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전북현대 선수들 중에는 최강희 감독이 직접 접촉하고 설득해 영입한 선수들이 많다. 그들에게는 최 감독의 이탈이 꽤 큰 사건이다. 국가대표 수비수 이용도 그들 중 한 명이다.
 

이용은 23일 황인범, 김문환과 함께 K리그와 ‘꽁병지TV’가 함께 하는 게릴라데이트에 참가했다. 휴가 중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이용은 행사가 끝난 뒤 ‘풋볼리스트’와 인터뷰했다. 이날 낮 최 감독이 올해를 끝으로 전북을 떠나 톈진췐젠 지휘봉을 잡는다는 발표가 났다. 이용은 휴가 중 이 소식을 들었다.

 

풋볼리스트(이하 풋) : 선수들이 눈치는 채고 있었을 것 같다
이용(이하 용) : 그렇다. 분위기가 그랬으니까. 그런데 감독님 개인만 놓고 볼 때는 가시는 게 맞는 것 같다. 왜냐면 감독님도 적은 나이가 아니시기 때문에, 도전하시는 게 맞다. 그렇지만 전북 입장에서는 선수들, 팬, 직원 모두 아쉬움이 크다. 감독님의 영향력이 워낙 큰 팀이니까.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슬프고, 아쉽다.
 

풋 : 최 감독 이탈을 어떻게 알았나
용 : 분위기가 그랬고, 선수들 사이에 하던 이야기는 ‘이번에는 가실 것 같다’는 거였다. 그래서 다들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기사 난 뒤, 기쁜 마음으로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전북에서처럼 톈진에서도 성공하시라고 응원하고 싶다. 중국은 K리그보다 감독 교체가 빠르고 성적을 더 많이 보는 것이다. 그래서 감독님이 걱정된다.
 

풋 : 동료들과 이 일에 대해 연락을 주고 받았나
용 : 아직 전북 사람들과 연락을 못 했다. 숙소에 있는 선수들은 그 이야기를 나눴겠지만 단체 카톡방에서도 그 이야기를 아무도 안 한다. 놀란 선수는 없으니까.
 

풋 : 지난해 전북에 합류한 것도 최 감독 영향이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용 : 전북이 좋은 팀이라서 온 것도 있지만 솔직히 최 감독님 때문에 온 거였다. 작년에 보여드린 게 너무 없었는데, 잘 기다려주셔서 올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 (건강한 상태에서) 1년밖에 함께 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 감독님이 이렇게 말씀하신 적 있다. ‘내가 사랑했던 선수들은 다 전북을 떠난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 선수들이 사랑하는 감독님이 떠나시게 됐다. 가슴이 아프다. 더 오래 같이 하고 싶었는데.
 

풋 : 감독보다 해외진출 타이밍이 더 중요한 건 선수다. 이용은 32세다. 해외진출에 도전한다면 지금이 마지막 타이밍일수도 있는데.
용 : 당연히 국내에서는 전북현대다.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좋은 기회가 온다면, 도전해보고 싶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좋은 조건으로 좋은 팀이 나를 원한다면, 프로의 세계란 그런 거니까.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은 있다. 그러나 전북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전북이 1순위다.
 

풋 : 질문자가 보기에는 30대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실력이 가장 절정에 도달한 것 같다. 
용 : 울산에 있을 때도 워낙 좋은 선수들과 함께 있었고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전북에 와서 그 영향을 더욱 많이 받았다. 2014년에 월드컵을 통해 느낀 게 많았고, 그때 느낀 걸 이행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기도 했다. 내가 힘들 때 동료들이 나를 든든하게 지켜줬다. 그 덕분에 올해 잘 복귀할 수 있었다. 
 

풋 : 최 감독과 함께 하는 마지막 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어 이용에게는 다행일 것 같다
용 : 리그가 5경기만 남았다. 그 5경기 모두 좋은 모습으로, 선수들과 감독님 모두 팬들께 좋은 기억으로 남고 추억을 만들어주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풋 : 마지막은 예능형 질문이다. 최 감독이 톈진에 데려가겠다고 하면 어쩔 건가
용 : 저는 안 데려가실 것 같다. 아마도. 나는 감독님에게 늘 감사한다. 감독님의 축구가 내 색깔에 이미 입혀졌다. 데려간다고 제안해주신다면 감사하겠지만 나는 아닐 것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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