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직전 감독을 교체했던 스페인은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다. 전세계를 호령했던 '무적함대' 한 세대가 끝났다. 

 

스페인은 1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러시아와 한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3-4(1-1)로 졌다. 스페인은 전반 12분만에 상대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 자책골로 앞서갔으나 전반 41분 아르톰 주바에게 페널티킥골을 내줬다. 스페인은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러시아를 두들겼으나 끝내 골을 넣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스페인은 대회 개막 이틀을 남기고 훌렌 로페테기를 경질하고 페르난도 이에로 감독을 앉혔다. 로페테기가 스페인축구협회와 의논도 하지 않고 레알마드리드와 계약했고 이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로페테기는 2016년 7월 팀을 맡은 이후로 20경기 무패(14승 6무, 61골 득점 13실점)를 거뒀던 이다.

 

“오늘은 아마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가장 슬픈 날일 것이다.” (로페테기, 레알마드리드 감독 취임식에서)

 

이에로는 스페인 영웅이지만 감독으로서 경험이 없었다. 대회를 앞두고 감독을 경질하면 선수단에도 영향이 미치기 마련이다. 스페인축구협회와 선수들은 악영향이 없을 거라고 말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쉽지 않다.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1승 2무를 거두며 조1위를 차지했으나 경기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을 들었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였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5골이나 내줬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엄청난 선방을 보였던 다비드 데헤아 골키퍼는 실수로 골을 내주기도 했다. 중앙 수비는 단단했으나 측면은 상대적으로 헐거웠다. 공격 쪽에서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다비드 실바를 제외하면 상대 밀집수비를 뚫을만한 선수가 없었다.

 

“러시아를 잘 알고 있다. 러시아는 신장이 좋은 선수를 앞세운 세트피스가 강하다. 우리는 디테일을 잘 준비하겠다.” (이에로 스페인 감독)

 

감독 경험부족도 문제였다. 이에로 감독은 러시아 경기를 앞두고 자신감을 보였으나 경기장에서증명하지는 못했다. 그는 이니에스타를 벤치로 보내고 젊고 슈팅이 좋은 마르코 아센시오를 선발로 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아센시오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이에로는 후반 22분 실바를 빼고 이니에스타를 넣었으나 이니에스타 혼자로는 러시아 수비를 뚫기가 어려웠다.

 

승부차기에서 진 스페인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며 운동장을 떠났다. 중계 카메라가 마지막 승부차기 키커로 나섰던 이아고 아스파스를 이니에스타 뒷모습과 함께 잡았던 장면은 의미심장했다. FC바르셀로나를 떠나 비셀고베와 계약한 이니에스타는 이번 월드컵이 사실상 마지막 대회였다.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걸어 나갔다. 무적함대 월드컵도 그렇게 끝났다.

 

스페인은 이제 세대교체에 나서야 한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로 2016’,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모두 실패했고, 주축 선수들도 30대를 넘겼다. 낡은 함대를 어떻게 정비하느냐에 따라 ‘유로 2020’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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