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킬리앙 음밥페(19, 파리생제르맹)가 리오넬 메시 앞에서 지네딘 지단이 달았던 10번을 물려 받을 자격을 증명했다. 동시에 펠레와도 한 부분에서는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음밥페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에서 아르헨티나와 한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경기에서 2골을 넣고 페널티킥까지 유도하며 프랑스가 4-3으로 이기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프랑스가 지닌 모든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운 음밥페는 월드컵 본선에서도 계속해서 기록을 만들고 있다. 10대 선수가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서 2골 이상을 넣은 건 ‘1958 스웨덴 월드컵’ 펠레 이후 처음이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가지고 있는 걸 모두 보여줬다. 음밥페는 경험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느린 아르헨티나 수비를 속도 하나로 무너뜨렸다. 전반 12분 만에 역습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수비를 헤집고 페널티킥을 만들었다. 후반 19분에는 기술적인 드리블과 빠른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후반 23분에는 빠른 쇄도와 정확한 슈팅으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폴 포그바와 앙투안 그리즈만보다 더 큰 존재감을 보였다.

 

음밥페는 준비돼 있는 선수였다. 단순히 어리고 상품성이 뛰어나다고 해서 프랑스 대표로 선발돼 베스트11으로 나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음밥페는 무엇보다도 실력이 뛰어나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지네딘 지단이 달았던 상징적인 10번을 누가 달 것인가가 관심사로 떠올랐었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음밥페에게 10번을 줬다. 이것은 월드컵에서도 음밥페를 중용하겠다는 이야기와도 같은 맥락이다.

 

조별리그 페루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음밥페는 16강전에서도 자신이 10번을 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직인 10번인 리오넬 메시 앞에서 가능성과 실력을 보여줬다. 이날 경기를 예상할 때 많은 이들이 프랑스 우세를 점쳤지만, 메시가 있어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봤다. 음밥페는 긴장감이 극도로 올라가는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메시 변수’를 제어하며 활짝 웃었다.

 

음밥페는 경기가 끝나고 한 인터뷰에서도 여유를 보였다. 그는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월드컵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무대다.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지 증명할 수 있는 기회도 열린다. (이런 측면에서) 월드컵보다 더 좋은 무대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펠레와 함께 이름이 언급되는 것은 좋지만 “펠레는 다른 차원의 선수”라며 겸손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가 이날 경기에서 불러낸 펠레와 지단은 모두 전설적인 선수인 동시에 처음으로 참가한 월드컵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선수이기도 하다. 펠레는 ‘1958 스웨덴 월드컵’에서 10번 유니폼을 입고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단도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프랑스에 우승컵을 안겼다. 그는 브라질과 한 결승전에서만 2골을 터뜨렸다. 프랑스는 브라질을 3-0으로 꺾고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음밥페는 아직 펠레와 지단에 이르기에는 한참 모자라다. 하지만, 음밥페는 어리기 때문에 한계도 없다. 그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래가 엄청나게 밝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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