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종부 경남FC 감독이 제리치 영입을 통해 경남 스타일의 회복을 노리고 있다. 올해 실종된 ‘김종부 매직’을 되살리고, 룩과 김승준 등 다른 공격자원도 시너지 효과를 누리길 기대한다.

제리치 이적 소식은 10일 알려졌다. 경남은 제리치를 영입하고, 강원은 미드필더 이영재와 현금을 받는다. 김 감독은 이날 오전 ‘풋볼리스트’와 가진 통화에서 제리치 영입에 합의한 게 맞다며 이적을 추진한 배경을 밝혔다.

“제리치 영입은 말컹이 중국으로 갈 때부터 고려한 것이다. 당시에는 금액 등 여러 가지가 안 맞아 조던(머치) 등 다른 선수로 선회한 것이다.”

말컹과 제리치는 지난해 함께 전성기를 맞았다. 말컹이 26골로 K리그1 득점왕 및 MVP를 수상했고, 제리치는 24골을 기록했다. 둘 다 장신 공격수라는 점에서 일종의 라이벌 구도도 있었다. 올해 초 말컹이 중국의 허베이화샤로 이적하면서 김 감독은 제리치 영입을 염두에 뒀다가 결국 반년이 지난 뒤에야 영입하게 됐다.

“우리 팀 맡은 뒤 내가 쭉 써 온 전략에 말컹이 필요했다. 말컹이 떠난 뒤 다른 전략으로 바꿨지만 잘 되지 않았다. 제리치 영입을 통해 기존 전술로 돌아간다.”

말컹의 제공권과 수비 유인 능력은 2017, 2018년 경남 돌풍의 핵심 요인이었다. 말컹의 대체자로 합류한 룩은 인테르밀란까지 갔던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지만 ‘앙리’ 등의 별명에서 보듯 몸싸움보다는 기술과 재치로 승부하는 선수다. 말컹의 대체자는 아니었다.

“K리그 장신 공격수는 중앙에서 몸싸움 많이 하길 요구받는데 룩은 그런 선수가 아니다. 제리치는 말컹과 비슷한 선수이면서, 보다 활동범위가 넓고 수비력이 좋다. 제공권 자체는 말컹이 더 좋지만 제리치는 골대 앞 위치선정, 발로 넣는 마무리 능력 등 더 다양한 능력을 갖췄다. 여러가지 축구를 다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제리치의 영입으로 룩이 밀리거나 내쳐지는 건 아니다. 김 감독은 룩, 김승준 등 기존 공격수들이 오히려 제리치 효과로 더 살아나길 바라고 있다. 룩은 사이드에서 많이 활동하는 스타일이다. 9일 1-3으로 패배한 울산현대전에서 김 감독은 룩을 왼쪽 윙어처럼 활용했다. 룩은 넓은 활동폭으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결국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뛰는 김승준 역시 제리치 효과로 더 살아날 거라는 기대를 받는다.

김 감독은 제리치 영입을 통해 경남 스타일을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다시 끈끈한 색채를 회복해야 한다. 원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하려면 2년 정도는 팀 컬러를 만들고 가야 했는데, 작년에 기대 이상의 준우승을 해 버려서 갑자기 준비하고 나가느라 큰 벽을 느꼈다. 원래 작년 목표는 탄탄한 팀을 만드는 거였는데 올해 (갑작스런 상승세로 주축 멤버가 물갈이되면서) 그 탄탄함이 없어졌다. 작년처럼 끈끈하게 후반 반전을 만드는 모습이 올해 안 나온다. 제리치 영입을 통해 팀 컬러를 회복하고 싶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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