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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구 김진혁이 날리는 '초장거리슛'
김정용 기자 | 승인 2017.07.20 16:39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진혁(대구FC)은 7월에만 세 골을 넣었다. 수비수로서 놀라운 득점력이다. 더 놀라운 건 그 중 푸스카스상 후보에 오를 만한 명장면이 두 개나 있었다는 점이다.

김진혁은 지난 1일 강원FC를 상대로 넣은 K리그 데뷔골로 화제를 모았다. 하프라인을 조금 넘은 위치에서 엄청난 위력의 강슛을 날려 득점했다. 중거리슛보다 장거리슛에 가까웠다. 15일 전남드래곤즈를 상대로 코너킥 공격에 가담해 헤딩골을 넣은 김진혁은 19일 포항스틸러스 격파에 일조하며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포항전 득점도 명장면이었다. 전반 36분, 포항의 부정확한 전진 패스를 놓치지 않고 김진혁이 인터셉트에 성공했다. 그대로 공을 몰고 나간 김진혁은 중앙선에서 에반드로와 2대 1 패스를 주고받은 뒤 쭉쭉 더 치고 나가다가 그대로 슛을 날렸다. 골대는 멀찌감치 있었지만, 강현무 골키퍼의 순간적인 위치 선정 실수를 포착한 김진혁의 과감한 시도였다. 오른발 인프런트로 감긴 슛은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골대 구석으로 향했다. 과감함으로 구상했고, 킥의 위력으로 실현시켰다.

 

“장거리 슛, 앞으로 더 연구하고 더 시도하겠다”

김진혁은 경기 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모처럼 거둔 승리였다. 지난 두 번의 득점은 팀 패배를 막지 못한 반면, 이번엔 'TK 더비‘ 포항을 대파했다. 대구가 포항에 3-0 승리를 거둔 건 창단 이후 33차례 맞대결(한국프로축구연맹 주관 대회) 만에 처음이다.

“커트해서 공격으로 나갔는데, 그렇게 나갔으니까 제 자리가 비어있을 것 아니에요? 어떻게든 마무리를 짓고 돌아오자는 생각을 갖고 올라갔어요. 공도 잘 연결돼서 저에게 돌아왔고. 그때 골대를 보니까 골키퍼가 나와 있더라고요. 넘겨서 넣으면 되겠다 싶어서 슈팅을 했죠. 코스를 정해놓고 차기보단, 골대는 넓으니까 골키퍼만 넘기자는 생각으로 그렇게 찼어요.”

어렸을 때부터 먼 거리에서 슛을 날려서 가끔 성공시켰다. 중학교 때 넣은 장거리 슛은 워낙 잘 맞은 슛이라 지금도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대학교 때도 상대의 공을 빼앗은 뒤 직접 장거리 슛으로 득점했다.

“안드레 감독님이 항상 공격 가담을 요구하시긴 하는데, 제가 그런 찬스를 잘 못 만들고 있었어요. 강원전에서 마참 기회가 와서 넣었죠. 훈련 때도 슈팅을 날리곤 했거든요. 그런데 훈련은 경기장을 더 좁게 만들어놓고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보통 중거리슛 정도의 거리였는데, 강원전처럼 멀리서 때리게 될 줄은 몰랐죠. 강원전 이후로 몇 번 더 시도했는데 다 잘 되진 않더라고요. 수비수 맞고 나가기도 하고.”

김진혁은 앞으로도 장거리 골을 노릴 생각이다. 자신의 장점으로 개발하고 발전시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계속 시도하고, 계속 연구해야죠.”

자꾸 골이 들어가자 주위에서도 신이 났다. 6살 터울인 형은 김진혁의 팬이자 개인 분석관이다. 자꾸 상대팀 스타일을 분석해 김진혁에게 말해준다. 축구를 배운 적 없지만 동생을 챙기다보니 전문가 수준이 됐다. “이근호는 잘 빠져나가고, 거머쥐는 힘이 좋으니 한 번에 빼앗으려 덤비지 말고 기다리며 수비해라” 등 전문 코치 같은 조언을 해 준다. 김진혁은 때론 웃으며, 때론 감탄하며 형의 분석을 경청한다. 김진혁이 다니는 교회에서는 강원전 골 장면을 상영하며 다 같이 축하와 기도를 해 줬다.

 

수비수 경력 반년, 아직 공격수 본능이 남았다

김진혁은 공격수 출신 수비수로 잘 알려져 있다. 축구를 처음 시작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3세였던 작년까지 줄곧 공격수였다. 체격 조건(185cm)과 투지를 눈여겨 본 손현준 전 감독이 동계훈련부터 센터백 훈련을 시켰다. 주전 수비수 박태홍, 홍정운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공격수 시절의 득점력까지 발휘하는 중이다.

공격수 시절에도 팀 플레이가 좋은 스타일이었다. 숭실대학교에 다닐 때 1년 후배 김승준(울산현대)과 호흡을 맞추며 2선 플레이를 책임졌다. 덩치는 김진혁이 더 좋지만, 두 명이 동시에 뛸 때면 김승준을 최전방으로 보내고 김진혁이 미드필드까지 내려가 도움을 줬다. 수비수로 전향하기 좋은 플레이스타일을 갖고 있었다.

프로 초창기는 시련이었다. 프로 1년차였던 2015년에는 조나탄(현 수원삼성)의 확고한 입지를 전혀 위협하지 못했다. 지난해 울산현대미포조선으로 임대됐지만 역시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대구에 복귀한 뒤 제출하기엔 초라한 성적표였다. 나중에는 공격 포인트를 올려야한다는 집착과 부상 때문에 경기력까지 떨어졌다. 이 시기 올림픽 대표로 테스트 받았지만 본선 명단엔 들지 못했다.

수비수 김진혁은 아직 미완성이다. 수비 지능이 부족하기 때문에 투지와 몸싸움을 살려 적극적인 전진 수비를 한다. 박태홍, 한희훈 등 옆에서 뛰는 동료 수비수가 김진혁의 뒤를 커버해 준다. 몸으로 괴롭히는 수비는 어느 정도 자신 있었지만 멘디(제주유나이티드), 에두(전북현대) 등 더 덩치 좋은 공격수에게 고전한 뒤 지능적인 수비의 비중을 늘리려 공부 중이다.

김진혁은 아직 붙박이 주전이 아니다. 대구는 K리그 12팀 중 세 번째로 실점이 많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센터백 김동우를 FC서울에서 임대했고, 호주 대표 라이트백 이반 프라니치를 영입했다. 박태홍, 홍정운 등 부상 선수의 복귀도 김진혁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다. 김진혁은 “기존에 잘 해 주던 선수들 대신 제가 뛰고 있는데, 적어도 주전에게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공백을 메우고 싶어요. 그 이상으로 잘 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고요. 클래식에서 안정감 있는 수비를 하고 싶어요”라며 선의의 경쟁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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