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상대를 놀라게 한다고 이기는 것은 아니다.

 

신태용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한국시각으로 18일 밤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스웨덴과 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F조) 1차전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를 줬다. 김신욱을 최전방에 놓고 4-3-3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상대는 물론이고 계속 팀을 지켜보던 취재진마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하지만, 결과는 0-1 패배였다. 유효슈팅도 없었다. 

 

한국은 이 변화로 전반 10분 동안 경기를 지배했다. 상대 감독인 야네 안데르손 감독도 “전반 10분까지는 우리 진영에서 공이 돌았다”라며 이 부분을 인정했다. 그 이후에는 변화로 인한 이득을 많이 보지 못했다. 스웨덴은 빠르게 한국에 대응했고 나머지 80분 가량을 자신들의 흐름으로 만들었다.

 

신 감독은 상대 높이를 방어하고 공격할 때도 더 많은 가능성을 만들기 위해 김신욱을 기용했다고 했다. 김신욱 카드는 생명이 길지 않았다. 한국은 수비진을 뒤로 물린 뒤에 어려운 경기를 했기 때문이다. 스웨덴 공격이 날카로운 것도 아닌데 내려 앉은 것 자체도 문제였지만, 그 상황에서 김신욱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았다. 그는 역습에 능한 선수가 아니기에 손흥민과 황희찬이 속도를 살려 역습을 해도 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박주호가 갑작스럽게 부상당하며 교체 선수 운용이 어려워진 것을 고려하더라도 교체 시간이 너무 늦었다. 후반 20분, 골을 허용한 뒤 김신욱을 정우영으로 교체한 의미도 모호하다. 공격수가 더 필요한 상황에서 공격수를 빼고 미드필더를 넣어 4-4-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줬다. 신 감독은 후반 27분에야 구자철을 빼고 이승우를 넣었다. 너무 늦은 교체였다.

스웨덴은 후반 25분 이후에 발이 무뎌졌으나 한국은 이를 공략할 수 없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발이 상대적으로 무뎌져 있었고, 공간을 파고들 공격수는 많지 않았다. 결국 대처와 운용이 미흡한 탓에 승점을 잃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정보전에서도 한국이 패했다. 스웨덴은 한국을 너무 잘 알았다. 한국은 정보 노출을 등번호를 바꿔서 친선전을 하고 비공개 친선전까지 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안데르손 감독은 “우리 분석관이 1,300개의 비디오 클립을 분석해 20분 분량으로 만들어 우리 선수들에게 발표했다. 그랬기 때문에 번호와 무관하게 상대 선수를 다 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상대가 준 ‘트릭’에는 고전했다. 이날 골을 넣은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는 중앙수비수지만 변칙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한국에 부담을 줬다. 그는 “특히 세바스티안 라르손과 같은 미드필더들과 공간을 잘 활용하려 했다. 그리고 마르쿠스 베리와 원투 플레이를 했다. 공격을 하나로 해나가려 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트릭을 쓰고 변화를 줬다. 트리과 변화는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그 자체로 승리를 얻을 수는 없다. 상대와 상황을 파악하고 경기를 운영해야 승점을 딸 수 있다. 한국은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며 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