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 김정용 기자= 신태용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깜짝 전술을 쓴 이유를 밝혔다. 김신욱을 최전방에 배치한 건 세트피스 수비 등 공중 방어를 위해서였다.

18일(한국시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1차전에서 한국이 스웨덴에 0-1로 패배했다. 모든 팀이 1차전을 치른 F조는 멕시코와 스웨덴이 각각 승점 3점으로 앞서나갔고, 한국과 독일이 승점 0점으로 뒤쳐졌다.

한국은 깜짝 포메이션과 선발 멤버로 스웨덴의 허를 찌르려 했다. 잘 시험하지 않았던 김신욱 원톱, 손흥민과 황희찬을 윙어로 쓰는 4-3-3 포메이션이었다. 김신욱은 후반 21분 미드필더 정우영으로 교체됐다. 이때부터 황희찬이 원톱으로 이동했다.

신 감독은 스웨덴의 장신 선수들을 막는 데 많은 신경을 썼고, 특히 세트피스 수비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김신욱은 공격수지만 세트피스 방어를 할 때 한국 선수 중 최장신으로서 도움을 줄 수 있다. 신 감독은 이 라인업으로 스웨덴의 공격을 일단 막아내고, 상대의 높이에 적응한 뒤 빠른 공격으로 전환해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고 했다.

“스웨덴 높이가 워낙 좋아서 많은 대비를 했다. 카운터어택보다 높이에 대한 대비를 우선시했다. 실점하지 않으면서 전반전에 높이에 적응하고 나면 후반에 포메이션을 바꿔서 역습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생각보다 우리 선수들이 잘 적응해줬는데 마지막에 아쉽게 PK를 준 것이 아쉽다.”

골키퍼로 조현우를 투입한 것 역시 제공권을 고려한 조치였다. 조현우는 페널티킥을 제외한 모든 슛을 막아냈다. 스웨덴의 높은 공도 여러 차례 잡거나 쳐 내며 위기를 미연에 방지했다. 얀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도 한국의 가장 인상적인 선수가 “골키퍼”였다고 했다.

“조현우는 스웨덴전을 준비하면서 나름대로 김승규, 김진현과 함께 평가를 했다. 높이는 조현우가 가장 낫고 순발력도 낫다는 판단 아래 투입했다.”

신 감독은 일단 전반전 내내 무실점 수비에는 성공했으나 스웨덴의 공격에 지속적으로 시달리느라 한국이 생각만큼 안정을 찾지 못했다는 점을 패인으로 꼽았다.

“일단 전반전 시작부터 밀고 들어갔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적응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 아래 내려앉은 부분은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그런데 확실히 높이의 불안에 대해 심리적으로 안정이 안 된 면이 있었다.“

신 감독은 4-3-3 선발 라인업을 대회 전 평가전에서 제대로 가동해보지 못했지만 아쉽지는 않다고 했다. 김신욱 원톱은 매 평가전마다 꾸준히 교체투입하면서 어느 정도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을 교란하기 위해 4-3-3을 쓸 수 없었다는 이유도 말했다.

“상대는 분명 우리가 4-4-2를 할 거라고 생각했을 거다. 상대 높이를 준비하면서 평가전에서는 김신욱을 준비하지 않았지만 분명 그 외에는 김신욱을 고려하면서 훈련했고, 평가전마다 막판 20분 정도는 김신욱을 투입했다. 그래서 큰 문제는 없었다. 높이로 부딪친 뒤 나중에 빠른 역습을 하려 했다. 골 결정력과, 공격할 때 더 빠른 침투를 하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

한국은 큰 타격을 안고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전반전에 다리 뒤쪽의 통증을 느끼며 교체된 박주호에 대해 신 감독은 “박주호는 햄스트링 파열이라는 보고가 있다. 정확한 검진을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파열일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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