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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 클래식 ①] 부상 전 이청용의 기량, 베일과 정면대결 가능했다
허인회 기자 | 승인 2020.04.10 18:11

[풋볼리스트] 한국인 유럽파 선수들의 역사적인 경기와 시즌을 돌아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들이 있었기에 한국에서 ‘유럽 축구’가 해외 야구, 해외 농구를 뛰어넘는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자리잡을 수 있었다. 유럽파의 한 시즌을 골라 가장 중요한 경기 리뷰, 시즌 소개, 그 시즌의 파급효과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2010/2011시즌은 이청용이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볼턴에 입단한 뒤 맞이한 두 번째 시즌이었다. 오언 코일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받으면서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EPL 적응을 마치고 가장 좋은 경기력을 발휘한 시기다.

당시 11라운드에서 만난 토트넘홋스퍼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디펜딩챔피언 인테르밀란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유망주였던 가레스 베일이 무서운 활약을 펼쳤고, 중원은 루카 모드리치가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이청용이 베일을 꽁꽁 묶고 팀 승리에 기여했다.

▲ 경기 전 상황 : EPL 중하위권 볼턴, UCL 돌풍의 토트넘

객관적인 전력은 토트넘이 앞섰다. 토트넘은 2010/2011시즌을 앞두고 레알마드로부터 세계적인 미드필더 라파엘 판데르파르트를 영입했다. 또한 21세 베일이 인테르를 상대로 한 UCL 조별리그 원정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홈에서 2도움을 올리는 활약을 선보이며 크게 주목받았다. 당시 세계 최고 윙백으로 평가받던 마이콘을 농락하기도 했다.

볼턴은 토트넘과 맞붙기 전 EPL 12위로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었다. 반면 5위에 위치한 토트넘은 UCL 연속 진출을 노리는 상위권 팀이었다. 다만 볼턴은 14년 동안 홈구장 리복스타디움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자신감을 안고 경기에 임했다.

▲ 라인업 : 이청용에게 내려진 특명 ‘베일을 막아라’

오웬 코일 볼턴 감독은 4-4-2 포메이션에서 케빈 데이비스와 요한 엘만데르를 최전방에 배치했다. 2선에는 맷 테일러, 무암바, 스튜어트 홀든, 이청용이 나섰다. 포백은 폴 로빈슨, 잿 나이트, 게리 케이힐, 그레타르 스타인손이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유시 야스켈라이넨이 착용했다.

볼턴은 총 전력을 가동했지만 ‘에이스’ 마르틴 페트로프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 교체명단에서 시작했다.

토트넘도 온전한 베스트일레븐을 구성하지 못했다. 레알에서 영입한 판데르파르트와 애런 레넌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선발에서 빠졌다. 대신 후보로 뛰던 니코 크란차르가 오랜만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해리 레드냅 토트넘 감독은 피터 크라우치를 최전방에 배치했다. 2선에 가레스 베일, 산드루, 루카 모드리치, 윌슨 팔라시오스, 크란차르가 출격했다. 수비 라인은 브노아 아수에코토, 유네스 카불, 갈라스, 앨런 허튼이 포진했다. 골문은 에우렐류 고메스가 지켰다.

경기 전부터 중계 카메라는 베일에게 집중했다. 당시 베일은 윙백과 윙을 오가면서 세계 최고 선수로 발돋움 중이었다. 판데르파르트는 “처음 런던에 왔을 때만 해도 베일에 대해 잘 몰랐다. 하지만 연습을 하면서 존재감을 깨달았다. 기술, 피지컬, 스피드, 90분 동안 쉼 없이 뒤는 성실함 모두 환상적이다. 우리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오른쪽 윙어 이청용과 왼쪽 윙어 베일이 경기 내내 부딪쳤다. 코일 감독은 이청용에게 공격에 무게를 줄이고 베일을 전담 마크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 전반전 : 이청용과 스타인손, 베일 상대로 완승

전반 시작과 동시에 볼턴은 이청용의 발끝에서 시작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전반 30초 이청용은 아수에코토의 공을 가로채 전방으로 패스를 내줬다. 테일러가 쇄도해 강한 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이후에도 볼턴은 전반 3분 만에 두 번의 코너킥을 따내는 등 초반 공세를 보여줬다.

