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 오야르사발, 미켈 메리노(왼쪽부터, 스페인). 게티이미지코리아
미켈 오야르사발, 미켈 메리노(왼쪽부터, 스페인).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스페인이 활발한 전방 압박으로 스위스를 압도했다.

스페인은 11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에서 열린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그룹4 3차전에서 스위스를 1-0으로 이겼다. 스페인은 승점 7점으로 독일(5점)을 따돌리고 조 선두를 달렸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전형적인 '9번' 스트라이커 없이 경기에 나섰다. 최전방에 안수 파티를 배치했는데,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선 주로 측면 공격수로 활약한다. 공격 2선에 미켈 오야르사발, 다니 올모, 페란 토레스가 배치됐다. 모두 미드필더 내지 윙포워드에 가까운 선수들이다.

최전방에 배치될 수 있는 제라르드 모레노, 로드리고 모레노가 있었지만 두 선수 모두 벤치에서 경기 출전을 기다렸다. 또한 이 두 선수 모두 이전에 스페인을 대표했던 페르난도 토레스, 알바로 모라타와 같은 '전형적 9번'도 아니다.

대신 스페인은 다른 방식으로 경기 전략을 세웠다. 최전방부터 강하게 압박을 시도한 것. 최전방에 대형 공격수가 있을 때와 비교하면 압박 강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측면 공격수들은 상대 측면 수비수의 공격을 제어해야 해서 수비 가담이 활발한 편이다. 전형적 9번을 포기한 대신 스페인은 활동량으로 스위스를 압박했다.

스페인이 전반 14분 전방 압박에 성공하면서 선제골을 만들었다. 최후방에서 골키퍼와 그라니트 자카의 호흡이 어긋났고 오야르사발이 마무리했다.

공격에서만 효과를 본 것이 아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의 통계에 따르면 스위스 진영에서 경기의 35%, 중원에서 44%가 전개됐다. 스페인 진영에선 경기의 단 20%만 벌어졌다. 위험 지역으로 접근하는 것을 최소화했다.또한 단 4개 슈팅(유효 슈팅 1개)만 허용했다. 전반 11분 역습에서 로리스 베니토의 슛을 제외하면 경기를 잘 통제했다. 이마저도 다비드 데 헤아가 환상적으로 선방했다.

전방 압박은 효율적이었다. 오히려 중원에서 공을 점유하며 패스를 돌리다가 실수를 했을 때 위기를 줄 뻔했다.

또 하나의 아쉬움은 61%의 높은 점유율을 다득점으로 이어 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후반전에도 파티, 오야르사발, 미켈 메리노 등이 좋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팀의 구성을 잘 고려한 전술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공격진에 이름을 올린 파티(17세), 오야르사발(23세), 토레스(20세), 올모(22세)로 아직 예전 구성만큼 화려한 이름값을 자랑하진 않는다. 하지만 체력이 강하고 활동량이 완성하다. 기술적인 능력에서도 탁월하다.

스페인 축구도 이제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았던 시대를 지났다. 이제 세르히오 부스케츠, 세르히오 라모스, 헤수스 나바스 정도만 대표팀에 남았다. 실제로 이 세 선수 외엔 30대 선수가 없다. 2021년 벌어질 '연기된' 유로2020, 그리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그리고 그 이후를 겨냥하는 엔리케 감독의 장기적 관점을 읽을 수 있다. 젊어진 스페인은 그 장점에 맞게 더 적극적이며 역동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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