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지난 밤에 한 경기들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들을 뽑아 매일 아침 배달한다. 한창 경기가 열리는 시간에 잠을 청해야만 했던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풋볼리스트’가 준비했다. 전체 경기를 못 봤더라도 이 장면만은 챙겨두시라, 월드컵 하이라이트. <편집자 주>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에 도전할 4팀이 추려졌다. 하루 전 승리한 프랑스와 벨기에 이어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가 4강에 합류했다. 잉글랜드는 스웨덴을 2-0으로 꺾고 28년만에 4강에 진출했다. 크로아티아는 승부차기까지 혈투 끝에 개최국 러시아의 돌풍을 잠재웠다.

#잉글랜드 1-0 스웨덴 / 전반 30분 / 맥과이어, A매치 데뷔골이 팀을 월드컵 4강으로!

잉글랜드가 28년 만에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늘 ‘축구 종가’라 자부하지만 메이저대회 성적은 초라했던 잉글랜드가 드디어 정상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잉글랜드와 스웨덴의 경기는 지루하게 시작됐다. 스웨덴의 철벽 수비를 잉글랜드가 좀처럼 쉽게 뚫지 못하면서 일어난 현상이었다. 이번 대회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인 안드레아스 그랑크비스트가 버티고 서있는 스웨덴 수비는 견고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부임 이후 잉글랜드에 불어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세트피스 기회를 잘 살린다는 것이다. 잉글랜드는 스웨덴을 상대로도 세트피스로 활로를 찾았다. 후반 30분 공격진영 왼쪽에서 잉글랜드가 코너킥 기회를 잡았다. 크로스가 올라오자 뒤쪽에서 기다리던 해리 맥과이어가 앞으로 뛰어올랐다. 193cm, 100kg의 거구인 맥과이어는 스웨덴 선수들의 견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확한 헤딩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맥과이어는 최근부터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중용 받기 시작한 선수다. A매치 경험도 많지 않다. 이날 나온 골이 그의 A매치 데뷔골이다. 맥과이어는 A매치 데뷔골이 팀을 28년만에 월드컵 8강으로 보낸 결승골이 되는 엄청난 영광을 얻었다.

#크로아티아 1-1 러시아 / 후반 43분 / 아픈 거 맞나…? 모두를 갸우뚱하게 만든 수바시치

크로아티아 수문장 다니엘 수바시치는 아이슬란드와의 16강전에서 무수한 선방을 해내며 크로아티아를 8강으로 이끌었다. 러시아와의 4강전도 연장으로 흐르는 모양새였고, 경기가 승부차기까지 이어진다면 수바시치의 중요도는 더 꺼질 수 밖에 없었다.

후반 43분, 수바시치가 쓰러졌다. 러시아 풀백 마리오 페르난데스의 크로스가 수비수 맞고 굴절되는 공을 잡는 과정에서 오른쪽 허벅지에 무리가 왔다. 수바시치는 햄스트링이 올라온 듯 허벅지를 부여잡고 소리를 질렀다. 땅을 내리치며 고통스러워 하기도 했다. 누가 봐도 수바시치의 부상 정도는 심각해 보였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수바시치를 교체하지 않았다. 간단한 마사지를 받은 후 계속 경기를 소화했다. 몸이 불편해 보였고, 골킥도 직접 처리하지 못했지만 계속 경기를 뛰었다. 그러는 동안 크로아티아의 다른 선수들이 쓰러지면 중계 카메라는 자연스레 수바시치를 비췄다.

고통스러워하던 수바시치는 연장까지 골문을 지켰다. 2-1로 앞서가던 크로아티아가 연장 후반 러시아에 동점골을 허용한 뒤에는 직접 골킥도 하고, 몸도 날리며 멀쩡한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30여분 전에 허벅지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이어졌고, 수바시치는 이날도 영웅이 됐다. 좌우로 몸을 크게 흔들더니 러시 첫 번째 키커 표도르 스몰로프의 킥을 막아냈다. 부상에도 골문을 확실히 지킨 수바시치 덕에 크로아티아는 4강에 진출했다.

글= 김완주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