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영국 가디언(특약)] 풋볼리스트는 영국의 권위지 ‘가디언(Guardian)’이 제공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개팀 프리뷰를 다음카카오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각국 전문가가 쓴 '월드컵 프리미어'는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는데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키플레이어: 마티아스 베시노

마티아스 베시노는 14살에 축구의 비밀을 알려주었던 아버지를 잃었다. 그는 다른 가족의 지원 속에서 이탈리아에 진출했고, 오스카 타바레스 우루과이 감독의 관심을 잡을 수 있었다.

 

마티아스는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50km 떨어진 센트랄 에스파뇰에서 성인 무대 데뷔를 했다. 그의집이 있는 산 하신토에서 센트랄 에스파뇰까지 가려면 기차를 타고 상당히 오래 달려야만 했다. 베시노는 이후 나시오날로 이적했고 다음에는 이탈리아 무대로 갔으며 결국 국가대표팀에 부름을 받았다. 이것은 정말 길고 어려운 여정이었다. 베시노는 아버지에게 받은 영감을 따라왔다. 그는 오른쪽 손에 아버지에 관한 문신을 새겨 넣기도 했다. 2017년 8월 1일, 베시노는 유럽에서 명문 구단 중 하나로 이적하며 멋진 이야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인테르밀란과 계약하는 날, 그는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버지가 여기서 이 모습을 봤다면 뭐라고 말씀하셨을까요?”

 

마티아스의 아버지 마리오 베시노 역시 우루과이에서 최고 선수로 평가 받으며 리버풀 관심을 받았던 축구선수였다. 그는 고향 산 하신토를 연고로한 비다누에바에서 뛰다 훈련장으로 가는 길에 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비다누에바는 이후 마리오 베시노를 기리는 의미에서 홈경기장 이름을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마리오 베시노라고 바꿨다. “그날 밤, 저는 가족들을 식탁에 불러 모은 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야기 했었죠.” 베시노의 어머니 돌리가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삶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우리 가족은 강했고, 그저 주저 앉아 울거나 동정을 사려고 행동하지 않았어요.” 영어 교사였던 베시노의 어머니는 아버지 사후에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직업을 두 개 더 얻었다. 

 

돌리는 여전히 산 하신토에서 막내 아들 니콜라스와 함께 산다. 마티아스보다 두 살이 많은 누나는 변호사다. “니콜라스는 아버지 죽음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돌리는 “니콜라스는 이후로도 몇 달 동안 아버지를 찾았었죠. 그는 누가 집 문을 두드리거나 전화벨이 울리면 그게 아버지라고 생각하기도 했죠. 니콜라스는 당시 2살 반이었어요”라고 말했다.

 

마티아스는 4살에 아버지가 감독으로 있던 지역 유소년 팀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어마 돌리는 회상했다. “마리오는 마티아스를 몇 시간이고 가르쳤어요. 마리오는 마티아스가 이기길 바라지 않았어요. 축구를 배우길 바랐습니다.”

 

마티아스는 센트랄에스파뇰로 이적했고, 이후 매일매일 기차로 몬테비데오로 갔다. 마티아스는 집에 돌아오면 할머니 에스더에게 흰축구화를 건네줬다. 할머니는 다음날 마티아스가 떠나기 전까지 축구화를 깨끗이 닦아줬다. “마티아스는 축구화가 하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그 축구화는 마티아스에게 여기에 이르는데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를 떠올리게 해주는 역할도 했어요.”

 

“비가 퍼붓는 날에도 마티아스가 작은 가방을 메고 빗속을 가로질러 가는 걸 본적이 있었죠. 제가 ‘오늘 훈련하는거 맞니?’라고요. 마티아스는 제게 ‘방법을 찾아야죠’라고 답했었죠.” 마티아스의 삼촌 라울 펠레로는 당시를 떠올리며 말했다.

 

다니엘 산체스는 마티아스가 2010년 센트랄에스파뇰에서 데뷔했을 때 감독이었다. “제가 처음에 구단에 와서 15세 이하 팀을 맡았을 때 마티아스가 거기 있었어요. 저는 유소년 총괄 감독을 거쳐 1군 감독이 됐습니다. 당시 마티아스는 20세 이하 팀에서 뛰었는데, 그 감독이 제게 마티아스가 자신의 팀에서 최고라고 이야기해줬습니다.”

 

결국 마티아스는 또 한 명의 유망주 디에고 리올포와 함께 1군으로 올라갔다. 리올포는 현재 아르헨티나 상위팀 고도이크루스 스트라이커로 뛰고 있다. 당시 팀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고 잔류를 위한 싸움을 하고 있었다. 2010년 3월 6일, 마티아스는 투콰렘보와 한 경기에서 성인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교체로 들어가 30분을 뛰었고 팀은 4-1로 이겼다.

 

“교체로 들어가서 뛴 첫 몇 분 동안은 마티아스를 좀 더 공격적으로 사용했었어요. 책임감에서 자유롭게 해주려고 했었죠.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마티아스는 점점 우리 전술에 녹아 들었고, 자신의 자리를 확실히 만들었습니다.” (산체스 감독)

 

마티아스는 청소년 국가대표가 됐고 페루에서 열린 ‘2011 남아메리카 U-20 챔피언십’에 참가했다. 마티아스는 그 대회에서 골을 넣었고 우루과이는 ‘2012 런던 올림픽’으로 가는 티켓을 거머쥐었다. 마티아스의 어머니 돌리는 “마티아스는 제게 그 골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어요”라며 “마티아스는 계속해서 자신의 역사를 쓰길 바랐습니다”라고 말했다.

