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영국 가디언(특약)] 풋볼리스트는 영국의 권위지 ‘가디언(Guardian)’이 제공하는 ‘2018러시아 월드컵’ 32개팀 프리뷰를 다음카카오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각국 전문가가쓴 '월드컵 프리미어'는러시아 월드컵을 즐기는데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키플레이어: 헤페르손 파르판과 파울로 게레로의 우정

 

파울로 게레로가 징계로 인해 월드컵에서 뛰지 못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헤페르손 파르판은 인스타그램에 두 선수가 함께한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사진 아래에 “친구가 아닌 형제, 언제나 형제로 남을 나의 친구여, 나는 언제나 자네와 함께 할 것이라네” 라는 말을 남겼다.

 

6개월 전 파르판은 징계로 인해 나서지 못한 친구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올랐다. 월드컵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무대였다.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첫 득점을 성공시킨 후 팬들에게 달려갔고 게레로의 이름과 9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환호했다 경기 후 그는 “내 친구를 위한 골이다. 나의 모든 마음을 담았다”라며 “파울로, 자네를 위한 골이야. 약속했던 대로 말이야”라고 덧붙였다.

 

둘의 우정은 2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파르판과 게레로는 페루의 유소년 무대를 흔들고 있었다. 1996년에 처음 만난 둘의 당시 나이는 12세에 불과했다. 파르판은 알리안자리마의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10개월 선배인 게레로를 만났다.

 

게레로는 1군 활약 없이 바이에른뮌헨과 계약했다. 둘은 단 한 번도 성인 무대에서 함께 활약한 적이 없다. 게레로는 유럽으로 떠났고, 파르판은 남았다. 그리고 빛났다. 기술이 좋고 힘이 좋은 공격수, 스피드와 체력은 물론 득점을 위한 시야까지 갖췄다. 52회의 리그 경기에서 26득점을 기록하며 두 차례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파르판은 쉽게 인정을 받았고 2004년 해외로 진출했다. PSV아인트호벤으로 이적해 네덜란드 무대에 안착했다. 4년간 활약하며 4회의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파르판은 PSV에서 종종 왼쪽 윙으로 뛰었다. 2008년 샬케에서는 오른쪽에 서기도 했다. 국가대표팀과 리마 그리고 로코모티프모스크바에서는 공격수로 다시 활약했다. 파르판은 다양한 능력을 갖췄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파르판은 33세의 나이에 러시아에서 다시 태어났다. 샬케 시절 오른쪽 무릎에 심각한 부상을 당했고 1년간 그라운드를 떠났다. 부상에서 돌아오자 마자 알자지라로 팔려갔다. 부상을 계속 안고 있었지만 그는 대표팀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페루는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베네수엘라와 홈에서 맞붙을 당시 2-2 무승부를 거두었고, 히카르도 가레카 감독은 대표팀의 스쿼드를 전면 재구성기로 했다. 클라우디오 피사로, 카를로스 잠브라노 그리고 후안 바르가스 모두 밀려났다. 파르판도 마찬가지였다.

가레카 감독은 꾸준한 활약과 끊임없는 헌신을 요구했다. 당시 파르판은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 리그에서의 활약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그런 선수였다. 가레카 감독은 파르판을 마음에서 놓기 시작했다. 부상에 허덕였던 그에게 은퇴의 시간이 다가오는 듯 했다.

 

2017년 1월, 파르판은 모스크바로 떠났다. 마지막 도전이었다. 지난 여름 유리 세민 감독은 그를 중앙 공격수의 자리로 옮겼고, 파르판은 다시 살아났다. 그의 전성기 모습이 돌아왔다는 소식은 가레카 감독의 귀에도 들어갔다. 페루 대표팀을 18개월간 떠났던 파르판은 돌아왔다. 볼리바아와의 경기에서 페루는 파르판과 함께 2-1 승리를 거두었다. 페루는 러시아로 향하는 길에 섰고, 선봉장은 파르판이었다.

