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AS로마는 3연승 중이다. 아프리카네이션스컵 기간 동안 고생할 거란 전망은 뒤집혔다. 이탈리아세리에A에 이어 코파이탈리아 경기까지 승리하며 모하메드 살라의 공백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로마는 올해 1월이 가장 걱정 되는 팀으로 꼽히곤 했다. 공격의 중심 선수 모하메드 살라가 이집트 대표로 네이션스컵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세리에A 15경기에서 8골 4도움을 기록한 살라는 훌륭한 득점원인 동시에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드리블러 중 한 명이다. 그러나 살라 빠진 세 경기의 성적은 전승이었다.

로마는 20일(한국시간) 홈 구장 올림피코에서 ‘2016/2017 코파이탈리아’ 16강전을 갖고 삼프도리아에 4-0 대승을 거뒀다. 앞선 이탈리아세리에A 제노아 원정, 우디네세 원정에서 각각 1-0으로 승리했다. 세리에A 2위인 로마는 1위 유벤투스를 승점 1점차로 추격 중이다. 유벤투스가 한 경기 덜 치르긴 했지만, 지난 5년과 달리 올해야말로 우승을 노려 볼 시기라는 전망이 나온다.

살라 없는 로마를 먼저 안정시킨 건 수비였다. 제노아와 우디네세를 상대로 살라 없는 로마 공격은 그리 시원하지 못했다. 대신 수비력이 로마를 지탱했다. 로마는 시즌 초 포백을 적극 활용하다 최근 스리백에 기반을 둔 3-4-2-1 포메이션을 정착시켜가고 있다. 스리백의 여러 효과 중 하나가 불안하던 왼쪽 수비를 정비한 것이다. 시즌 초 센터백도, 레프트백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주앙 제수스가 스리백 중 가장 왼쪽을 맡아 기대 이상의 경기력 향상을 이뤘다. 왼쪽 윙벡 에메르손도 시즌 초반에 비해 부쩍 경기력이 향상됐다.

지난 수년간 센터백 영입에 늘 성공했던 로마는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다. 세비야에서 영입한 페데리코 파지오가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코스타스 마놀라스, 안토니오 뤼디거도 뛰어난 센터백이다. 이들의 안정감에 힘입어 제수스도 팀 기여도를 높여나가는 중이다.

마리오 후이가 삼프도리아전을 통해 첫 선발 경기를 치르며 선수층이 더 두꺼워졌다. 후이는 지난 시즌까지 엠폴리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로마의 주전 레프트백으로 영입됐다. 그러나 이번 시즌 개막 전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전반기를 통째로 날렸다. 삼프도리아전에서 전력에 합류했고, 에메르손 대신 선발로 뛰며 공수 양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로마 수비는 선수층, 포메이션, 조직력 모두 본 궤도에 올랐다. 지난 10월 십자인대를 다친 알레산드로 플로렌치의 공백 정도가 아쉬운 점이다.

살라의 공백을 메우는 공격진의 활약도 고무적이다. 살라와 가장 스타일이 비슷한 스테판 엘샤라위가 최근 선발로 여러 차례 투입되며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있던 엘샤라위는 삼프도리아전에서 좋은 돌파와 패스를 선보였고, 직접 골까지 기록했다. 상대 수비를 흔드는 움직임도 훌륭했다. 살라와 함께 뛰었던 지난달 23일 키에보전에서는 프리킥 득점까지 올리며 다양한 공격 루트를 선보였다. 꾸준히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 중인 디에고 페로티와 좋은 경쟁 구도를 이뤘다.

공격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라자 나잉골란이다. 뛰어난 수비력을 지닌 나잉골란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특유의 기용법이 최근 효과를 내고 있다. 나잉골란은 전술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에서 공수를 가리지 않고 마구 뛰어다니며 에너지를 발산한다. 우디네세전, 삼프도리아전에서 모두 득점하며 살라 대신 해결사 역할을 했다. 제노아전에서 아르만도 이초의 자책골에 앞서 문전에 공을 집어넣은 크로스 역시 나잉골란에게서 나왔다. 삼프도리아전 후 스팔레티 감독은 “나잉골란 같은 종마는 자유롭게 풀어놓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전술적 과도기,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시련을 지나 2017년을 맞은 로마는 한층 강력한 우승후보가 됐다. 살라 없이 꾸준히 승점을 획득하고 있다. 선수층도 UEFA 유로파리그를 병행할 만큼 충분히 두텁다. 공격수 에딘 제코(세리에A 13골, 득점 3위)의 믿음직한 백업 멤버가 없다는 점이 유일한 약점이다. 그레고이레 데프렐(사수올로)과 레온 베일리(헹크) 등 최전방 공격수 영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보유한 프란체스코 토티, 페로티 등을 ‘가짜 9번’으로 기용하는 방안도 있기 때문에 영입이 급한 상황은 아니다. 로마는 23일 칼리아리를 상대로 세리에A 21라운드를 갖는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

[단독] 김주영, 상하이상강서 허베이로 이적
EPL+라리가+K리그+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오프라인 강의
[人사이드] ‘광주의 기적’ 남기일 리더십의 비밀
벤틀리공장서 '해고' 당한 7부리그 선수, 아스널 입단
'음악에 취한' 맨유, 음원 플랫폼 파트너십까지 '확대'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