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정용 기자= 수원삼성은 고질적인 막판 집중력 부족을 또 경험했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수원에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한 가시마앤틀러스와 대조적이었다.

24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CL 4강 2차전에서 수원과 가시마가 3-3으로 비겼다. 앞선 1차전에서 2-3으로 패배했던 수원은 합계 전적 1무 1패를 기록하며 탈락했다.

수원은 부진하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서정원 수원 감독은 선수들에게 불을 붙이는 데 성공했다. 한 골 차로 끌려가고 있던 하프타임에 과감하게 미드필더를 줄이고 공격수 박기동을 투입, 길게 생각할 것 없이 전방으로 공을 투입하고 많은 선수들이 이를 따내기 위해 노력하라는 주문을 했다.

수원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15분 동안 활활 타올랐다. 임상협, 조성진, 데얀의 연속골이 나오며 한때 점수는 3-1이 됐다. 그대로 진행된다면 수원이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수원은 폭발력을 보여준 반면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승부는 위기관리능력에서 갈렸다. 가시마는 3실점 이후 냉정을 찾고 빈틈을 줄여 나갔다. 그리고 침착한 역습으로 후반 19분, 후반 37분에 각각 골을 뽑아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이 된 순간 사실상 가시마의 결승 진출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원정 골 우선원칙에서 밀리는 수원은 그때부터 두 골을 넣어야 했는데 시간이 촉박했다.

경기 후 오이와 고 가시마 감독이 말한 승리 비결도 냉정함이었다. “냉정해지자고 했다. 이번 시즌 내내 팀으로서 싸워 왔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냉정하게 판단해 줬고, 모두 하나가 됐다. 선수들에게 신뢰를 보냈고 그 신뢰에 답해준 선수들을 높게 평가한다.”

공격수 스즈키 유마는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경기 양상에 대처했다는 것을 알려줬다. “선수들이 모두 모여 한 점만 더 따면 동점이고, 거기서 하나만 더 따내면 우리가 올라간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원팀이 되어 올라갈 수 있었다.”

서정원 감독 역시 선수들에게 냉정해지라고 주문하긴 했다. “선수들이 흥분한 상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냉정을 찾으라고 했다. 그게 첫 번째였다. 가장 중요한 게 멘탈인데 선수들이 분위기에 휩쓸려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에 선수들에게 강하게 이야기했다.”

수원의 막판 집중력 저하는 고질적인 문제다. 서 감독은 이 점이 거론되자 한숨을 쉬었다. “가장 아쉬운 것이 그것이다. 후반에 들어가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집중력도 감소한다. 중앙 수비수가 계속 경기를 하고 있다. 구자룡, 양상민이 부상으로 빠져 있다. 그래서 수비 숫자가 많아도 사람을 놓친다. 시선 유지, 자리 선택 등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 많다. 그게 반복돼서 아쉽다. 그걸 분명히 짚고, 훈련도 했지만,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이 감소하면 그렇게 됐다.”

수원은 강팀들 특유의 저력인 ‘경기 막판이 될 수록 치열한 경기’를 하는 모습이 실종된 팀이다. 이기고 있던 경기에서 막판에 동점골이나 역전골을 내주는 모습은 수원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ACL에서 잘 싸우고도 탈락한 것 역시 고질병을 고치지 못해서였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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