 

2017년 10월, 게레로와 파르판은 드디어 함께 그라운드에 섰다. 어쩌면 마지막 순간이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펼쳐진 아르헨티나와의 지역예선 경기에서 양팀은 득점 없이 무승부를 거두었다. 당시 경기에서 채취한 게레로의 소변 샘플에서 코카인 성분이 검출됐다. 게레로는 월드컵 꿈이 좌절되는 듯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러시아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전술 분석

페루에서 국민적 사랑을 받는 히카르도 가레카 감독은 ‘티그레(Tigre, 호랑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별명에서 그가 가진 파이팅을 엿볼 수 있으며,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기 위해 그가 이끄는 페루 대표팀이 밞은 길을 보여주기도 한다. 페루는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전사들의 영혼이 담긴 팀은 다음 장막을 열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다.

 

팀의 색깔을 정하고, 입힌다. 가레카 감독은 매의 눈을 가졌다. 그가 가진 전술과 철학에 맞는 옥석을 가릴 능력을 가지고 있다. 페루는 지난 20년간 축구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2015년 가레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잃었던 것을 찾는 과정에다. 현대 축구의 색깔과 체력적인 부분, 선수들의 헌신이 주요한 부분들이다.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진 결과물로 뉴질랜드를 플레이오프에서 꺾고 2018년 여름 러시아를 밟게 되었다.

 

페루는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주장인 파올로 게레로(그의 이름이 담은 의미는 ‘전사’이다)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도핑으로 인한 징계를 받았고 출전이 금지 당했다. 그를 구제하기 위한 노력을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의 부재는 가레카 감독으로 하여금 파르판을 9번으로 옮기게 했고, 그 위에 전술이 쌓였다. 물론 이제 게레로를 쓸 수 있는 상황이다.

 

가레카 감독은 페드로 가예세를 골문에 세우고, 루이스 아드빈쿨라를 오른쪽 풀백, 알베르토 호드리게스와 크리스티안 라모스를 중앙 수비수, 미구엘 트라우코를 레프트백으로 기용할 것이다. 레나토 타비아와 요시마르 유툰의 조합은 패스를 책임지며 중원에 설 것이다. 파르판의 뒤에서 안드레 아릴료, 크리스티안 쿠에바, 에디손 플로레스와 함께 공격을 책임질 것이다.

 

만약 페루의 득점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라울 루이디아즈가 파르판의 짝으로 나올 수 있다. 이 경우에는 4-4-2 전술을 구사하는데, 가레카 감독은 훈련 캠프에서 해당 전술을 구사한 적이 있다. 지난 3월 크로아티아와,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효과를 봤다. 루이디아즈가 타겟형으로 나섰다.

 

FIFA는 예비 명단을 포함해 35명을 허용하지만 가레카 감독은 24명만을 뽑았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선수들을 운용하는 것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 경우 단 한 명만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2년 전 코파아메리카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페루는 8강에서 탈락했다. 러시아 본선에서 좋은 자신들이 원하는 성적을 위해 이제 페루에 호랑이의 기운이 필요한 상황이다.

 

#예상베스트 11

(4-2-3-1) 가예세(GK)-아드빈쿨라, 도르리게스, 라모스, 트라우코-타피아, 우툰-카릴료, 쿠에바,플로레스-파르판

 

#Q&A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까?

에디손 플로레스는 팀의 샛별이다. 득점 능력이 있다. ‘Orejas(귀)’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가레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9골을 기록했다. 그의 존재는 결정적인 경기에서 승리를 이끌었다. 파라과이, 에콰도르와의 원정 경기에서 그의 슈팅이 빛났다. 24세에 불과한 어린 선수이지만, 덴마크의 올보르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조만간 빅 리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페루의 현실적인 목표는 어디쯤이 될까?

16강이다. 페루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번째 경기다. 6월 16일 덴마크와 맞붙는다. 페루가 덴마크를 넘을 수 있다면 16강 진출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덴마크처럼 체력적으로 강한 팀을 상대로 팀워크를 극대화하고 공을 효율적으로 점유해야 한다.

 

글= 페드로 카넬로 (엘 코메르시오)

에디팅=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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