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탈리아 3부 리그에서 20-0 경기가 나왔다. 프로피아첸차 선수들이 사실상 파업을 하면서 생긴 파행 운영이다.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쿠네오에 위치한 스타디오 프라텔리 파스키에로에서 열린 ‘2018/2019 이탈리아세리에C’ A조 경기에서 홈팀 쿠네오가 프로피아첸차를 20-0으로 꺾었다.

프로피아첸차는 1919년 창단한 유서 깊은 팀이지만 지난 2013년 파산 사태로 재창단하는 등 재정 문제를 겪어 왔다. 이번 시즌 개막 전부터 파산 직전이었기 때문에 승점이 8점 감점당한 채로 리그를 시작했고, 선수단 급료 대부분을 지불하지 못했다.

선수들은 지난해 12월 23일부터 경기 출장을 거부해 왔다. 4경기는 몰수패를 당해 일괄적으로 0-3 패배 처리됐고, 여러 차례 경기 개최가 연기되면서 27라운드 중 21경기만 치렀다. 그러나 경기를 더 이상 연기할 수 없었고, 몰수패가 5회에 달하면 리그 참가 자격이 박탈된다.

아예 리그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놓이자 구단 측이 임시방편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최소한의 참가 인원인 7명을 간신히 맞춘 데다 모두 유소년 선수였다. 감독란에는 19세인 유소년팀 주장이 이름을 적어 내 선수 겸 감독으로 뛰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쿠네오는 전반전에만 16골을 몰아쳤다. 비교적 득점 속도를 줄인 후반전에는 4골을 추가했다. 하키암 카니스가 6골, 에도아르도 데펜디가 5골을 넣었다. 쿠네오는 앞선 24경기 동안 18골을 넣은 팀이다. 그동안 넣은 모든 골보다 이 한 경기 득점이 더 많았다.

이탈리아 하부 리그의 재정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걸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미 C조의 마테라는 재정 문제로 인해 실격 처리가 되어 다음 시즌 세리에D 강등이 확정된 상태다.

사진=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 인터넷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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