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이탈리아 축구는 13년 만에 한국 선수가 진출하며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수비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합류한 세리에A, 이승우가 현재 소속된 세리에B 등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2018/2019시즌의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90분이 모두 지난 뒤에도 마우로 이카르디의 결정력은 발휘될 수 있다. 마티아스 베시노의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이카르디가 재빨리 마무리한 장면 하나로 승패가 갈렸다.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쥐세페 메아차에서 세리에A 9라운드를 가진 인테르가 밀란을 1-0으로 꺾었다. 후반 추가시간에 이카르디가 이 경기의 유일한 골을 터뜨렸다.

가장 관심이 모인 지점은 최전방 공격수 대결이었다. 인테르의 이카르디, 밀란의 곤살로 이과인 모두 세리에A 득점왕 출신이고,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후배다. 세리에A에서 가장 결정력이 뛰어난 두 공격수에게 얼마나 좋은 득점 기회를 많이 제공하느냐의 싸움이었다.

공격수에게 득점 기회가 한 번이라도 주어지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잘 아는 두 팀은 매우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다. 공격은 대부분 단조로운 측면 공격이었고, 속공은 거의 전개되지 않았다. 90분 동안 이카르디와 이과인이 가진 득점 기회는 각각 2회에 불과했다. 아무리 뛰어난 공격수라도 마무리하기 쉽지 않은 숫자였다.

두 번째 핵심은 미드필드 대결이었다. 두 팀의 최근 컬러는 밀란이 공격, 인테르가 수비팀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인테르가 경기 전반을 장악했고, 공격 기회도 더 많이 잡았다. 밀란은 인테르의 최종 수비뿐 아니라 미드필드 라인부터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인테르의 중앙 미드필더 듀오 마르셀로 보로조비치, 베시노는 밀란의 중앙 미드필더 3명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좀 더 앞에서 수비를 해 줄 라자 나잉골란이 루카스 비글리아에게 깊은 태클을 당해 전반 30분 만에 보르하 발레로로 교체됐지만, 브로조비치와 베시노의 저지선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베시노는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최근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한국을 상대로도 종종 측면 플레이를 했던 베시노는 187cm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중거리 슛, 크로스 등 다양한 공격 무기를 가진 선수다. 경기 종료 직전 베시노가 오른쪽 측면으로 빠진 뒤 날린 크로스가 정확히 문전의 치명적인 위치로 날아갔고, 이카르디가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경기 후 축구 통계 서비스 ‘후스코어드’가 선정한 최우수 선수는 베시노였다. 베시노는 이카르디의 골을 도운 것 외에도 활발하고 존재감이 큰 선수였다. 슈팅 횟수 4회, 공중볼 획득 2회, 공 탈취 5회 등 세 분야에서 경기 최다 기록을 남겼다.

베시노의 기습적인 크로스, 이카르디의 깔끔한 마무리 한 번으로 승패가 갈렸다. 인테르는 창의성도, 속공의 위력도 다소 떨어지지만 이카르디의 결정력을 중심으로 한 골 차 승리를 거두는 것이 익숙하다. 인테르는 각 대회를 통틀어 7연승을 달리고 있는데, 그 중 6승이 한 골 차였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밀란 역시 강한 상대였지만 인테르는 자신들의 방식으로 승리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인테르는 부진했던 초반 4경기와 달리 최근 5연승으로 선두권과 격차를 좁혔다. 9라운드에서 선두 유벤투스가 제노아와 1-1 무승부에 그쳤고, 2위 나폴리는 우디네세를 3-0으로 꺾었다. 현재 승점은 유벤투스 25점, 나포리 21점, 인테르 19점이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