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X가디언(특약)] 풋볼리스트는 영국의 권위지 ‘가디언(Guardian)’이 제공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개팀 프리뷰를 다음카카오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각국 전문가가 쓴 '월드컵 프리미어'는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는데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 키플레이어 : 바두 은디아예, 영리하고 단단한 미드필더 

세네갈 군대팀(ASFA)을 지도했던 군인의 아들 파페 알리우네 "바두" 은디아예는 13살에 유명한 디암바스 아카데미에 합류하면서 무럭무럭 성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함께 훈련했던 선수들이 먼저 다른 팀으로 떠날 때마다 느꼈던 좌절감이나, 선생님과 부모님, 특히 어머니의 노여움을 감수하면서 학업도 계속 이어가야 했다.

 

디암바스 아카데미는 2003년 파트릭 비에라, 베르나르드 라마 등이 설립한 유소년 선수 양성소. 디암바스 아카데미의 코치 출신으로 ASFA 전임 감독이기도 했던 그의 아버지는 "축구를 향한 열정이 모든 것을 앞지른다는 걸 잘 알았지만 축구에만 집중하게 할 수는 없었다. 나 역시 축구를 사랑하지만, 부모의 역할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축구 선수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했다"고 술회한다.

 

은디아예는 문학 전공으로 바칼로레아(대학입학 자격시험)를 획득한 후, 음부르에 있는 사립 대학에서 법학과 경영학을 전공하며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학교는 수도인 다카르 남쪽 약 50마일 떨어진 해변 마을에 있었는데, 디암바스 아카데미가 있는 살리와 멀지 않았다. 같은 시기, 은디아예는 세네갈 23세 이하 대표팀으로 몇 경기에 출전했지만, 기량이 들쑥날쑥해 코치들은 그에게 가장 적합한 포지션을 찾으려고 애를 썼다.

 

디암바스 소속으로 노르웨이에서 열린 여름 토너먼트에 참가했을 때, 은디아예는 북극권 지역 최고 팀인 보되-글림트의 눈길을 끌었고 결국 2012년 보되-글림트에 합류했다. 은디아예는 나중에 그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첫날 일어나 문을 열었을 때 깜짝 놀랐다. TV 외에는 전에 그런 눈을 실제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늘도 춥고, 내일도 추운 날씨에 점점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그런 마음가짐은 부모님으로부터 배웠는데, 어디서나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은 중요하다."

 

보되-글림트 팬들은 경기 중에 커다란 칫솔 흔들기 등 특이한 응원을 하기로 유명한데, 은디아예는 적응을 너무 잘해서 곧바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칠 줄 모르는 역동성, 중원을 가로지르는 날카로운 질주와 폭발적인 슈팅으로 인해 서포터들은 다음과 같은 응원가를 외쳤다. "바두, 바두, 다음엔 뭘 보여줄래?" 하지만 세네갈에 얼음이 없는 것처럼, 고향에서 은디아예의 존재감도 사라지고 있었다.

 

노르웨이에서 지낸 3년 동안, 은디아예의 이름은 세네갈 언론이나 코치들의 관심에 거의 오르내리지 않았다. 반면, 옛 팀 동료였던 사디오 마네, 이드리사 가나 게예, 카라 음보디는 그사이 성인 대표팀 주전이 되었다.

 

은디아예가 다시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2015년 알리우 시세가 세네갈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된 지 얼마 후, 터키의 오스만스포르 팀으로 이적할 때였다. 은디아예는 그해 말 스물 다섯의 나이로 처음 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나미비아 전을 뛰었다. 그날은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표팀 데뷔전이기도 했다. 중앙 수비수 쿨리발리가 곧바로 확고한 주전이 되었던 반면, 은디아예는 2017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 이전까지 팀 내에서 입지를 얻지 못했다.

 

짐바브웨와의 대회 2번째 경기에서, 은디아예는 부상을 당한 후 교체로 투입된 앙리 세베가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넣으며 맹활약 하는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몸이 나으면 선발 명단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고, 그래서인지 계속 팀의 중요한 일원으로 남아있다. 클럽 경력은 더욱 극적으로 발전해, 2017년 여름 오스만리스포르에서 갈라타사라이로 이적하더니, 6개월 뒤엔 1400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스토크 시티에 합류했다.

