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를 잃은 뒤 혼란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적 시장에서 들리는 소문은 세계 최고 구단의 품격과 거리가 멀다.

바르셀로나는 최근 코트디부아르 국적 미드필더 장 세리를 영입하려다 문제를 겪었다. 세리의 에이전트가 ‘RAC1’과 가진 인터뷰에 따르면 바르셀로나 측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로 건너와 세리 영입을 논의했다. 현 소속팀 니스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플레이오프를 앞둔 시점이라 논란이 됐고, 세리는 하필 부진한 모습으로 패배의 원흉 중 하나가 됐다.

이미 바르셀로나의 이미지가 실추된 상황에서 영입이 실패할지 모른다는 정황까지 나왔다. 파리생제르맹(PSG)이 세리를 ‘하이재킹’하려 한다는 것이다. 세리의 대리인은 “PSG가 사흘 전부터 우리에게 접근했다. 바르셀로나를 골탕먹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를 PSG로 보낸 뒤 ‘반 PSG 연합’을 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바르셀로나가 4,000만 유로(약 532억 원)에 영입한 미드필더 파울리뉴도 논란의 대상이다. 파울리뉴는 광저우헝다에서 활약해 왔다. 중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를 거액에 영입한 전례는 없었다. 브라질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파울리뉴의 기량은 뛰어난 편이지만, 이미 29세인 선수에게 지나치게 많은 돈을 투자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따랐다.

더 어린 브라질 대표 미드필더는 팀을 떠나려 한다. 촉망 받는 미드필더였던 하피냐는 2013/2014시즌 셀타비고 임대를 통해 엘리트 선수로 성장했고, 다음 시즌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함께 바르셀로나로 복귀해 1군에 자리를 잡았다. 2015년 여름 브라질 대표팀에도 데뷔했다. 그러나 AS로마를 상대하다 라자 나잉골란의 거친 태클에 무릎을 다쳐 약 6개월 동안 결장한 뒤로 경력이 꼬였다. 올해 4월에도 무릎 부상으로 4개월 가량 재활했다.

바르셀로나는 수페르코파데에스파냐, 스페인라리가 개막전을 치르느라 일주일 사이에 세 경기를 치렀다. 로테이션 시스템이 필요한 세 경기였다. 미드필더로 세르히오 부스케츠, 이반 라키티치, 세르지 로베르토, 안드레 고메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여기에 멀티 플레이어인 데니스 수아레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있고 파울리뉴가 새로 합류했다. 하피냐가 나가도 더블 스쿼드 구성에 문제는 없다.

특이한 건 하피냐가 먼저 나서서 이탈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이니에스타와 라키티치의 기량이 감퇴하고 고메스가 믿음을 주지 못하는 상태에서 하파엘의 입지는 괜찮은 편이다. 지난 시즌에도 부상이 없을 땐 꾸준히 선발 라인업에 들어 18경기를 소화했다. 바르셀로나에 남을 경우 이번 시즌에도 비슷한 출장 횟수가 보장됐다. 1, 2년 더 참는다면 점점 입지는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하피냐는 꾸준히 1군으로 뛸 수 있는 팀을 찾아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히려 밀란 측이 하피냐를 영입해야 할지 망설인다는 것이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의 보도다.

반대로 바르셀로나에 선수를 제안하는 팀도 있다. 샬케04가 독일 대표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를 사 가라고 ‘판촉 활동’을 했다는 것이 ‘문도 데포르티보’의 보도다. 정상급 미드필더로 성장한 고레츠카는 1년 뒤 샬케와 계약을 마치고 자유계약 신분으로 바이에른뮌헨에 입단하려는 기미를 보여 왔다. 샬케로선 지금 고레츠카를 다른 팀으로 넘겨야 한다. 계약기간이 단 1년 남았지만 거액의 이적료를 받으려면 네이마르를 보낸 뒤 자금이 충분한 바르셀로나를 공략해야 한다.

바르셀로나는 여름 내내 논란의 중심이다. PSG 윙어 디마리아 영입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공식 트위터에 디마리아 영입을 발표했다가 나중에 해킹 때문이었다고 정정하는 등 창피한 해프닝을 겪었다. 보루시아도르트문트의 우스만 뎀벨레는 바르셀로나로 가고 싶어 파업을 불사하고 있지만 아직 이적이 확정되지 않았고, 리버풀 윙어 필리페 쿠티뉴 영입은 여러 차례 거절당했다.

나폴리의 로렌초 인시녜는 “누구나 바르셀로나를 꿈꾸지만 내가 있을 곳은 나폴리”라며 이적 거부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혔다. 이젠 첼시의 로테이션 멤버인 윌리안 영입을 노리고 있다. 2년 전 바르셀로나에서 자리를 잃고 첼시로 간 페드로보다 다운그레이드로 볼 수도 있는 선수다. 구단의 기둥인 이니에스타는 바르셀로나를 떠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해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이적시장은 8월 31일까지다. 남은 기간은 약 일주일에 불과하고, 이미 시즌이 시작됐기 때문에 적응기를 감안하면 더 서둘러야 한다. 아직까지 영입된 선수는 윙어 제라르 데울로페우, 라이트백 넬손 세메두, 미드필더 파울리뉴, 유망주 센터백 마를론이 전부다. 셋 모두 괜찮은 선수지만 네이마르의 공백과 지난 시즌부터 불거진 미드필드, 수비의 문제를 해결할 만한 대책은 세우지 못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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