 

U-20 챔피언십에서 펼친 활약 덕분에 마티아스는 나시오날로 이적할 수 있었다. 18개월 후에는 피오렌티나로 이적했다. 이후 이탈리아 무대에서 칼리아리와 엠폴리 임대를 떠났고, 그곳에서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을 만났다. 사리는 마티아스를 성장시켰고,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자리에서 뛰게 만들었다. 마티아스는 정말 뛰어난 플레이를 했고, 당시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이었던 안토니오 콘테를 매혹시켰다. 콘테는 마티아스에게 이탈리아 국적을 취득해 이탈리아 대표팀에 합류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마티아스 어머니는 당시를 또렷하게 기억한다. “마티아스는 제게 그건 옳지 않은 일이라고 느꼈다고 했어요. 우루과이를 위해 뛸 기회를 기다리고 싶어했었죠.”

 

2016년 3월, 마티아스는 마침내 그 기회를 잡았다. 그는 브라질과 한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우루과이는 당시 0-2로 지다가 2-2로 동점을 만들었다. “당시에는 정말 걱정스러웠었죠.” 어머니 돌리는 “하지만 그 경기를 놓칠 수는 없었죠. 저는 마티아스의 모든 데뷔전을 지켜봤어요.” 이후 마티아스는 부상당하거나 징계로 경기에 나설 수 없을 때를 제외하고는 모든 대표팀 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지난 2017/2018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라치오전에 출전했다. 경기 결과에 따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인테르밀란은 경기 전 라치오에 승점 2점이 뒤져 있었다. 마티아스는 후반 36분 헤딩으로 결승골을 넣으며 팀에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선물했다. 인테르밀란은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게 됐다. “많은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이 골이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골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전술분석

최근 10년 동안 우루과이 축구를 지켜본 이라면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이 축구하는 축구를 알 수 있다. 타바레스 감독은 먼저 상대가 득점하기 어려운 수비진을 구축한다. 이후 공을 세계적인 수준에 이른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와 에딘손 카바니에게 보낸다.

 

우루과이는 항상 단단한 중앙수비진을 구축하고 풀백들도 꼭 필요할 때만 공격에 가담한다. 미드필더도 창의적인 능력보다는 투쟁적인 능력을 갖춘 선수로 채운다. 미드필더들은 공을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공격수에게 보내는 것에 집중한다. 이런 수직적인 축구가 지닌 목표는 단 하나다. 바로 상대에 타격을 주는 것이다.

 

우루과이는 한동안 수비를 단단하게 하거나 공격을 보강할 필요가 없었지만, 최근 들어 변화가 필요했다. 선수단이 큰 변화 없이 오래 함께 했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특히 미드필더부분을 일신해야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바꾸는 일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됐다.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경기방식도 함께 자리 잡았다. 타바레스 감독은 페데리코 발베르데, 로드리고 벤탄쿠르, 나이탄 난데스, 마티아스 베시노 등을 중용했다. 이런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기용하며 우루과이 스타일도 함께 바꿀 수밖에 없었다.

 

타바레스 감독은 오랫동안 유럽 스타일에 맞는 선수를 보유하지 못했다고 말했었다. 좋은 체격에 창의력까지 갖춘 선수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제 타바레스 감독은 그런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월드컵 예선전과 친선전을 마친 후 다른 방식으로 경기에 접근하려고 한다.

 

수비진은 큰 변화가 없다. 디에고 고딘과 호세 마리아 히메네스가 월드컵에서도 중앙 수비를 책임질 것이다. 왼쪽 풀백은 부상을 딛고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온 마르틴 카세레스가 맡을 것이다. 오른쪽 풀백은 경험 많은 막시밀리아노 페레이라와 젊은 기예르모 바렐라가 경쟁한다.

 

미드필더는 가장 변화가 많은 포지션이다. 마티아스 베시노는 인테르밀란에서 환상적인 시즌을 보낸 뒤 주전을 확보했다. 마티아스 파트너를 두고 벤탄쿠르와 발베르데가 경쟁한다. 두 선수모두 공격적인 능력이 출중하고 유럽 무대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성장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는 난데스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크리스티안 로드리게스는 전성기보다는 지구력이 떨어졌지만, 왼쪽 측면 미드필더 경쟁에서 조금 더 앞서 있다. 공격진은 역시 카바니와 수아레스다.

 

변화가 팀에 녹아 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압박을 중시하는 4-4-2 포메이션의 방향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앙 미드필더들이 좀 더 공을 잘 다루는 선수들로 바뀌면서 카바니와 수아레스는 좀 더 좋은 패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월드컵은 경험을 쌓는 무대가 아니다. 이집트와 하는 첫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타바레스 감독이 좀 더 수비적으로 팀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그런 수비적인 변화는 예전에도 있었다. 타바레스 감독은 ‘2007 코파아메리카’ 대회 도중에 3톱을 포기하고 수비적인 경기를 했었다.

 

#예상베스트11

(4-4-2) 무슬레라 – 바렐라, 고딘, 히메네스, 카세레스 – 난데스, 베시노, 발베르데, 크리스티안 로드리게스 – 수아레스, 카바니

 

#Q&A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까?

나이탄 난데스. 월드컵이 주는 압박감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부담은 난데스가 더 활약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 난데스는 페냐롤에서 21살에 주장을 맡았었고, 이미 보카주니어스에서도 스타플레이어로 활약 중이다.

 

-우루과이의 현실적인 목표는 어디쯤이 될까?

8강. A조에서 16강에 진출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16강에서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을 만나는 게 문제다. 그 난관을 극복하더라도 8강에서는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와 만날 것이다. 8강이 팀의 한계점이 될 것이다.

 

글= 이냐시오 샨스(엘 옵세르바도르)

에디팅= 류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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