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전북현대의 조기 우승은 매우 유력해졌고, 얼마나 일찍 우승할지가 K리그의 화두로 떠올랐다. 어쩌면 그건 오늘(7일)일수도 있다. K리그와 해외를 통틀어 역대 가장 일찍 우승한 압도적인 팀들의 사례를 복습해 보자. 조기우승이 '싱거운 해'가 아니라 '압도적인 팀이 탄생한 해'로 기억될 수 있도록.

전북은 6경기를 앞두고 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7일 열리는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2라운드에서 전북이 울산에 승리하고, 경남FC가 제주유나이티드에 승리하지 못한다면 전북의 우승이 확정된다. 전북 이전에 리그 6경기를 남기고 조기 우승을 확정 지은 팀이 있었다. 1991년의 대우로얄즈(현 부산아이파크)와 2003년의 성남일화천마(현 성남FC)가 그 주인공이다.

 

1991년 대우로얄즈 : 헝가리 출신 명장과 국가대표급 선수단이 만든 조기 우승

1996년 K리그에 지역연고제가 도입된 뒤 대우로얄즈는 부산대우로얄즈로 다시 태어났다. 이듬해에는 리그 포함 4개 대회를 석권하는 대기록을 쌓기도 했다. 부산과 경남 지역을 돌며 경기를 치렀던 대우로얄즈 시절에도 이들은 많은 업적을 이뤘다. 특히 1991년의 대우는 K리그 역사에 기록될 만한 팀이었다.

1990년 대우는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사령탑 프랑크 엥겔 감독과 함께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종료 후 엥겔 감독과의 재계약에 실패하자 대우는 다시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다. 헝가리 국가대표팀 감독은 역임한 비츠케이 베르탈란 감독이 6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베르탈란 감독은 “대우의 공격력은 뛰어나나 수비가 약한 것이 흠”이라며 “수비를 보강해 우승팀으로 만들겠다”라는 포부를 밝히며 시즌을 준비했다. 그는 자신이 한 말을 지켜냈다. 대우는 그해 리그 40경기에서 17승 18무 5패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고, 32실점으로 리그 최소실점 팀에 올랐다.

대우는 출발부터 5경기 무패를 달렸다. 6라운드에서 한번 패한 뒤 7라운드부터 27라운드까지는 21경기 무패행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 기록은 2011년 전북(24경기 무패)에게 깨지기 전까지 20년 동안 최다 연속 무패 기록으로 남아있었다. 시즌 내내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준 대우는 시즌 종료 6경기를 앞두고 조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당시 대우는 국가대표급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었다. 팀 내 최고 스타는 당대 아시아 최고의 선수였던 김주성이다. 김주성은 37경기 14골 5도움으로 대우의 공격을 책임졌다. 프로 2년차 하석주도 7골 5도움으로 김주성을 도왔다. 이 밖에도 김풍주 골키퍼를 비롯해 김판근, 김성기, 이태호, 조덕제, 박현용 등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주축으로 뛰었다. 수비수 정용환은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리그 MVP를 수상했다.

 

2003년 성남일화천마 : ‘비교불가’ 두 번째 3연패 만든 초호화 선수단

2000년대 초반 K리그를 주름잡은 팀은 성남일화천마다. 故차경복 감독과 김학범, 안익수, 차상광 코치가 이끌던 성남은 2001년부터 3년 연속 리그 정상에 오르며 전성시대를 열었다. 리그 3연패를 완성했던 2003년의 선수단은 K리그 역대 최강의 스쿼드로 불릴 정도로 막강했다.

지난 2년간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성남의 선수단은 이미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3연패를 노리던 성남은 이기형, 데니스(같은 해 7월 귀화 후 이성남으로 등록명 변경), 싸빅, 김도훈, 윤정환 등을 영입하며 스쿼드를 더 강화시켰다.

2003년 K리그는 총 12개팀이 4번씩 만나 44경기를 치르는 풀리그 방식으로 치러졌다. 시즌 시작부터 압도적인 독주로 2위권과 격차를 벌렸던 성남은 38라운드에서 리그 6경기를 남기도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성남은 44경기 27승 10무 7패 85득점 50실점, 승점 91점을 얻어 우승을 차지했다. 득실차는 최하위 부천SK(승점 21점)와의 승점 차는 무려 70점이었다.

성남의 신입생들은 적응기간도 필요 없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도훈은 28골로 당시 기준 역대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세우며 MVP, 득점왕, 베스트11을 석권했다. 이성남 역시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 선수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K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샤샤가 8골 9도움으로김도훈과 공격을 이끌었고, 브라질 출신 이리네도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9골 5도움을 기록했다.

국내 선수들도 외국인 선수 못지 않았다. 전천후 선수였던 신태용은 한국 프로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60골 60도움 기록을 달성했고, ‘폭주 기관차’ 김대의는 상대 측면을 흔들었다. 2001년부터 3년 연속 베스트11에 뽑혔던 수비수 김현수는 싸빅, 이영진, 박충균, 김해운 골키퍼 등과 함께 철벽 수비를 이끌었다. 성남은 44경기 중 17경기를 무실점으로 지켰다.

글= 김완주 기자

사진=부산아이파크,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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