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정용 기자= 콜롬비아는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조합을 짜지 못했다. 한국은 비교적 수월하게 남미의 강호를 꺾을 수 있었다.

10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가진 한국은 2-1 승리를 거뒀다. 전반 10분과 후반 16분 손흥민의 연속골로 앞서 갔다. 후반 31분 크리스티안 사파타에게 한 골을 내줬으나 승리를 지켰다.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5번째 경기에서 거둔 첫 승리다.

콜롬비아는 ‘스타 군단’으로 기대를 모았다. 한국을 상대한 멤버는 1.5군에 가까웠다. 4-3-3 포메이션으로 나온 콜롬비아는 선발 공격진 중 윙어로 나온 하메스, 미드필더 중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은 아벨 아길라르, 센터백 조합인 다빈손 산체스와 크리스티안 사파타 정도가 주전이었다. 나머지 포지션은 실험적인 멤버로 채웠다.

전반전 콜롬비아는 무기력한 플레이를 반복했다. 아길라르와 함께 미드필더로 나온 마테우스 우리베, 지오바니 모레노는 많이 뛰지도, 공을 잡았을 때 위협적이지도 않았다. 한국은 활발하고 전방 압박에 적극적인 고요한과 이재성을 활용해 여러 차례 압박 수비를 하고 이득을 볼 수 있었다.

하메스는 개인 컨디션이 나쁜 듯 경기에 몰입하는데 오래 걸렸고, 전술적으로 배려가 필요한 선수라는 단점도 노출했다. 하메스는 지능적이고 기술이 탁월한 미드필더지만 공을 잡고 직접 몰고 다니는 능력은 없다. 동료가 상대 수비를 헤집어줬을 때, 또는 동료가 드리블이나 전방 침투로 공을 전진시켰을 때 하메스가 공격에 가담해 치명적인 플레이를 한다.

콜롬비아에서 하메스가 활약하기 위한 ‘필요 조건’은 오른쪽 윙어로 흔히 배치되는 후안 콰드라도였다. 그러나 콰드라도는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대신 출장한 윙어 아빌레스 우르타도는 무기력했다. 존재감이 큰 최전방 공격수라 하메스의 도우미 역할이 기대됐던 두반 사파타도 한국 수비의 견제를 받느라 제대로 공을 받지 못했다.

콜롬비아는 후반에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카를로스 산체스를 투입해 아길라르의 짝을 맞춰 줬다. 하메스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했다. 콜롬비아가 남미 예선에서 많이 활용한 4-2-3-1 포메이션이었다. 콜롬비아의 미드필드 장악력이 회복되면서 경기 주도권도 함께 회복됐다. 최전방 공격수로 카를로스 바카도 투입됐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 수비를 흔들 드리블러가 없었다. 콰드라도가 콜롬비아 공격에서 얼마나 비중이 높은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지 못한 하메스는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킥 외에 보여준 것이 없었다. 코너킥, 프리킥 등 하메스의 다양한 왼발 킥은 모두 날카로웠다. 그러나 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동료들이 제때 붙어주지 않는 문제까지 겹치며 무기력한 플레이를 했다. 이재성 등 한국 미드필더들이 접근해 하메스의 공을 직접 빼앗는 장면도 많이 나왔다. 하메스도 종종 전방 압박을 시도했지만 기성용, 이재성은 하메스를 쉽게 돌파했다.

하메스는 전반에 고요한, 후반에 김진수에게 여러 차례 견제 당했다. 후반 18분 김진수를 따라가 발차기를 했고, 김진수를 억지로 일으키려다 항의하러 온 기성용이 밀치자 접촉이 없었던 얼굴을 감싸고 넘어지는 헐리우드 액션을 시도했다. 짜증을 내던 하메스는 경기가 끝난 뒤 동료를 격려하지도, 한국 선수와 인사를 나누지도 않고 가장 먼저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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