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분데스리가는 아시아 선수들과 가장 밀접한 인연을 맺고 있는 빅 리그다. 냉정한 카메라워크와 뜨거운 서포팅, 수준 높은 경기력이 축구팬들을 유혹한다. 'Football1st'가 독일에서 첫 번째로 흥미로운 축구적 순간을 찾아 나섰다. <편집자 주>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100일 만에 바이에른뮌헨을 유럽 최고 승률 팀으로 바꿔놓았다.

바이에른은 ‘2017/2018 독일분데스리가’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18경기에서 14승 2무 2패로 승점 44점을 따냈다. 승점 31점을 획득한 2위 RB라이프치히와 격차가 13점이다. 분데스리가는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 가장 적은 경기를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1위와 2위의 승점 차가 가장 큰 리그다.

2017/2018시즌 초반만 해도 바이에른은 독주와 거리가 멀었다. 초반 7경기에서 4승에 그치는 부진을 겪었다. 50%를 넘는 승률이었지만 바이에른이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였다. 설상가상으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에서 파리생제르맹(PSG)에 0-3으로 완패하는 굴욕도 당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바이에른은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경질하고 유프 하인케스 감독을 선임하며 반전을 노렸다. 하인케스 감독은 2012/2013시즌 바이에른을 이끌고 트레블을 달성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트레블 이후 축구계를 떠나있던 터라 과거 보여줬던 지도력을 유지하고 있을지에 대해 의문도 있었다.

하인케스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실력으로 자신에 대한 의문부호를 지웠다. 팀을 빠르게 안정시키며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바이에른은 하인케스 감독의 복귀전이었던 8라운드 프라이부르크전 5-0 승리를 시작으로 승승장구했다. 리그뿐 아니라 UCL에서도 4전 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안착했다.

바이에른은 하인케스 감독 부임 이후 모든 대회를 통틀어 17경기를 치렀다. 이 중 15경기에서 승리했다. 라이프치히와 만난 DFB 포칼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 끝에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11월 26일 보루시아뮌헨글라드바흐에 1-2로 진 게 유일한 패배다.

하인케스 체제가 갖춰진 후 100일 동안 뮌헨은 승률 88%를 기록했다. 하인케스가 뮌헨에 부임한 2017년 10월 9일 이후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 최고 승률이다. 프랑스 리그앙에서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는 PSG(승률 84%)와 리버풀에 패하기 전까지 무패행진을 달리던 맨체스터시티(79%)보다도 높은 기록이다.

하인케스 감독은 부임 이후 선수단의 기강을 먼저 확립했다. 라커룸을 제외한 훈련장 내 모든 장소에서 선수들이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원칙을 세웠다. 안첼로티 감독이 팀을 맡았을 때와 비교해 훈련량도 대폭 늘렸다. 훈련 시간과 강도를 모두 높여 선수들이 체력을 끌어올리게 했다.

전술에도 변화가 있었다. 중앙 수비수로 출전하던 하비 마르티네스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해 수비 안정성을 높였다. 마르티네스가 포백 수비 앞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아르투로 비달도 전방과 후방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됐다. 공수 간격도 좁아지면서 밸런스가 향상된 것도 하인케스 감독 부임 이후 찾아온 변화다. 선수들간 간격이 줄어들면서 더 효과적인 압박을 할 수 있게 됐다.

토마스 뮐러, 제롬 보아텡 등 과거 하인케스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선수들의 경기력도 향상됐다. 뮐러는 안첼로티 감독 체제에서 잦은 부상과 전술상 애매한 포지션으로 중용 받지 못했다. 그러나 하인케스 감독은 뮐러를 최전방 공격수나 공격형 미드필더, 측면 미드필더 등으로 다양하게 기용하고 있다. 뮐러는 믿음에 보답하며 하인케스 감독 체제에서 3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안첼로티 감독 체제에서 로테이션으로 기용되던 보아텡은 하인케스 감독 부임 이후 지난 시즌부터 보였던 집중력 문제를 해결하고 예전 기량을 회복했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처음으로 7시즌 연속 가을 챔피언(전반기 1위)에 올랐던 바이에른은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바이엘04레버쿠젠을 3-1로 꺾으며 2013/2014시즌부터 이어지던 레버쿠젠 원정 무승 징크스를 탈출했다. 연일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바이에른 수뇌부는 하인케스 감독과 계약을 연장하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하인케스 감독은 6월까지만 감독을 맡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현재의 흐름이 계속된다면 하인케스 감독은 바이에른을 다시 한번 분데스리가 정상으로 올려놓고 은퇴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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