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제주유나이티드 공격의 중심 이창민이 찌아구, 김현욱과 호흡을 맞추며 상승 효과를 내고 있다. 세 선수 모두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지난 14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7라운드를 치른 제주는 인천을 4-2로 꺾었다. 2연승을 거둔 제주는 초반 부진을 딛고 3승 2무 2패로 5위에 오르며 중상위권에 합류했다.

제주가 상승세에 들어가기 위해선 공격력 개선이 필수였다. 제주는 초반 다섯 경기에서 단 1득점에 그쳤다. 이 기간에 1승 2무 2패로 부진했다. 11일 6라운드에서 전남드래곤즈에 3-0 승리를 거둔 뒤 7라운드까지 대승을 거두며 두 경기 동안 7득점 2실점을 기록, 앞선 5경기와 완전히 달라진 팀 컬러를 보여줬다.

상승세에 필요한 건 새로운 공격 조합과 공격진의 컨디션 회복이었다. 공격에 확고한 주전이 없는 제주는 이은범, 진성욱, 류승우, 찌아구, 마그노 등 다양한 선수가 돌아가면서 뛰었다. 가장 좋은 효과가 났던 경기가 전남전이다. 이창민의 도움을 받은 찌아구의 골, 이창민의 골, 교체 멤버 류승우의 도움을 받은 김현욱의 골이 터졌다.

세 선수가 인천전에서 나란히 골을 기록했다. 제주는 전반 19분 인천 이윤표의 자책골로 앞서가기 시작해 찌아구의 도움을 받은 김현욱의 골, 이창민의 도움을 받은 찌아구의 골, 진성욱의 연계 플레이에 힘입은 이창민의 골로 대승을 거뒀다.

선수 세 명이 모두 연속골을 넣은 건 2010년 울산현대 이후 처음 나온 기록이다. 2010년 10월 30일과 11월 3일 경기에 걸쳐 오르티고사, 고창현, 까르멜로가 연속골을 넣은 바 있다.

연속골은 세 선수의 공격 조합이 잘 맞는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앙 미드필더인 이창민이 공을 잡고 하는 플레이의 비중이 높고, 공격을 주도하는 선수다. 공격형 미드필더 김현욱과 공격수 찌아구는 스스로 상대를 흔들기도 하지만, 이창민에게서 시작되는 기회를 살리는 경우가 많다.

키가 162cm에 불과하지만 빠르고 기술이 좋은 김현욱은 빠른 속도로 상대 수비의 빈틈을 찾아다닐 수 있다. 정적인 상황에서 공을 잡고 버틸 줄 아는 이창민과 다른 장점이다. 찌아구는 키가 192cm인 장신 타겟형 스트라이커로서 몸놀림이 유연하다.

찌아구가 K리그에 적응할 기미를 보인다는 점도 제주 공격에 호재다. 제주는 시즌 초부터 찌아구를 주전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1라운드 무릎 부상으로 계획이 틀어졌다. 선발로 복귀한 찌아구는 센스 있는 문전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창민은 찌아구에 대해 “키가 큰데 유연하고 발재간이 좋다. 앞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니폼 선물’ 세리머니의 뒷이야기

이창민은 인천전 막판 쐐기골을 넣은 뒤 유니폼 상의를 벗어던졌다. 관중석에 있는 팬에게 선물로 주는 세리머니였다. 방송 화면에는 근육질인 상체를 드러낸 채 웃는 이창민 뒤로 유니폼을 들고 환호하는 팬의 모습이 동시에 잡혔다.

이창민은 “3-2에서 상대가 따라올 수도 있었는데 쐐기골을 넣은 것이 기뻤다. 골을 넣은 시간대가 추가시간이었고 경고 하나를 받더라도 팬들에게 조금이나마 볼거리를 제공해 드리고 싶었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드렸다면 만족한다”며 경고 한 장과 팬의 즐거움을 바꿀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장면에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었다. 경기를 속행해야 했기 때문에 이도윤 주무가 재빨리 팬에게 다가가 유니폼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경기 직후 이창민은 구단을 통해 팬이 누군지 수소문했고, 즉석에서 ‘인증샷’을 찍었다. 나중에 클럽하우스에 초청해 사인 유니폼을 다시 전달할 예정이다.

사진= 제주유나이티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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