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시즌 초반에 부진하며 슬로우 스타터의 모습을 보여왔던 수원삼성이 달라졌다. 구단 원정 최다 연승 기록을 세우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원은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8라운드에서 인천유나이티드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추가시간 터진 박형진의 골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수원은 승점 17점으로 전북현대(승점 21점)에 이어 리그 2위 자리를 지켰다.

양 팀 통틀어 슈팅 31개가 나온 치열한 난타전이었다. 5골을 주고 받은 공방전 끝에 승리를 거둔 건 수원이었다. 수원은 홈팀 인천(10개)보다 하나 적은 유효슈팅 9개를 때렸지만 골망을 더 많이 흔들었다.

수원은 전반 15분만에 아길라르가 수비벽 아래로 낮게 깔아 찬 프리킥에 실점하며 경기를 어렵게 시작했다. 전반 37분 장호익의 크로스를 전세진이 헤딩골로 마무리하며 균형을 맞췄지만, 후반 10분 문선민에 다시 실점했다. 수원은 실점 후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주도권을 가져왔고, 임상협과 박형진의 골이 나오며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시즌 5승째를 기록하며 리그 2위 자리를 지켰다. 수년간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 챔치언스리그(ACL)’를 병행하며 어려움을 겪던 모습에서 벗어났다. 이번 시즌 수원은 8경기에서 5승 2무 1패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 두 시즌과 비교하면 상당히 좋은 성적이다. 2016년에는 초반 8경기에서 1승 6무 1패로 고전하며 결국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졌고, 지난 시즌에도 2승 5무 1패에 그쳤다. 이번 시즌 초반 8경기 성적은 서 감독 부임 첫 해였던 2013년(5승 1무 2패)을 뛰어넘는 최고 성적이다.

수원은 원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상위권으로 치고 나갈 수 있었다. 이번 시즌 원정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전북 원정까지 합치면 리그에서만 원정 5연승이다. 구단 역대 리그 원정 최다 연승 기록이다. 수원은 1996년 창단 이래 리그 원정 4연승을 기록한 적이 5번(1996년, 2007년, 2011년, 2014~2015년, 2017년) 있었지만 5연승은 처음이다. 범위를 ACL까지 넓히면 공식경기 원정 8연승째다. ‘원정깡패’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성적이다.

 

새 얼굴과 로테이션 멤버들의 활약도 수원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수원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데얀, 바그닝요, 임상협, 이기제, 크리스토밤 등 많은 선수를 영입했다. 그러나 1월 30일에 시즌 첫 경기가 잡혀있던 탓에 손발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초반부터 매튜, 양상민, 김은선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기도 했다. 호흡이 완벽하지 않은데다 대체 자원의 부재까지 겹치며 주전들의 체력 부담은 커져만 갔고, 경기력도 서 감독이 원하던 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기존 선수들과 새로 영입된 선수들의 호흡이 맞아 들어가며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다. 로테이션 멤버들도 출전할 때마다 제 몫을 해주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인천전에서 골을 넣은 세 선수 모두 이번 시즌 합류한 선수들이다. 첫 골을 넣은 전세진은 매탄고를 졸업하고 수원에 합류했고, 임상협과 박형진은 부산아이파크와 파지야노오카야마(일본)에서 이적했다.

다른 로테이션 멤버들도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강원FC전에서 2골에 관여했던 김건희는 이날도 데얀 대신 출전해 최전방에서 싸워줬고, 조원희는 부상을 당한 김은선 대신 중원을 지키며 도움까지 기록했다. 서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모험적인 변화를 줬는데 그 선수들이 잘 해줬다”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수원은 앞으로 경남(25일)과 전북(29일)을 차례로 만난다. 경남은 승격 후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있고, 전북은 K리그1 1강으로 꼽힌다. 두 경기 결과에 따라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도 있고, 상승세가 한풀 꺾일 수도 있다. 서 감독은 “승리에 도취돼서는 안 된다”라며 겸손한 자세로 향후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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