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영국 가디언(특약)] 풋볼리스트는 영국의 권위지 ‘가디언(Guardian)’이 제공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개팀 프리뷰를 다음카카오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각국 전문가가 쓴 '가디언 프리미어'는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는데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키플레이어: 다비드 실바, 마법사와 스트라이커를 겸하다

다비드 실바는 체충이 70kg 이상 나간 적이 없다. 그가 복싱선수였다면 웰터급 선수였을 것이다. 하지만, 카나리아 제도에서 태어난 실바가 지닌 비정형적인 특징은 이번 스페인 대표팀을 상징하게 될 것이다.

 

실바는 체격적인 장점이 없다. 힘이 세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다. 그는 스트라이커나 처진 스트라이커가 아니지만, 러시아 월드컵 예선전이 시작된 2016년 9월부터 치른 15경기에서 11골을 넣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얻었던 우승컵을 되찾으려는 팀에서 그는 이상한 존재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었던 비센테 델 보스케 전 감독은 “실바는 우리의 메시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바가 지닌 기량을 단 한번도 의심하지 않은 이다. 하지만, 델 보스케도 실바를 어디에 놓아야 팀 밸런스가 좋아지느냐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품었었다. 델 보스케도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은 수비를 잘 할 수 없다는 구식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실바는 루이스 아라고네스가 스페인을 맡았을 때부터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아라고네스는‘유로 2008’을 치르며 혁명적인 포메이션을 썼다. 마르코스 세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두고 차비 에르난데스를 처진 스트라이커로 썼다. 그리고 창의적인 능력을 지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실바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함께 투입했다. 서로 다르면서도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스트르라이커 페르난도 토레스와 다비드 비야가 공격의 방점을 찍었다. 그런 접근법은 성공을 불러왔다. 실바는 당시 22살에 불과했지만 스페인이 1964년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을 도왔다. 이것은 스페인이 지배하는 새로운 시대를 상징했다.

 

아라고네스가 떠난 후 델보스케가 지휘봉을 잡으면서 팀에 변화가 생겼다. 델보스케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1명만 세우길 바랐고, 결국 둘 중에 조금 덜 유명한 선수를 희생시켰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실바는 발렌시아에서 뛰었고, 이니에스타는 바르셀로나에서 맹활약했다. 결국 델보스케는 이니에스타를 선택했다. 수비력을 강화하려고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사비 알론소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썼다. 스페인은 이런 방식으로 네덜란드와 한 결승전에서 악전고투 끝에 승리했다. 실바는 ‘유로 2012’에서 주전으로 다시 도약해 스페인 우승에 일조했으나, 델보스케와 사이는 끝내 가까워지지 않았다.

 

2016년 주제프 과르디올라가 맨체스터시티 지휘봉을 잡으면서 유럽 주요구단 스카우트들은 깜짝 놀랐다. 첼시에서 일하는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이렇게 고백했다. “과르디올라는 실바를 중앙 미드필더로 세우는 4-3-3 포메이션을 쓰겠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실바가 지닌 체격적인 약점을 알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로 뛰면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범위를 합니다. 실바는 그 포지션에서 환상적으로 뛰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먼 거리를 뛸 수 있는 체략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어요. 그는 90분을 뛴 이후에도 번뜩이는 정신으로 옳은 판단을 내렸습니다.”

 

실바가 맨체스터시티에서 포지션 변경을 한 시점은 훌렌 로테페기가 스페인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월드컵 유럽예선을 시작한 시점과 거의 비슷하다. 로테페기 감독은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한 팀에서 실바를 윙어로 쓰며 측면에서 골대까지 자유롭게 뛸 수 있도록 했다. “저는 공을 가지고 전진하거나 드리블하길 즐겼었죠. 하지만, 지금은 패싱 게임에 집중합니다.” 패스에 눈을 뜬 실바는 스페인이 추구하는 공격축구의 키플레이어다.

 

실바는 킬러본능도 지녔다. 최근 15경기에서 11골을 넣었다. 월드컵에서 득점왕후보로 거론되는 이들과 비교해보면, 실바가 지닌 특이함이 드러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5골), 로멜루 루카쿠(11골), 에딘손 카바니(11골), 가브리엘 제주스(7골), 토마스 뮐러, 해리 케인(이상 5골), 올리비에 지루(4골).

