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영국 가디언(특약)] 풋볼리스트는 영국의 권위지 ‘가디언(Guardian)’이 제공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개팀 프리뷰를 다음카카오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각국 전문가가 쓴 '월드컵 프리미어'는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는데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키플레이어: 트렌트 세인즈버리,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수비수

2014년 초반, 트렌트 세인즈버리는 세상을 자신의 발 밑에 뒀웠다. 그는 센트럴코스트매리너스와 함께 떠오르기 시작했고, 결국 그 시즌에 팀이 준우승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2014년 1월 유럽(네덜란드)으로 이적했다. 세인즈버리는 22살에 호주를 대표하는 젊은 선수 중 하나가 됐다.

 

호주 대표팀은 2013년말 월드컵 본선을 위해 감독을 바꾸고 변화를 줬다. 신임 안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베테랑 수비수 루카스 닐 대신 매트 스피라노비치 파트너가 될 선수를 찾았다. 젊고 재능과 기술을 겸비했으며 후방에서부터 빌드업을 잘 할 수 있는 선수를 바랐다. 세인즈버리가 적임자였다. 세인즈버리에게 좋은 미래가 열리는듯했다.

 

하지만, 축구도 인생처럼 운명이 끼어들어 장난을 칠 때가 있다. 세인즈버리는 네덜란드 PEC츠볼레 데뷔전을 공포영화처럼 치렀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넘어지며 스프링클러와 부딪혔다. 이 기이한 사고로 세인즈버리 무릎이 부러졌다. 세인즈버리는 월드컵 꿈을 접어야 했다.

 

세인즈버리는 2016년에야 그 기묘한 부상을 극복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건 마치 엄청난 실연을 당한 것과 같았습니다. 그런 일이 유럽 빅리그 경기장에서 벌어질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겁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어요.”

 

세인즈버리는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호주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졌다. 그들은 대담하고 용감하게 경기했지만 수비가 단단하지 못했다. 무려 9골을 내주고 3골만 넣었다. 그야말로 빠르게 탈락했다. 세인즈버리는 부상 이후 5달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고, 다시 츠볼레 주전 자리를 찾았다.

 

포스테코글루 호주 감독은 바로 세인즈버리를 대표팀에 선발해 주전 센터백으로 썼다. 세인즈버리는 대표팀에서 순항했다. 그는 ‘2015 호주 아시안게임’에서 6경기 선발로 출전해 팀이 우승하는데 기여했다. 스피라노비치와 호흡은 거의 완벽했다. 두 선수는 호주가 메이저대회 첫 우승컵을 차지하는데 큰 힘이 됐다. 갑자기 전 아시아가 키 크고 호리호리한 검은 머리 수비수를 알게 됐다. 세인즈버리는 토너먼트 3경기에서 무실점을 일궜고, UAE와 한 준결승전에서는 골을 넣었다. 세인즈버리는 결승전에서도 MVP가 됐고, 아시안컵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다.

 

3년이 지난 지금, 세인즈버리는 마침내 월드컵 출전이라는 꿈을 이루기 직전이다. 호주는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롤러코스터를 탔고, 결국 플레이오프까지 치른 뒤 러시아행 티켓을 딸 수 있었다. 새로 호주 지휘봉을 잡은 네덜란드 출신 판마르바이크 감독은 세인즈버리가 월드컵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인지 언급했다. 스피라노비치와 거친 국제 무대를 함께 누빈 세인즈버리는 대체불가 선수라는 이야기다.

 

월드컵은 10년 이상 힘겨운 싸움을 이어온 선수에게 주어진 보상이었을 뿐이다. 세인즈버리는 15살에 집에서 3718km 떨어진 캔버라 스포츠 교육원에 입소했고, 17살에는 다시 그곳으로부터 350km 거리에 있는 센트럴코스트로 갔다. 21살에는 네덜란드로 향했고, 다시 23살에는 중국으로 갔다가 다시 이탈리아 임대(인테르밀란)를 떠났다. 세인즈버리는 전형적인 축구선수가 아니다. 과거 호주 선수들과 비슷한 면이 많아 보이는 말수가 적은 선수다. 

