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영국 가디언(특약)] 풋볼리스트는 영국의 권위지 ‘가디언(Guardian)’이 제공하는 ‘2018러시아 월드컵’ 32개팀 프리뷰를 다음카카오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각국 전문가가 쓴 '월드컵 프리미어'는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는데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키플레이어: 니콜라스 오타멘디의 비상을 기대하라

니콜라스 오타멘디는 지금도 여전히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축구의 꿈을 꾸며 걸어 온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7살 소년 시절, 오타멘디는 모친인 실비아 여사가 자신을 위해 준비한 맛있는 음식을 들고 721번 버스에 올라탔다. 한참을 달려 197번 도로 어디쯤 있는 사거리에서 불로뉴 다리 방향으로 향하는 15번 버스로 갈아탔다. 15번 버스는 카미노 델 부엔 아이에르와 마틴 피르로라는 이름의 지역을 향해 한없이 달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10블록을 걸어 올림픽 빌리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오타멘디가 그토록 사랑했던 벨레스사르스필드의 훈련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이 오타멘디가 가진 꿈의 종착점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졸업 1년을 앞두고, 그는 축구가 그의 살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가졌던 순수한 열정은 결과로 이어졌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서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에서 그는 자신의 자리를 확고하게 지켜내고 있다. 오타멘디의 목표는 흔들리지 않았다. 15살의 오타멘디는 복싱을 연습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외곽의 라 팔로마 라는 동네의 한 체육관에서 삼촌과 함께 손에 글러브를 끼고 땀을 흘렸다. 당시 벨레스의 16세 이하 팀을 이끌던 오마르 아사드 감독에게 복싱을 배우기 위해 체육관을 찾는 오타멘디의 모습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은 똑똑한 소년의 모습이었다. 당시만해도 오타멘디의 재능을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그의 이름이 동일 연령대 선수들 사이에서 오르내리는 일도 없었다. 단지 오타멘디 자신만이 축구선수로서의 성공을 확신하고 묵묵히 달리고 있었다.

 

언제나 묵묵하게 노력하는 그의 천성은 어쩌면 그가 걸어 온 성공의 궤적을 잘 설명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라운드 위에서도 묵묵히 누군가를 도왔고, 결국 기다리던 결과로 늘 이어졌다. 조금씩 성장하며 다양한 감독 아래에서 배웠다. 미구엘 앙헬 로소 감독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17세 이하 팀에서 성인 팀으로 승격시켜 기회를 줬다. 하지만 당장 성인 팀에서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단 한 차례의 프리시즌 훈련 후 다시 18세 이하 팀으로 강등됐다. 그를 강등시킨 것은 히카르도 라 볼페 감독이었다. 오타멘디는 좌절하지 않았다. 대신 인내심을 가지고 더 묵묵히 노력했다. 그리고 2008년, 아르헨티나 유소년 발굴의 대부인 휴 토칼리가 그의 꿈을 현실로 이끌었다. 오타멘디에게 처음으로 1군에서 실전을 소화할 짧은 기회를 줬고, 그의 꿈은 다시 더욱 거대한 꿈으로 변모했다.

오타멘디에게는 운도 따랐다. 올 여름 월드컵에서 페루 대표팀을 이끌 히카르도 가레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오타멘디로 하여금 측면에서의 역할을 맡겼다. 2009년 시즌 초반만 해도 벨레스가 우승컵을 차지하리라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못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자유계약처지에 놓일 뻔 했던 오타멘디가 팀의 영광을 이끄는 주인공이 되리라는 상상을 하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행운은 그와 함께했다. 장점인 빠른 발을 잘 활용했다. 리그 세 번째 경기에서 벨레스는 티그레와 맞붙었다. 칠레 출신의 수비수 발도 폰체는 왼쪽 손이 부러졌고, 대체자인 페르난도 토비오는 베네수엘라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에 소집되어 자리를 비웠다. 마지막 대체자인 마르코 토르시그리에리는 리저브팀에서의 퇴장으로 인해 징계를 받아 출전을 하지 못했다. 오타멘디는 유일한 대안이었다. 그라운드에 오른 오타멘디는 거침없이 달렸다. 88일 후, 그는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서 파나마를 상대로 한 평가전이 펼쳐지는 그라운드 섰다. 오타멘디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누가 봐도 대단한 반전이 담긴 이야기다. 너무나 짧은 시간에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많은 감정과 장면들이 소용돌이쳤다. 언론과 대중은 그에게 더 높은 기대를 갖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의 수 많은 어리고 유능한 자원들이 그와 비교의 대상이 되었다. 당시 오타멘디의 말은 늘 같았다. “너무나 많은 일들이 빠르게 벌어지고 있어요” 오타멘디에게는 ‘벽’, ‘수호자’, ‘황제’ 등 멋진 별명도 뒤따랐다. 하지만 그 무엇도 그를 정의하지 못했다. 그의 축구 실력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집에서 그를 묵묵히 기다린, 모친 실비아 여사였다.

