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재성은 홀슈타인킬 구단 사상 가장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 덕분에 독일 적응이 조금은 쉬웠다.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을 나서는 길에 만난 이재성은 목발을 짚고 있었다. 이재성은 공항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부상은 당연히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재성은 10월 국가대표 2연전에 참가하기 위해 홀슈타인킬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무릎 부상을 입어 우루과이전, 파나마전을 모두 걸렀다. 특히 우루과이전은 서울 월드컵경기장이 매진된 가운데 세계적 강호를 꺾은 경기였기에 벤치에서만 지켜본 것이 더 아까웠다.

“상암이 매진됐지 않나. 대한민국 축구 열기가 많이 올라왔으니, 선수로서 그 경기장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벤치에 있으면서도 기뻤다. 그리고 몸 관리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우루과이전 전까지 나아질 것을 기대했다. 이재성은 지난 9월 2연전에서도 발목의 가벼운 부상을 감수해가며 활약한 바 있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욕심도 있었고. 훈련 중에 생각보다 통증이 있어서 정밀검사를 받기로 했다. 그 뒤 쉬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아쉽지만 더 큰 무대를 위해 마음을 내려놓았다.”

사흘 뒤, 킬에서 휴식을 취하는 이재성에게서 “다리는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빨리 회복하고 킬에서 실전을 소화한 뒤 11월 17일(호주), 20일(우즈베키스탄) 열리는 다음 A매치에 완벽한 컨디션으로 합류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다. 또한 이재성은 전 소속팀 전북현대에서 최강희 감독이 떠난다는 소식에 “슬프다. 감독님이 떠나신다는 게 아직 믿어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아래는 이재성과 가진 ‘빼박 인터뷰’ 코너 전문. ‘VS 인터뷰’ 코너는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풋볼리스트(이하 풋) : 이번 코너는 이재성의 ‘빼박 인터뷰’ 즉 ‘빼도 박도 못할 사실’을 소재로 이야기하는 인터뷰다.

이재성(이하 재성) : (그게 뭐냐는 표정)

: 첫 번째 ‘팩트’는 이거다. ‘이재성은 이재성은 홀슈타인킬 구단 역사상 가장 커리어가 화려한 선수다.’ 동의하나? 주로 하부리그 구단이었던 킬은 월드컵 본선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던 선수를 영입하게 됐다. 1부 구단으로 이적하는 J리그 출신 선수들보다 이재성의 경력과 실력이 훨씬 뛰어나지 않나.

재성 : 사실인 것 같다. 그렇기도 하고, 내가 킬 구단 사상 첫 동양인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알아보기 쉬운가 보다. 마트를 가더라도, 식당을 가더라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다. 경기장과 훈련장에서는 물론이다. 많은 분들이 다가와서 사진과 사인을 요청하시는 걸 보면서 느낀다.

: 전주에서보다 지금 더 알아보는 사람이 많나?

재성 : 그건 아니지. 전북도 팬이 많은 팀이고, 많은 사랑을 느꼈다. 전북보다 킬에서 더 사랑받는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선수가 충분히 행복감을 느낄 정도는 된다.

: ‘세계 챔피언(독일)을 꺾은 자’라는 소개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재성 : 맞다. 나도 그 문구가 인상적이다. 독일에 오기 전에 독일 대표팀을 이겼기 때문에 더 당당할 수 있었다. 킥오프 하기 전 ‘리’를 많이 연호해주는 것도 새로운 느낌이다.

: 두 번째 ‘팩트’다. ‘이재성은 대표팀에서 가장 전술 지능이 좋은 선수다.’ 최강희 감독은 여태껏 본 선수 중에서 이재성의 전술 지능이 가장 좋다는 식으로 말한 바 있다.

재성 : 전술 지능만큼은, 내가 최고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 가장 큰 장점이니까. 그 장점을 최대한 발휘해서 경기장에 나가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더 연구해야 하고, 동료들이 융화하고 빛날 수 있게 내가 맞춰줘야 한다.

: 전술 지능이 노력하다고 높아지는 것 맞나? 최 감독은 ‘내가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며 이재성이 타고났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는데.

재성 : 내 생각은 이렇다. 친형(이재권)이 축구를 한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축구를 많이 봤고 같이 축구를 많이 했다. 어려서부터 많이 뛰어서 경기를 읽어야 하는 상황을 많이 봤다. 경기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다. 그래서 일찍 눈을 떴다.

: 혹시 눈썰미가 좋은 편인가? 눈썰미가 필요한 게임을 잘 하나?

재성 : 아니다. 게임 자체를 안 하는 편이다. 틀린그림찾기는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로 엄마와 많이 했다. 그건 잘 한다. 오락실에서도 그건 자신 있다.

: 세 번째 ‘팩트’다. ‘이재성은 준비된 남편감이다.’ 동의하나? 조카 바보인 모습을 보면 나중에 가족에게 엄청 잘할 것 같은데.

재성 : 그건 내가 보기에도 그렇다. 아, 그렇지만 아직 미래의 배우자가 어떤 입장인지 모른다. 그리고 내가 가족을 사랑하지만 내 일도 너무나 사랑한다. 그래서 아내가 서운할 수도 있을 거다. 자신이 축구보다 더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도 있으니까. 난 좋은 배우자 감이 아닌 것 같다.

: 결혼해도 축구가 2순위로 밀릴 일은 없다는 건가?

재성 : 나는 축구가 1순위라서. 좋은 배우자는 아닐 것 같다. 은퇴하고 나면 좋은 배우자가 되겠지.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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