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의 별칭은 별들의 전쟁이다. 국가대표 레벨에서 최고의 대회가 월드컵이라면, 클럽 레벨에서 최고 수준의 경기를 볼 수 있는 무대는 UCL이다. 현대 축구의 발전사를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 'Football1st'가 2018/2019 UCL의 진수를 더 깊이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UCL 조별리그 3라운드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유벤투스의 빅 매치가 끝났다. 승리를 이끈 선수는 유벤투스의 파울로 디발라였지만, 화제의 중심에 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폴 포그바 역시 옛 소속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다.

2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UCL H조 3라운드를 치른 유벤투스가 홈팀 맨유를 1-0으로 꺾었다. 유벤투스는 3라운드까지 발렌시아, 영보이스, 맨유를 모두 꺾으며 압도적인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르면 4라운드에서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도 있다. 반면 맨유는 1승 1무 1패로 조 2위에 올라 있기는 하지만 발렌시아(승점2), 영보이스(승점1)와 더 가까운 상황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게 됐다.

빅 매치가 더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는 한때 세계 이적료 신기록 보유자였던 두 슈퍼스타의 존재 때문이었다. 호날두는 맨유 시절(2003~2009) 세계 최고 선수로 성장했다. 유벤투스로 이적한 뒤 첫 올드 트래포드 방문이다. 포그바는 유벤투스 시절(2012~2016) 대형 선수로 성장해 친정팀 맨유로 돌아갔다. 포그바의 경우 유벤투스 시절 동료였던 레오나르도 보누치, 조르조 키엘리니, 안드레아 바르찰리, 알렉스 산드루, 후안 콰드라도와 대결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유벤투스가 압도하는 경기 양상 속에서 호날두는 공격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호날두가 공을 돌릴 때 좋은 기회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 전반 17분 선제골 역시 호날두가 오른쪽 측면으로 빠져나가며 연결한 크로스가 콰드라도를 거쳐 디발라의 골로 마무리됐다.

이날 유일하게 유효 슛을 2개 기록한 선수가 호날두였다. 특히 후반 7분 호날두의 논스톱 중거리 슛은 골대 상단 구석의 일명 ‘야신 구역’으로 날아갔지만 다비드 데헤아 골키퍼의 초인적인 선방에 막혓다. 호날두는 그 밖에도 공격 지역에서 깔끔한 연계 플레이로 동료들을 지원하는 모습이 보였다.

유벤투스 이적 초기에는 호날두와 디발라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우려가 컸다. 이날 두 선수는 투톱으로서 괜찮은 조화를 보여줬다. 미드필더 콰드라도, 미랄렘 퍄니치, 블래즈 마튀디 등이 전진하면 이들과 효과적으로 연계 플레이를 했다.

포그바는 시종일관 밀린 맨유에서 가장 고군분투한 선수였다. 개인 점유율 5.8%, 볼 터치 83회, 드리블 돌파 2회 모두 팀내 최다 기록이다. 그만큼 공을 많이 받았고, 유벤투스의 압박을 뚫고 전진하려는 시도를 많이 했다.

포그바는 슛을 3회 날려 이 부문에서도 팀 내 최다 기록을 남겼다. 특히 후반 30분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공을 직접 빼앗은 뒤 포그바가 날린 왼발 중거리슛은 골대와 보이치에흐 슈쳉스니 골키퍼의 머리를 연달아 맞힌 뒤 코너킥이 됐다. 조금만 더 운이 따랐다면 골이 됐을 장면이었다. 포그바는 유효슛 1회, 수비 몸에 맞는 슛 1회를 날리는 등 골은 없었지만 슛의 순도 역시 높은 편이었다.

경기 전 포그바는 “예전에 우리 형과 ‘유벤투스와 한 조에 속한다면 어떨까. 상상이나 돼?’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많은 감정이 드는 경기다. 프로 선수로서 첫 시즌도, 첫 골도 유벤투스에서 치렀기 때문이다. 내가 선수로서 성장한 곳이기에, 유벤투스에 대한 큰 존중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호날두와 포그바의 특별한 경기는 한 번 더 열린다. 11월 8일, 이번에는 유벤투스의 홈 구장인 알리안츠 스타디움으로 포그바가 찾아간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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