 

스토크 감독 폴 램버트는 2월 본머스와의 데뷔전 이후 은디아예에 대해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명 맞는 말이었다. 비록 팀을 강등에서 구해내지 못했지만, 남은 시즌 동안 스토크 중원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이미 프리미어 리그 여름 이적 시장에서 은디아예와 연계된 루머들이 나오고 있다.

 

은디아예가 월드컵에서 선발 출전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많은 세네갈 팬들은 게예의 미드필드 파트너로, 알리우 시세 감독이 오랫동안 선호했던 주장 셰이쿠 쿠야테 대신 은디아예가 뛰는걸 보고 싶어 한다. 그동안 자기 시대가 오길 기다려왔던 은디아예에게 기회가 올 수 있을까.

# 전술 분석 및 예상

세네갈을 역사상 두 번째, 그리고 16년만에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음에도, 알리우 시세 감독은 예선 내내 혹평을 받았다. 많은 언론과 팬들은 시세 감독이 지루하고 소극적인 축구로 재능있는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선수 시절 부지런한 미드필더이자 팀의 주장이었던 시세는 자신의 실리 축구를 바꿀 마음이 없다.

 

이런 면에서 볼 때, 2015년부터 팀을 맡았던 시세 감독이 3월 친선전에서 새로운 실험을 했다고 비난받은 것은 다소 아이러니했다. 평론가들은 새롭게 시도한 3-5-2 시스템이 팀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우즈베키스탄과 1-1,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0-0 무승부로 끝난 시합에서 보여준 경기 내용이 실망스러웠다는 것이다.

 

세네갈 선수들은 그러한 평가를 일축했다. 스리백 핵심 선수인 나폴리의 칼리두 쿨리발리는 “우리 팀의 주력 시스템은 여전히 4-3-3이나 4-2-3-1이지만, 감독님은 스리백 시스템도 시험해보길 원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았지만, 가능성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세를 지지하는 몇 안되는 전문가 중에는 아마라 트라오레가 있다. 그는 2002년 월드컵에서 시세와 같이 뛴 인연은 없지만, 2012년까지 ‘테랑가의 사자’(세네갈 대표팀의 애칭)을 3년간 맡아 대표팀 감독의 처지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트라오레조차, 3월에 시도했던 실험을 보다 큰 대회에서 다시 활용하려면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선수들이 전술을 잘 숙지하지 못한 것 같다. 3-5-2가 아니라 5-3-2처럼 뛰더라.”

 

시세에 대한 요즘의 평가는 2015년 프랑스 출신 알랭 지레스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아달라는 여론이 우세하던 때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사람들은 그가 대표팀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던 선수 시절의 모습을 기억한다. 은퇴 후 세네갈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2012 런던 올림픽 8강에 진출해 지도자로서 능력을 보여준 것도 알고 있다. 시세 감독은, ‘리더’로서 요동치는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가 지난 3월의 논란을 어리석은 소동으로 치부해 버린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3-5-2 포메이션은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는 전술이다. 비록 우리 팀에 새로운 시스템일지라도,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아마 몇몇 선수들은 더 좋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계속 활용해 볼 것이다. 많은 코치들이 3-5-2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제대로 자리잡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포메이션이기 때문이다. 물론 월드컵에서 무조건 3-5-2로 가겠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 팀은 기존의 익숙한 전술도 갖고 있다.”

 

어떤 포메이션을 선택하든 간에, 시세는 견고한 수비력과 사디오 마네와 같은 선수들의 환상적인 개인기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시세가 자국 출신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대표팀을 월드컵으로 인도한 원동력이었다. 세네갈 국민들은 적어도 2002년 프랑스의 브루노 메추 감독이 이루었던 8강 진출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만약 조별 예선에서 탈락한다면, 특히 경기 내용마저 지루하다면, 시세와의 동행은 아마 불행한 결말로 끝날 것이다.

#예상 베스트11

(4-2-3-1) 압둘라예 디알로 - 사발리, 쿨리발리, 사네, 가사마 - 바두 은디아예, 게예 - 사르, 마네, 발데 - 사코

 

#Q&A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까?

바두 은디아예. 감독은 이 선수를 매 경기 선발 출장시킬 지 고민해 왔지만, 최근 경기에서 중원에 큰 힘이 되어 주면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세네갈의 현실적인 목표는 어디쯤이 될까?

감독이 가지고 있는 실력을 그대로 발휘한다면, 적어도 2002년 팀처럼 8강까지는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글=살리프 디알로 (AP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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