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강원FC는 안팎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강등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고, 대표이사는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강원은 2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2018’ 33라운드 울산현대와 가진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시즌 내내 흔들리던 수비가 가장 중요한 경기까지 발목을 잡았다.

강원은 제주유나이티드와 함께 상위 스플릿 마지막 한자리를 놓고 끝까지 경쟁하고 있었다. 33라운드에서 강원이 울산에 승리하고, 제주가 FC서울에 패하거나 비기면 강원은 2년 연속 상위 스플릿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무기력한 0-2 패배였고, 결국 남은 일정을 하위 스플릿에서 소화해야 한다.

강원에는 제리치, 디에고 등 걸출한 외국인 공격수들이 있다. 제리치는 올 시즌 23골을 넣어 리그 득점 2위에 올라있다. 30경기 중 15경기를 교체로 나온 디에고도 7골 5도움을 올렸다. 33경기에서 51골을 넣은 강원은 최다 득점 4위팀이다.

문제가 된 건 강원의 수비력이다. 강원(55실점)보다 많은 골을 내준 팀은 강등권의 인천유나이티드(64실점)와 전남드래곤즈(59실점) 단 2팀뿐이다. 울산을 상대로도 경기 내내 수비가 흔들리며 슈팅 19개를 허용했다. 선제골을 넣은 울산 박용우는 코너킥 상황에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헤딩을 했고, 역습 상황에서 주니오가 골을 넣을 때는 뒤로 돌아 들어가는 움직임을 완전히 놓쳐버렸다. 시즌 내내 강원을 괴롭히던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 마지막까지 계속됐다.

강원은 지난 시즌 승격과 함께 상위 스플릿에 진출했다. 처음 목표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갓 승격한 팀이 거둔 성적치고는 괜찮은 편이었다. 올해도 강원은 ACL 진출을 목표로 했다. 제리치, 정석화, 김호준, 이태호, 이재익, 서명원 등 선수 영입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철저하게 실패했다. 시즌 중반 송경섭 감독 대신 김병수 감독을 선임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김 감독 체제로 치른 10경기에서 3승 밖에 챙기지 못했다.

강원은 이제 강등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하위 스플릿에 떨어진 팀 어느 하나 강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7위 강원은 승점 39점, 12위 인천은 승점 30점이다. 7위와 12위의 격차는 불과 9점이다. 아직 5경기가 남아있고, 이제부터는 서로 물고 물리는 싸움이 이어진다. 한두 경기 삐걱대면 곧바로 순위는 곤두박질친다.

강원의 하위 스플릿행이 확정되고 이틀 뒤인 22일, 조태룡 대표이사는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조태룡 대표이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오는 31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조 대표는 지위를 남용하여 구단을 자신의 사익 축구로 전락시킨 행위, 구단을 정치에 관여시켜 축구의 순수성을 훼손한 행위 등 여러 비위 의혹이 불거지며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연맹은 지난 15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조 대표에게 제재금 5000만원과 2년간 축구 관련 직무 정지 조치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강원은 2013년 강등돼 2017년 승격할 때까지 2부리그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남은 5경기가 더 중요하다. 그러나 분위기는 좋지 않다. 3경기째 승리는 없고, 중심을 잡아줘야 할 대표이사는 비위 사실이 드러나며 스스로 팀을 떠났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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