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그대로 주저 앉아 눈물을 흘렸다. 잘 싸우고도 졌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홋스퍼 공격을 이끌며 맹활약 펼쳤고, 팀 패배에도 그를 향한 칭찬은 이어졌다.

토트넘은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유벤투스에 1-2로 패했다. 앞선 1차전에서 2-2로 비겼던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내리 2골을 내주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1차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했던 손흥민은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에릭 라멜라 대신 최근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고, 웸블리에서 많은 골을 넣고 있는 손흥민을 선택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넣은 15골 중 13골을 웸블리에서 기록할 만큼 홈에서 강했다.

토트넘은 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끌고 갔다. 손흥민은 그 중심에 있었다. 손흥민은 전반 3분 만에 첫 슈팅을 때렸다. 안드레아 바르찰리를 앞에 두고 스텝오버를 한 뒤 왼발로 때린 슈팅은 유효 슈팅으로 연결됐다. 전반 23분과 37분는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가 슈팅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첫 골의 주인공도 손흥민이었다. 오른쪽에서 키에런 트리피어가 올린 크로스가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지나치자 뒤에서 자리잡고 있던 손흥민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와 잔루이지 부폰은 이미 골대 앞에 넘어져있어 손흥민의 슈팅을 막을 수 없었다.

유벤투스가 오른쪽 풀백으로 바르찰리를 기용한 것도 손흥민이 마음껏 측면을 휘젓는 데 도움이 됐다. 바르찰리를 노련한 수비수지만 측면보단 중앙이 편하고, 많은 나이 탓에 스피드가 많이 떨어졌다. 스피드와, 활동량, 순간적인 방향전환이 장기인 손흥민을 막기에는 버거웠다. 손흥민은 바르찰리를 앞에 두고 드리블 두번을 성공했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슈팅 7개를 날렸다. 그 중 3개는 골대 안쪽으로 향한 유효슈팅이었다.

잘 싸우고 있던 토트넘은 후반 15분 이후 유벤투스가 양쪽 풀백을 교체하고 전술 변화를 가져가면서 흔들렸다. 후반 19분에는 곤살로 이과인이, 후반 22분에는 파울로 디발라가 연달아 골을 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토트넘은 다시 경기를 뒤집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비록 토트넘은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유벤투스를 상대로 맹활약을 펼친 손흥민에 대한 칭찬은 여기저기서 나왔다. 현지에서 경기 분석프로그램에 출연한 리오 퍼드난드는 “손흥민은 오늘 인상 깊은 경기를 했다. 그가 토트넘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다”라고 평가했고, 스티븐 제라드는 “손흥민은 공을 가지고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모두 에너지가 넘쳤다. 상대 수비를 계속 혼란 시켰다”라고 손흥민을 칭찬했다.

경기가 끝난 후 눈물을 보인 손흥민은 “동료들과 팬들이 자랑스럽고, 서포터들의 기대에 못 미쳐서 죄송스럽다”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이어서 “마음은 아프지만, 이런 게 축구다. 우리는 다시 뛰겠다”라고 말했다.

사진= UEFA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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