜 간절했고 8강 가고 싶었다. 집에 안 가고 계속 여기 있고 싶어서 진짜 집중해서 한 골 넣고 이길 수 있었다. 이런 고비를 넘기며 더 강팀이 되고 조직력도 좋아지는 것 같다. 프로에 올라오면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결과가 중요하니까. 다음 경기도 집중하고, 힘들어도 최선을 다 한다면 지든 이기든 후회가 없을 것 같다. 잘 준비하고 회복 잘 하는 게 목표다.

 

- 이규혁이 경기 못 뛰는 선수들을 격려했던데

규혁이 형이 그렇게 해 줘서 고맙고. 오늘과 지난 경기 못 뛴 형들에게 정말 감사한다. 나 같으면 경기 못 뛰면 화가 많이 날 것 같은데, 형들이 티 하나도 안 내고, 생활하면서도 기뻐해준다. 내 생각엔 선수는 경기를 뛰고 싶을 거고 못 뛰면 화도 날 텐데 티를 안 내고 숨기며 팀을 위해 해 주는 걸 보면, 여기 못 온 형들까지 생각해서 진짜 열심히 해야 하고, 한 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벤치에서도 계속 응원해주더라. 경기 끝나고도 너무 좋아해 주고. 형들에게 기회가 꼭 왔으면 좋겠고, 오면 잘 했으면 좋겠다.

 

- 목에 긁힌 상처가 있고, 파울도 많이 당했다. 조별리그보다 강한 견제를 당하는 것 같은데

그런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게 그렇게 많이 오면 다른 형들이 빌 수 있다. 다른 형들에게 압박이 덜 들어갈 수 있다. 그게 정상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적이 많다. 그러든 안 그러든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고 팀이 승리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게 내 목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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