 

오직 실바와 리오넬 메시만이 이 곳에 서 있다. 덩치가 작은 메시는 월드컵 예선에서 7골을 터뜨리며 팀 내 최다득점자가 됐다. 실바도 마찬가지다. 긴 득점자 순위표에서 오직 실바와 메시만이 힘과 스피드로 골을 넣지 않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마법사이자 스트라이커다.

 

#전술분석

스페인은 다시 웃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과 ‘유로 2016’에서 실패했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바닥을 치고 올라왔다. 러시아로 가는 스페인 대표팀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메이저대회 3개를 휩쓸었던 팀과 비슷해 보인다. ‘유로 2016’이 끝난 뒤 비센테 델보스케 후임이 된 훌렌 로테페기 감독은 팀을 많이 뜯어고치지 않고도 새롭게 바꿨다.

 

스페인은 가장 좋지 않았던 시기와 같은 뼈대를 쓰면서도 반등했다. ‘유로 2016’에서 이탈리아에 패할 때 뛰었던 선수 8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에서도 중심이었다. (다비드 데 헤아, 세르히오 라모스, 제라르 피케, 조르디 알바, 세르히오 부스케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다비드 실바, 알바로 모라타)

 

만얄 내일 월드컵이 시작한다 해도 앞서 언급한 8중에 7명이 선발로 뛸 수 있다. 오직 모라타만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다. 다른 자리도 ‘유로 2016’에 참가했던 코케와 티아고 알칸타라, 당시 부상당했던 다니 카르바할, 이스크와 디에고 코스타가 채울 것이다. 다시 말하면, 라모스와 실바 그리고 이니에스타는 지난 10년간 팀과 함께 했다. 세 선수는 ‘유로 2008’ 우승 멤버다.

 

스페인은 지난해 같은 방식으로 경기하면서도 다시 활기를 찾았다. 로테페기는 좀 더 유연해졌지만, 스페인은 공을 다루는 방식만은 소중하게 이어갔다. 모두가 공에 관한 것이다. 스페인은 부스케츠, 티아고, 이니에스타, 이스코, 실바와 같은 미드필더를 보유했기에 계속해서 패싱 게임을 할 수 있다.

 

문제는 항상 공격진이다. 다비드 비야와 그보다는 활약이 떨어지는 페르난도 토레스 정도가 티키타카 스타일에 적응한 공격수라고 할 수 있다. 공격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미드필더 중에서 한 선수를 ‘가짜공격수(폴스9)’로 써야 했다. 과거에는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그 역할을 맡았고 지금은 마르코 아센시오가 있다.

 

디에고 코스타는 모라타와의 경쟁에서는 승리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코스타는 스페인이 하는 패싱 게임에 관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아고 아스파스나 로드리고가 더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

 

로테페기는 마지막으로 공격진 퍼즐을 맞춰야 한다. 다른 부분은 2008년, 2010년, 2012년과 비슷하게 구성하면 된다. 혁명은 필요 없다. 스페인은 다시 한 번 스페인이 지닌 고유한 방식으로 경기한다. 이제 큰 무대에서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예상 베스트11

(4-2-3-1) 데 헤아 – 카르바할, 피케, 라모스, 조르디 알바 – 부스케츠, 티아고 – 실바, 이스코, 이니에스타 – 디에고 코스타

 

#Q&A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까?

이스코. 그는 월드컵 예선전을 치를 때 키플레이어였다. 이스코는 첫 메이저대회에서 더 큰 선수로 성장할 기회를 잡았다. 그는 이미 성숙했고,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신력까지 갖췄다. 드리블에 매우 능하고, 킬러 패스도 잘한다. 게다가 미드필더와 공격수 사이에서 매우 좋은 움직임을 보인다.

 

-스페인의 현실적인 목표는 어디쯤이 될까?

결승전까지는 갈 수 있다. 브라질(2014)과 프랑스(2016)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었지만, 다시 경쟁력을 찾았다. 로테페기는 뼈대를 유지하면서도 이스코, 아센시오, 루카스, 사울, 아스파스, 로드리고 같은 좋은 선수들로 팀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스페인은 다시 한 번 최고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글= 디에고 토레스, 호세 사마노(엘파이스)

에디팅= 류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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