 

오타멘디는 마치 자신이 맡은 수비를 완벽히 해내듯 자신의 사생활을 꽁꽁 숨겼다. 이혼한 부모님과 세 명의 형이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 그리고 세 명의 딸이 있다. 모레나, 미아, 발렌틴 이라는 세 딸들의 이름은 그의 배에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 하지만 딸들이 카메라에 노출되는 일은 막았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엘 탈라르 지역의 작은 집에는 여전히 오타멘디의 방이 있고, 어린 시절의 영웅이던 벨레스의 레전드들이 담긴 포스터들이 어지럽게 붙어있다. 유럽에서 주로 활약하지만, 그가 자주 고향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타멘디는 여전히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자라온 발자국들을 기억하고 있다. 아무도 자신을 믿지 않았던, 아무도 자신을 바라보지 않았던 시절의 모든 추억들 조차 말이다.

#전술 분석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쉽게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스페인처럼 훌륭한 훈련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독일처럼 탄탄한 구조를 가지지도 못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거나, 팀의 유대감이 브라질처럼 탄탄한 것도 아니다. 대신 리오넬 메시가 있다. 메시의 존재는 불가능은 없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메시가 제대로 활약한다면, 팀 전체가 나보다 그의 손아귀에 있을 것이다” 대표팀을 이끄는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의 고백이다. 아르헨티나의 현실적인 목표는 8강이다. 만약 그보다 이른 단계에서 탈락한다면 좌절스러운 결과가 될 것이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8강 이하의 성적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아르헨티나 국민들 중 ‘2014 브라질월드컵’, 2015-2016 코파아메리카의 결승에서 좌절한 대표팀의 모습을 잊은 사람은 없다. 팀의 정신적인 부분에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고, 엄청난 압박도 이어졌다.

 

아르헨티나의 약점은 골문이다. 세르히오 로메로가 부상으로 인해 월드컵에 승선하지 못했다. 윌리 카바예로는 첼시에서 지난 시즌 종종 그라운드를 밟긴 했지만 여전히 경험이 부족하다. 수비에는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유일하게 해외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삼파올리 감독은 수비라인 전체에 대한 고심을 거듭했고, 구성에도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결국 4명의 수비수를 세우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오른쪽의 가브리엘 메르카도는 다소 포지션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중원에도 물음표가 많이 찍힌다. 루카스 비글리아의 부상 때문이다. 골절에서 회복한 후 아직 체력을 회복하지 못했고 본선 무대에서 제대로 활약할 수 있을지 불안한 시선이 존재한다. 중원을 장악하고, 공을 소유하며, 경기 전체를 컨트롤 해야 하는 중원의 사령관 역할을 해야 하지만 선수 본인 역시 불안한 모습이다.

 

두 명의 미드필더들은 이번 월드컵에 나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약한 중국 리그에서 뛰고 있는 34세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대표팀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의 짝인 지오바니 로 셀소는 22세에 불과하다. 팀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가 조금 더 고군분투를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지오바니는 공격을 창출할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 지난 시즌 PSG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자신 보다 팀을 위해 조금 더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공격의 기회를 창출하고, 최전방과 중원 사이에서 패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마지막 걱정은 리오넬 메시의 폭발적인 파트너가 되어야 할 세르히오 아구에로, 곤살로 이과인이다. 그들의 역할은 메시가 홀로 월드컵 우승의 꿈을 꾸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마르헨티나는 메시가 있어도 패배할 수 있는 팀이지만, 메시가 없이는 절대 승리할 수 없는 팀이기 때문이다.

 

#예상베스트 11

(4-2-3-1) 카바예로(GK) - 메르카도, 파시오, 오타멘디, 타글리아피코 - 비글리아, 지오반니- 란시니, 메시, 디 마리아 - 아구에로

 

#Q&A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까?

지오반니 로 셀로다. 그는 유럽 무대를 경험하며 더욱 성장했다. 결정력을 갖춘, 완벽한 선수로 성장했다. 창조적인 미드필더의 모습으로 로사리오센트럴을 떠났고, PSG에서 그는 기술을 탑재했다. 팀 전체에 그가 끼치는 영향은 거대해졌다. 이제 그는 상대의 역습을 막아내는 수비수의 역할을 하고, 상대의 창을 막아내는 결정적 수비수의 역할도 한다. 물론 그의 첫 터치와 패스 역시 훌륭하다. 가끔은 상대의 페널티 지역에도 침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중원에서부터 어쩌면 그는 메시의 완벽한 조력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메시가 그토록 바랬던 존재가 될 수 있다.

 

-아르헨티나의 현실적인 목표는 어디쯤이 될까?

지상 최고의 축구 선수인 메시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의 현실적인 목표는 8강이다. 아르헨티나는 수년 동안 구조적인 문제와 판단 착오로 어려움을 겪었다. 상처를 안고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랐다.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은 팀을 맡은지 불과 1년 밖에 되지 않았고, 팀은 아직 고유의 색깔을 만들어내지 못한 상황이다.

 

글= 하비에르 사울(라 나시온)

에디팅=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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