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전북현대가 K리그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이 강했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그만큼 강력한 경쟁자가 없는 시즌이기도 했다.

7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2라운드에서 전북이 울산현대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이동국이 이 킥을 성공시키면서 전북에 승점 1점을 선사했다.

전북은 우승을 확정했다. 23승 5무 4패로 승점 74점이 됐다. 전북의 조기 우승을 저지하고 있던 유일한 팀 경남FC는 이날 전북에 앞서 32라운드를 치렀고, 제주유나이티드에 0-1로 패배했다. 경남은 15승 10무 7패로 승점 55점을 기록했다. 남은 경기가 팀당 6경기인 가운데, 승점차가 19점으로 벌어졌다. 전북이 앞으로 전패하더라도 선두는 바뀌지 않는다. 전북은 문수구장까지 따라 온 서포터들 앞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했고, 시상식을 가졌다.

6경기를 남겨두고 우승을 확정한 건 K리그 조기 우승 타이 기록이다. 1991년 대우로얄즈(현 부산아이파크), 2003년 성남일화(현 성남FC)와 같은 기록이다. 1991년에는 총 일정이 40경기였고 2003년에는 44경기였다. 올해 일정이 가장 짧기 때문에, 상대적으로는 전북이 가장 일찍 우승을 차지했다고 볼 수 있다.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된 2013년 이래 스플릿 라운드가 시작되기도 전 우승팀이 나온 건 이번이 최초다.

현재와 같은 스플릿 시스템과 38라운드 체제가 도입된 건 2013년이었다. 이때부터 1~2위에 이름을 올린 팀은 전북을 비롯해 포항스틸러스, 울산, 수원삼성, FC서울, 제주, 그리고 이번 시즌의 경남이다. 원래 우승에 도전할 만한 팀 중에서 가장 먼저 하락세에 빠진 건 포항이었다. 포항은 2015년 3위를 마지막으로 지난 두 시즌 동안 중하위권 순위에 그쳤다.

다른 팀들도 전북에 견줄 만한 위상을 꾸준히 유지하지 못했다. 울산은 3위에서 7위 사이를 오가며 분전 중이지만 우승 도전과는 매해 거리가 있다. 수원이 2014년과 2015년 연속 준우승을 거두며 전북의 대표적인 대항마로 한때 자리매김했지만 2016년 7위로 떨어지는 등 부침이 있다. 서울이 2016년 전북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하위 스플릿행이 확정됐을 정도로 급격한 하락세를 탔다. 지난 시즌 전북의 대항마였던 제주가 이번 시즌 15경기 무승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시즌 승격팀 경남이 보여준 돌풍은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왔다. 그러나 경남이 전북의 유일한 대항마로서 긴 시간을 보냈다는 건 그만큼 기존 강호들의 경쟁력이 부족했다는 뜻이었다. 그나마 전북과 격차를 좁게 유지해 온 경남이 최근 7경기에서 1승 3무 3패의 부진에 빠지자, 울산이 경남을 추격했을 뿐 1위를 넘볼 만한 팀은 모두 없어져 버렸다.

2위 팀의 승점만 보면 지난 5년과 큰 차이가 없다. 경남이 지금 추세대로 시즌을 마친다면 승점 65점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지난 5년의 2위팀들이 승점 66~67점을 기록한 것과 비슷하다.

예년과 점은 전북의 경쟁팀들이 견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북은 위에 거론된 경쟁팀 6팀을 상대로 현재까지 13승 2무 3패를 거뒀다. 전북은 나머지 하위권 팀 상대 성적보다 상위권 상대 성적이 오히려 더 좋았다. 전북에 뜻밖의 2패를 안긴 포항 외에는 전북의 강력한 선수단을 이길 만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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