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유럽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보루시아도르트문트도 레드불잘츠부르크의 무패행진을 막진 못했다. 황희찬은 언제나처럼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를 공략했고,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잘츠부르크는 9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이두나파크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16강 1차전에서 도르트문트를 2-1로 꺾었다. 원정에서 승리를 챙긴 잘츠부르크는 8강 진출에 한발 가까워졌고, 공식 경기 무패기록을 31경기로 연장했다.

황희찬은 무나스 다부르와 함께 투톱으로 출전해 잘츠부르크 공격을 이끌었다. 주말 리그 경기에서 발등 부상을 당하며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마르코 로제 감독은 도르트문트 원정에 황희찬을 데려갔고, 선발로 내보내며 신뢰를 보였다. 황희찬은 69분간 경기장을 누비며 기대에 충족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로제 감독은 경기 전 “기민하게 상대를 수비하면서 배짱 있게 공격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고, 선수들도 감독의 바람대로 경기장에서 움직였다. 잘츠부르크는 체력적으로 우수하고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해 역동적인 경기를 펼치는 팀이다. 도르트문트를 상대로도 앞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팀 컬러를 유지했다.

황희찬은 최전방에서 전력질주를 반복하며 상대 수비를 압박했다. 자신보다 체격이 큰 센터백들을 상대할 때도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으로 몸을 부딪혔다. 경기 내내 자기보다 10cm가 큰 오메르 토프락과 몸싸움을 하면서도 균형을 유지했고, 전반 27분에는 슈테판 라이너가 크로스를 올리자 수비를 이겨내고 몸을 날리기도 했다.

전반 40분에는 황희찬의 순간적인 판단력이 돋보였다. 페널티박스 밖에서 차베어 슐라거가 안쪽으로 스루패스를 연결하자, 황희찬은 오프사이드라인을 깨고 들어가 슈팅을 날렸다. 로만 뷔르키 골키퍼의 선방에 걸리긴 했지만 라인을 깨는 황희찬의 움직임과 패스를 넣어준 슐라거의 타이밍 모두 절묘했다. 황희찬은 전반 막판 발론 베리샤의 패스를 받아 슈팅을 때려 골대를 맞추기도 했다.

점유율을 도르트문트에 내주고도 위협적인 장면은 더 많이 만들었던 잘츠부르크는 기어코 후반 4분 선제골을 기록했다. 황희찬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황희찬은 엔드라인을 따라 돌파를 시도했고, 토프락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손을 써서 황희찬을 잡아당겼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베리샤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잘츠부르크는 7분 뒤 강한 압박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도르트문트가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베리샤가 다후드에게 연결되는 패스를 끊어냈고, 곧장 역습으로 전환했다. 하마두 하이다라와 라이너를 거친 공은 다시 베리샤에게 연결됐고, 베리샤는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 미드필더와 수비를 끌고 다닌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2골을 먼저 내주고 마음이 급해진 도르트문트는 공격진을 교체했고, 크리스티안 풀리시치의 크로스를 안드레 슈얼레가 페널티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밀어 넣으며 만회골을 넣었다. 그러나 더 이상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고, 잘츠부르크는 도르트문트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잘츠부르크는 이날 승리로 도르트문트의 무패 행진을 10경기에서 마감시키고, 자신들의 무패 기록은 이어갔다. 잘츠부르크는 이번 시즌 UEL에서 단 한 경기도 지지 않았다. 조별리그부터 11경기를 치러 7승 4무를 거뒀다. 2016년 샬케04전 패배 이후 계속된 유럽대항전 원정 무패기록도 10경기(5승 5무)로 늘렸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잘츠부르크는 공식경기 31연속 무패를 이어가고 있다. 잘츠부르크가 1강으로 평가 받는 자국리그 뿐만 아니라 유럽무대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차전에 승리한 잘츠부르크는 16일 홈에서 2차전을 치른다. 잘츠부르크가 우세를 지킬 경우 구단 최초로 유럽대항전 8강에 진출하게 된다. 잘츠부르크는 레드불잘츠부르크로 재탄생한 2005년 이후 16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사진=RB잘츠부르크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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