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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 클래식 ③] PSV 진출 있었기에 맨유, 토트넘도 있었다
김정용 기자 | 승인 2020.04.03 17:47

[풋볼리스트] 한국인 유럽파 선수들의 역사적인 경기와 시즌을 돌아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들이 있었기에 한국에서 ‘유럽 축구’가 해외 야구, 해외 농구를 뛰어넘는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자리잡을 수 있었다. 유럽파의 한 시즌을 골라 가장 중요한 경기 리뷰, 시즌 소개, 그 시즌의 파급효과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한국 선수들의 유럽진출은 차범근, 허정무, 서정원 등으로 띄엄띄엄 이어져 오다가 21세기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2002 한일월드컵’을 위해 미리 ‘유학’ 중이었던 설기현을 비롯해 송종국, 이천수, 박지성, 이영표 등이 월드컵 효과를 타고 유럽에 진출했다.

그중 가장 의의가 큰 이적이 바로 박지성과 이영표의 PSV에인트호번 행이다.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행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대회 직후 PSV 지휘봉을 잡으며 모국 네덜란드로 돌아갔다. 2003년 애제자 박지성과 이영표를 동반 영입해 리빌딩의 기초로 삼았다. 박지성, 이영표가 주전으로 활약한 2004/2005시즌 PSV는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모두 석권하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4강에 오르며 21세기 최고 시즌을 보냈다. 이처럼 한국 감독으로 부임했던 명장이 유럽 진출까지 이끌어주는 모습은 4년 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김동진과 이호를 제니트로 영입하며 반복된다.

박지성, 이영표의 PSV행은 한국인의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진출로 이어지는 징검다리였다. 박지성 이후 한국인과 가장 밀접한 빅 리그는 EPL이 됐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빅 리그 중 EPL을 제외한 모든 리그에 한국인이 진출했다. 독일의 차범근, 프랑스의 서정원, 이탈리아의 안정환, 스페인의 이천수가 대표적이었다.

2005년 UCL에서 박지성과 이영표가 맹활약하며 유럽 스카우트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알렉스 퍼거슨 당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이 UCL 8강전과 4강전에서 맹활약하는 박지성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아 영입했다는 건 유명하다.

박지성의 맨유행은 당시 파격적인 사건이었다. 명문팀에서 뛴 아시아 선수는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레알마드리드 바로 아래, 세계 최고 선수들만 모인다는 맨유에 합류했다는 건 기존에 본 적 없는 현상이었다. 아울러 이영표는 토트넘홋스퍼로 이적하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1, 2호가 나란히 탄생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EPL 팀들은 한국 선수에 대한 호감이 커졌다. 설기현, 이동국, 김두현, 조원희, 박주영, 김보경, 윤석영, 기성용, 이청용, 손흥민 등 한국 선수들의 잉글랜드행이 줄을 이었다. PSV에서 보인 활약이 그 징검다리였다고 볼 수 있다.

박지성, 이영표 두 선수의 개인 경력을 돌아봐도 2004/2005시즌은 하이라이트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EPL 우승 4회와 UCL 우승 1회 등 많은 업적을 세웠지만, 공격력만 놓고 본다면 2004/2005시즌이 최고로 꼽히기도 한다. 이영표 역시 토트넘과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성공적인 빅 리그 커리어를 이어갔지만 PSV 유니폼을 입고 UCL 4강에서 카푸를 뚫고 어시스트를 하는 건 선수 인생을 통틀어 최고 장면 중 하나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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