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일본은 운이 좋았고, 그 운을 잡을만한 실력도 보여줬다.

 

니시노 아키라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한국시각으로 19일 러시아 사란스크에서 콜롬비아와 한 E조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일본은 전반 3분만에 콜롬비아 카를로스 산체스가 슈팅을 팔로 막아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와 선제골을 한 번에 잡았다. 퀸테로에게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내줬으나 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 오사코 유야가 결승골을 넣으며 이겼다.

 

니시노 감독은 일본이 계속해서 유지했던 줄기를 그대로 썼다. 오사코 유야를 최전방에 두고 그 밑에 가가와 신지와 이누이 그리고 하라구치 겐키를 썼다. 전술도 최종예선보다는 좀 더 정적으로 냈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전 감독은 직선적인 축구를 선호했지만, 니시노 감독은 미드필더에서 공을 소유하는 축구를 하고자 했다. 

 

운이 좋았다. 일본은 87분 동안 콜롬비아보다 더 많은 인원으로 싸울 수 있었다. 분위기도 가져왔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우위에서 좀 더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콜롬비아는 전반 31분만에 에이스인 콰드라도까지 빼야 했다. 중원의 핵인 산체스가 퇴장 당한 상황에서 그라운드에는 팔카오만 남았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컨디션 문제로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일본은 전반에 추가골을 넣지는 못했다. 수적인 우위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39분에 콜롬비아 거센 반격에 골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니시노 아키라 감독은 가장 익숙한 선수로 가장 익숙한 전략을 썼다. 시간이 갈수록 일본은 힘을 내기 시작했다.

 

후반에는 일본이 경기를 주도했다. 후반 8분 가가와 신지 패스를 받은 오사코의 왼발 슈팅을 시작으로 이누이와 사카이가 계속해서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다비드 오스피나 선방에 걸리긴 했으나 분위기는 완전히 가져왔다. 지친 콜롬비아 선수들 발이 무뎌질 때마다 일본이 자랑하는 패스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골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왔다. 후반 27분, 왼쪽에서 차올린 코너킥을 오사코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콜롬비아는 계속된 일본의 공세를 견디지 못했다. 호세 페케르만 감독은 후반에 경기를 뒤집기 위해 하메스와 카를로스 바카까지 넣어 공격을 강화했으나 결국 일본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졌다.

 

일본은 전적으로 운이 좋아서 승리한 게 아니다. 기회가 왔을 때 골을 넣을 수 있는 실력 정도는 증명했다. 상대가 지쳤을 때를 놓치지 않고 패스 플레이로 기회를 만들었고 결국 골을 넣었다. 월드컵 개막 2개월을 앞두고 이질적인 전략과 전술을 쓰던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을 내치고 니시노 감독을 앉힌 효과를 어느 정도 봤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귀한 승점 3점을 얻었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중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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