 

“세인즈버리는 농담을 좋아하고 정말 느긋한 사람입니다.” 옛 팀동료 다니엘 맥브린은 세인즈버리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완벽주의자지만 항상 웃고 농담하길 즐깁니다. 세인즈버리는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붙이길 바라면서도 순간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내예요.”

 

그는 농담을 좋아하고 삶을 즐길 줄 아는 단호한 성격을 지녔다. 세인즈버리는 그라운드 위에서충분히 삶을 즐길 수 있지만, 최대한 집중하려고 한다. 그것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세인즈버리는 스위스 리그에서 뛸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다. 하지만, 세인즈버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호주 대표팀을 올려 놓는데 집중했었다. 세인즈버리는 지난해 호주가 지역예선을 힘겹게 통과하는 과정에서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세인즈버리는 포스테코글루 3백의 핵심이었다. 부상을 달고서 열심히 뛰었다. 세인즈버리가 없었다면 호주 선수들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TV로 월드컵을 시청했을지도 모른다. 사커루의 황금세대가 16강에 오르려면 유능한 센터백 세인즈버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전술 분석

감독이 바뀌었기 때문에 전술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베르트 판마르바이크 감독은 유기적인 4-3-3 포메이션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큰 대회를 앞두고 감독을 교체한 호주는 전력을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로 향한다. 전임 안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점유율을 높인 채 공격하고 전방 압박을 통해 경기하라고 강조했었다. 호주는 이 같은 방식으로 칠레, 네덜란드 경기를 치러 찬사를 받기도 했었다.

 

몇몇 사람들은 호주가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면서 ‘축구 2류 국가’라는 열등감을 떨칠 수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의 혁명은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태국과 이라크 원정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얻으면서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직행 티켓을 얻지 못했고, 시리아, 온두라스와의 연이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힘겹게 월드컵으로 갈 수 있었다.

 

베르트 판마르바이크가 지닌 철학이나 전술을 보면, 그가 이끄는 호주는 좀 더 실용적인 축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는 노르웨이, 콜롬비아와 친선전을 하며 포스테코글루가 사용했던 3-4-1-2, 3-2-4-1 포메이션을 사용하지 않고 4-3-3 포메이션을 썼다. 판마르바이크 감독은 풀백들을 좀 더 수비적으로 사용했다.

 

판마르바이크 감독은 예비엔트리 32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나는 빠른 축구를 좋아하고, 공격적인 축구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기는 것도 좋아한다.”

 

판마르바이크는 월드컵만 이끄는 단기 계약을 했다. 호주는 이미 월드컵이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그레이험 아놀드 감독과 장기 계약을 맺었다. 결과적으로 판마르바이크 감독은 급격한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지 않다. 확실한 것은 프랑스와 같은 팀과 경기할 때는 좀 더 수비를 확실히 하며 빠르게 역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매튜 렉키와 로비 크루스 그리고 니키타 루카비챠가 그 역할을 맡을 것이다.

 

#예상 베스트11

(4-3-3) 매튜 라이언 – 프란 카라치치, 트렌트 세인즈버리, 매튜 저먼, 아지즈 베이치 – 밀레 예디낙, 톰 로기치, 애론 무이 – 로비 크루스, 토미 유리치, 매튜 렉키

 

#Q&A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까?

크로아티아계인 젊은 풀백 프란 카라치치는 아마도 사고를 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키가 크고 힘이 좋다. 21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수비진을 이끄는 능력도 좋다.

 

공격수인 다니엘 아르자니도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 아르자니는 나이는 10대지만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고 특히 밀집수비를 상대로 무언가 특별한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호주의 현실적인 목표는 어디쯤이 될까?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팀을 16강으로 이끈다면 성공이라고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선에서 상대할 세 팀은 FIFA랭킹이 12위 이내에 있다. 정말 긍정적인 팬들만이 16강을 바라볼 것이다.

 

하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 조편성보다는 낫다는 평가도 있다. 당시 호주는 스페인, 네덜란드, 칠레와 무승부를 거뒀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선수들에게 확실한 비전을 공유하고 확실한 목표를 제시한다면 어려운 상대 중 하나는 뒤집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글= 리차드 파킨(가디언 오스트레일리아)

에디팅= 류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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