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FC서울은 수비를 다잡아야 살 수 있다.

 

서울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에서 3연패를 당했다. 상하이상강, 우라와레즈 그리고 웨스턴시드니에 모두 졌다. 이중 2경기는 원정이 아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했다. 가장 문제는 수비다. 서울은 3경기에서 총 9골을 내줬다. 서울이 터뜨린 골은 4골이다.

 

수비가 좋지 않은 팀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 서울이 K리그 팀 가운데 ACL 무대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 이유도 여기 있다. 서울은 2013년부터 5년 연속 ACL 본선에 올랐고, 지난 4시즌 동안 16강에 모두 올랐다. 4년 동안 서울이 조별리그 6경기에서 내준 최다실점은 6골(2014시즌)이다. 올 시즌은 3경기만 치르고도 9골을 내줬다.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3시즌에는 조별리그 6경기에서 11골을 넣고 5실점했다. 2014시즌에는 9골을 넣고 6골을 내줬고, 2015시즌에는 5골밖에 넣지 못했지만 4실점만 허용했다. 바로 지난 시즌인 2016시즌에는 17골을 넣고 5골 내줬다. 서울은 공격도 강했지만, 무엇보다 수비로 재미를 본 팀이다.  

 

2017시즌에는 수비가 흔들리고 있다. 중앙 수비만 문제가 아니다. 중원에서도 강한 압박과 간결한 플레이를 보이지 못한다. 서울은 지난 15일 조에서 최약체인 웨스턴시드니에 3골을 내줬다. 전반에 내준 2골은 모두 서울이 저지른 조그만 실수에서 비롯됐다. 황 감독은 “함께 블록을 쌓고 수비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서울은 이제 리그를 걱정해야 한다. 리그에서는 2경기 치러 1골 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경기력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오는 18일 하는 광주FC와 3라운드 경기를 조심해야 한다. 서울은 체력적인 부담과 심리적인 부담을 모두 안고 싸워야 한다. 광주는 지난 시즌보다 공격력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매서움을 지니고 있다. 광주는 개막전에서 대구FC를 꺾었다.

 

“수비 안정화가 시급하다.” (황선홍 감독, 17일 기자회견 중)

 

선제 실점은 패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은 공격력도 예전만 못하다. 데얀이 지닌 장악력도 예전만은 못하고 박주영은 부상 중이다. 윤일록과 이상호가 분전하는 것만으로는 상대를 압도하기 어렵다. 마우링요는 여전히 물음표다. 광주를 맞아 황 감독이 말한 대로 “함께 수비”하지 못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작아진다.

 

서울이 분위기를 바꾸려면 보기 좋은 플레이보다는 간결하고 실리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 특히 위험지역에서는 빨리 벗어나야 한다. 정신적인 부분도 다잡아야 한다. 웨스턴시드니는 서울 원정에서 이기기 위해 함께 단단히 맞섰다. 당시 선제골을 터뜨리고 맨오브더매치(MOM)에 선정된 라흐란 스캇은 경기가 끝난 뒤 “죽을 정도로 수비했다”라고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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