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예로부터 월드컵은 감독들의 무덤이었다. 결과가 미칠 파급이 그만큼 크다. 러시아로 가는 길에도 적지 않은 나라가 극약처방을 위해 감독을 교체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한 한국 대표팀도 그 중 하나다. ‘풋볼리스트’는 ‘2018 러시아월드컵’ 대륙별 예선이 종반으로 향하는 시점에 대륙별 감독 교체 현황을 정리했다. 누가, 어떻게, 왜 감독을 바꿨는지, 그 효과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알아보자.

 

아시아 축구계는 빠르게 변한다. 한국, 일본, 호주, 이란 등 전통 강호들이 예전만큼 강력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도 이란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전하고 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과 함께한 이란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한국, 일본, 호주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전히 안개 속에 있다.

 

최종예선 A조는 B조보다 더 굴곡이 컸다. 이란이 독주하는 가운데 한국이 고전하며 여전히 누가 월드컵 본선 티켓을 가져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혼전 속에서 감독을 바꾼 팀도 많다. A조 6개 팀 가운데 3팀이 감독을 경질했다. 카타르와 중국은 최종예선 초반에 감독을 바꿨고, 한국은 8라운드가 끝난 뒤에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했다. 아직 후임 감독 인선도 하지 못했다.

  

#왜 교체했나

교체 이유는 모두 같다. 성적 부진이다. 가장 먼저 교체를 단행한 나라는 카타르다. 카타르는 1.2라운드를 모두 지자 다니엘 카레노 감독을 경질했다.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둔 카타르는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에 참가하기 전에 꼭 월드컵 본선에 나가길 바랐다. 중국은 4라운드가 끝나고 가오홍보 감독을 해임했다. 1무 3패로 조 최하위로 떨어지자 중국축구협회는 결단을 내렸다.

 

한국은 계속되는 위기 속에서도 슈틸리케 감독과 8라운드까지 함께했다. 월드컵 2차 예선을 무실점 전승으로 이끈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 첫 경기부터 흔들렸다. 장기였던 수비가 흔들리며 중심을 잃었다. 한국은 몇 차례 위기 속에서도 슈틸리케를 신임하다 8라운드 카타르 경기에서 2-3으로 패하자 슈틸리케 감독과 계약을 끝냈다.

#어떻게 교체했나 

가장 먼저 감독을 바꾼 카타르는 빠르고 적절하게 후임을 선임했다. 카타르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2015/2016시즌 승격 팀인 알라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끈 호르헤 포사티 감독을 선택했다. 포사티 감독은 카타르 선수를 잘 알고 아시아 무대도 잘 아는 지도자다. 불 같은 성미에 치밀함까지 가지고 있는 명장으로 카타르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적임자였다.

 

중국은 대표팀 감독으로는 가장 좋은 경력을 지닌 리피를 선택했다. 리피는 광저우헝다를 맡아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경험도 있다. 무엇보다 리피는 능력 있는 코칭스태프를 대거 보유한 이다. 중국은 광저우헝다 지원을 받아 리피와 계약했다. 러시아 월드컵뿐 아니라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생각한 선임이었다.

 

한국은 위기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5라운드가 끝난 이후에도 슈틸리케 감독을 해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대한축구협회는 이를 듣지 않았다. 결국 교체해야 할 수밖에 없는 시기에 슈틸리케를 해임했다. 한국은 8월 31일 9라운드 경기를 앞두고도 아직 후임 감독을 선임하지 못했다.

  

#감독 교체 효과는?

카타르는 감독 교체 후 한 한국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한국에 졌지만, 경기력은 좋았다. 4라운드에는 시리아를 1-0으로 잡으며 첫 승을 올렸다. 하지만 완벽하게 분위기를 바꾸지는 못했다. 꼭 잡아야 했던 중국과 비겼고, 이란을 불러들인 6라운드에서는 0-1로 패했다. 카타르는 8라운드에 한국을 3-2로 누르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포사티 감독은 이 경기가 끝난 뒤 한 기자회견에서 사임을 언급했다. 그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중국은 리피가 부임한 후 단 1패밖에 하지 않았다. 리피는 부임 후 한 첫 경기였던 카타르전을 0-0 무승부로 끝낸 뒤 6라운드에 만난 한국을 1-0으로 눌렀다. 리피는 한국이 지닌 약점을 간파했고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리피는 이란 원정에서 0-1로 졌지만, 이어진 시리아 원정에서는 2-2로 비겼다. 중국은 여전히 최하위지만 더 좋아질 가능성을 확실히 지녔다.

 

한국은 여전히 미지수다. A조 2위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다. 하루가 급한 상황에서 후임 감독 인선이 끝나지 않았다. 한국은 9라운드 이란, 10라운드 우즈베키스탄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란에 패해도 우즈베키스탄만 잡으면 되지만 흐름이 매우 좋지 않다.

 

글= 류청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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