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한준 기자= 한때 ‘염기훈 팀’으로 불리던 수원삼성은 이제 ‘조나탄 팀’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수원은 19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전남드래곤즈와 치른 ‘KEB하나은행 K리그클래식 2017’ 22라운드 경기에서 4-1 완승을 거뒀다. 주인공은 해트트릭을 작렬한 브라질 공격수 조나탄(27)이었다. 

조나탄은 이날 세 경기 연속골을 성공시켰다. 최근 두 경기 연속 멀티골에 이어 K리그클래식 입성 후 첫 해트트릭을 작렬하며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조나탄은 수원 입단 후 26득점 5도움으로 30호 공격 포인트를 넘었고, 출전 시간 기준으로 90분 당 1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경이로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조나탄의 활약을 기록 만 위대한 것이 아니다. 골을 만든 과정이 예술적이었다. 1-1로 전반전을 마친 채 진행된 후반전은 조나탄이 완전히 지배했다. 후반 21분 염기훈의 프리킥 시도가 전남 수비에 차단된 이후 흐른 볼을 허공으로 띄워 올려 수비 견제를 피한 뒤 강력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전남 이호승 골키퍼가 반응하지 못한 채 허용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슈팅 하는 속도가 다른 선수보다 훨씬 더 강하다. 그러나보니까 골키퍼가 문전에 오고 옆에 와서 손을 맞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 만큼 슈팅력이 좋다”며 조나탄의 득점 행진 비결을 설명했다.

후반 25분에는 김민우가 왼쪽 측면을 파고든 뒤 연결한 땅볼 크로스 패스를 문전으로 빠르게 쇄도해 마무리했다. 하이라이트는 후반 41분 해트트릭을 완성한 마지막 골이었다. 미드필더 이종성이 후방에서 찔러준 스루 패스를 향해 달려든 조나탄은 이호승이 차단하며 튀어 오른 공을 오버헤드킥으로 시도해 빈 골문 구석에 정확히 꽂아 넣었다.

조나탄의 세 번째 골이 나온 이후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싸이의 노래 ‘예술이야’를 틀었다. 열대야로 경기장은 해가 진 이후에도 찜통이었으나 이 골이 들어간 뒤에는 관중석은 물론 취재석까지도 시원함이 감돌았다. 

이 골에 대해선 서 감독도 혀를 내둘렀다. “솔직히 나는 오늘 해트트릭 골을 넣을 때 저기서 저걸 왜 때리나, 나도 그런 사각에서, 그런 상황에서 슈팅은 너무 오바라고 솔직하게 생각했다. 그걸 넣을 정도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문전에서 슈팅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3경기에 골을 넣는 추이를 보면 정말 놀랍게 넣고 있다.”

전남 공격수 자일이 배탈로 수원전에 결장한 가운데 조나탄은 16득점으로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해 득점왕을 차지한 정조국이 20골을 기록한 바 있다. 조나탄은 시즌 초 ‘30득점’을 목표로 설정했고, 실현 가능한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조나탄은 해트트릭을 완성한 이후에도 여러 차례 득점에 근접한 상황을 만들었으나 마무리에 실패했다. 

전반 27분 전남 페체신에 선제골을 내줬던 수원은 전반 43분 염기훈의 프리킥 슈팅으로 동점을 이뤘다. 조나탄은 이 과정에서도 프리킥을 차는 척 하면서 염기훈의 슈팅 공간을 확보해줬다. 앞서 포항스틸러스와 21라운드 경기 당시에는 염기훈이 차는 척하며 조나탄이 시도해 프리킥 슈팅을 성공시킨 바 있다.

이 상황 외에도 염기훈과 콤비 플레이, 공간을 찾아 움직이며 2선 선수들의 전진을 유도하는 플레이 등 조나탄은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예전부터 골은 상당히 잘 넣는 선수였다. 최근에는 경기력이 좋다. 연계 플레이를 잘해줘서 업그레이드됐다”며 조나탄의 활약이 연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적장인 노상래 전남 감독도 조나탄의 위력을 인정했다. 후반전 체력 저하를 패인으로 꼽았지만 “수비를 위협할 수 있는 힘이 느껴지는 선수다. 여러분도 보신 바와 같이 피지컬과 힘, 스피드, 결정력 등 모든 게 잘 갖춰진 선수”라고 했다. 수원은 지금 조나탄 시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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