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번 시즌 유럽 빅 리그를 통틀어 가장 약한 팀 중 하나인 베네벤토가 AC밀란을 원정에서 꺾는 대이변을 만들었다.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밀라노에 위치한 산 시로에서 ‘2017/2018 이탈리아세리에A’ 34라운드를 가진 베네벤토가 밀란에 1-0 승리를 거뒀다. 홈팀 밀란은 초반부터 불안했다. 공격수 안드레 실바가 문전에서 헛발질을 했다. 잔루지 돈나룸마 골키퍼가 백패스를 받다가 공을 흘려 자책골을 만들 뻔했다.

이변은 전반 29분 시작됐다. 밀란 페널티 지역 근처에서 혼전 끝에 니콜라 비올라의 스루 패스를 피에트로 이에멜로가 재빨리 밀어 넣어 골을 터뜨려 버렸다. 밀란은 대반격을 시도했으나 무려 21회 대 5회로 압도한 슛 시도 중 유효슛은 6회에 그쳤고, 베네벤토 수비의 블로킹에 막힌 슛이 8회로 더 많았다. 자코모 보나벤투라, 파트리크 쿠트로네를 제외한 모든 밀란 선수의 슛이 골대까지 가지도 못했다. 프랑크 케시에의 절묘한 슛은 골대에 맞았다. 베네벤토는 교체로 투입한 공격수 셰이크 디아바테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한 뒤에도 승리를 지켰다.

밀란이 베네벤토에 승점을 선물해 준 건 처음이 아니다. 베네벤토는 이번 시즌 승격한 뒤 개막 후 최다 연패인 14연패 기록을 세웠다. 15라운드에 밀란을 만나 극적인 2-2 무승부를 거뒀다. 그러나 이때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건 아니었다. 이후 18경기 동안 4승 1무 13패에 그쳤다. 시즌 초반보단 나은 성적이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꼴찌였다.

강등이 확실시되는 베네벤토가 산 시로에서 밀란을 꺾는 대이변을 일으키자, 로베르토 데체르비 감독은 “우리의 승리는 베네벤토 역사에 남을 것이다. 우리는 이탈리아에서 농담처럼 남는 팀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산 시로에서의 승리가 순위표를 올라가는데 도움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내 역사와 베네벤토의 역사에는 남을 것이다.” 선방을 연발한 골키퍼 크리스티안 푸조니는 “축구를 위한 심장과 열망을 가졌다면 위대해질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말했다.

밀란 측은 투지 부족 때문에 당한 창피한 패배라고 이야기했다. 젠나로 가투소 밀란 감독은 “하향세의 소용돌이에 바졌다는 건 분명하다. 선수들의 플레이에 영혼이 없었다”고 말했다. 마시밀리아노 미라벨리 밀란 디렉터는 “우리 경기력은 창피했다. 그러나 정신 나간 상태로 남아있으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투소 감독의 중도 부임을 계기 삼아 올해 초 급격한 상승세를 탔던 밀란은 이 흐름을 유지할 경우 4위권 진입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세리에A에서 4무 2패에 그치며 갑자기 심각한 하향세에 빠졌다. 밀란의 남은 4경기 목표는 6위를 지키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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