볼턴은 베일이 달리기 시작하면 따라가기 힘들다는 사실을 의식해 공을 잡는 즉시 거칠게 수비했다. 전반 4분 스타인손은 베일이 공을 잡자마자 걸어 넘어뜨린 뒤 프리킥을 내줬다. 전반 6분 베일은 모드리치의 패스를 받아 스타인손 가랑이 사이로 돌파했지만, 이청용의 커버플레이에 가로막혔다.

이청용은 토트넘 수비진의 실수를 틈타 좋은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22분 상대 수비지역에서 허튼의 첫 터치가 길게 넘어오자 곧바로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패스로 엘만더에게 내줬다. 엘만더가 노마크 상태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지만 상대 토트넘 수비가 한 발 앞서 걷어냈다.

전반 31분 볼턴 주장 데이비스가 선제골을 넣었다. 산드로가 수비지역에 멈춰있자 무암바가 태클로 공을 따냈다. 페널티박스 근처에 있던 데이비스가 이어 받아 낮고 빠른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당시 리플레이 화면 속 데이비스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서있었지만, 번복 없이 득점으로 인정됐다. 지금과 달리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이 없던 시절이었다.

인테르전을 통해 엄청난 기대를 받고 출전한 베일은 전반전 왼쪽 측면에서 두 차례 번뜩이는 스피드를 활용해 크로스까지 올리는 장면을 만들었다. 하지만 볼턴 수비진에 묶여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 후반전 : 승리 굳힌 이청용의 페널티킥 유도

후반 8분 만에 베일이 좋은 위치에서 얻은 프리킥을 왼발로 강하게 때렸지만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1분 뒤 볼턴은 엘만더가 골문 정면으로 넘어온 크로스를 슛으로 이어가면서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고메스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이청용과 함께 베일 전담마크 임무를 잘 수행한 스타인손은 후반 11분 팀의 두 번째 골까지 뽑아냈다. 엘만더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꺾어준 공을 스타인손이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전에도 이청용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다. 후반 12분 파블류첸코가 왼쪽으로 쇄도하던 베일을 향해 전진 패스를 뿌려줬지만 이청용이 내려와 사전 차단했다. 전반 19분에도 역습을 펼치는 토트넘이 베일을 향해 패스하자 먼저 가로챘다. 토트넘은 주로 왼쪽 측면의 베일을 이용한 공격을 시도했지만, 반복된 패턴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볼턴이 수비하기 편해진 상황이 됐다.

이청용은 후반 29분 하프라인을 넘어 모드리치의 공을 빼앗아 토트넘 선수 3명을 제친 뒤 무암바를 향해 전진 패스를 찔러줬다. 무암바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를 벗겨내고 왼발 슛을 시도했지만 옆 그물을 향했다.

1분 뒤 이청용이 페널티킥을 따냈다. 테일러의 공을 받은 이청용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자 아수에코토가 뒤에서 발을 걸었다. 키커로 나선 데이비스가 침착하게 득점했고, 이청용의 페널티킥 유도가 시즌 3호 도움으로 기록됐다.

후반 34분 토트넘이 만회골을 넣었다. 허튼이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파해 왼발로 골망 구석을 갈랐다. 토트넘은 주로 왼쪽 측면을 활용한 공격을 이어갔지만, 첫 득점은 오른쪽에서 터졌다. 후반 42분 토트넘이 파블류첸코의 득점으로 한 점 더 따라갔다. 베일이 올려준 프리킥을 수비가 머리로 걷어내자 파블류첸코가 지체 없이 때려 넣었다.

하지만 후반전에 교체 출전한 페트로프가 경기 종료 직전에 볼턴의 네 번째 골을 넣으면서 토트넘의 추격을 저지했다. 볼턴이 수비지역에서 길게 찬 공을 데이비스가 특기인 헤딩 패스로 내줬고,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은 페트로프가 마무리했다. 결국 볼턴은 홈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4-2 승리를 거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허인회 기자  justinwhoi@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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