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제라르 데울로페우는 수많은 라 마시아(바르셀로나 유소년 팀) 출신 선배들처럼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할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최근 프로 무대에서 보인 활약을 바탕으로 A매치 복귀전을 치렀고 데뷔골까지 넣었다. 아직 데울로페우는 23세에 불과하다.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친선경기를 가진 스페인은 프랑스에 2-0으로 승리했다. 프랑스는 비교적 여유를 갖고 이번에 발탁한 유망주를 대거 선발 라인업에 기용했다. 스페인은 경험 많은 선수를 다수 기용했지만 승리를 책임진 건 스페인 역시 신예 선수였다.

데울로페우는 2012/2013시즌까지 주로 바르셀로나 B팀에서 활약하며 큰 잠재성을 인정 받았지만 1군에 자리잡는데 실패했다. 2013년 여름부터 에버턴, 세비야 임대 생활을 시작한 데울로페우는 어엿한 프로 선수로 탈바꿈했다. 활약을 바탕으로 2014년 5월엔 스페인 대표로 데뷔전도 치렀다.

지난 2015/2016시즌 에버턴으로 완전이적하며 바르셀로나를 떠난 데울로페우는 선발로 16경기에 출장하며 주전급 선수로 안착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날카로운 킥과 창조성에 비해 꾸준함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시즌 들어 다시 후보로 밀렸고, 전반기에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다 올해 1월 이적시장을 통해 AC밀란으로 임대됐다.

큰 희망 없이 떠난 임대였지만 밀란에서 보이고 있는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다. 공격진의 양과 질이 모두 부실했던 밀란에서 윙어와 최전방 공격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맡아 활약 중이다. 수비 부담 없이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이탈리아 축구 특유의 환경 속에서 천재적인 감각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9경기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했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스페인 대표팀에도 복귀할 수 있었다.

데울로페우는 지난 25일 이스라엘을 상대한 월드컵 예선전에는 결장했지만, 프랑스전 후반 22분 교체 투입되며 대표팀 복귀에 성공했다. 경기장에 들어가자마자 흐름을 바꿨다. 프랑스 문전에서 흐르는 공을 직접 따낸 뒤 돌파하다 로랑 코시엘니에게 걸려 넘어졌고,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 킥을 다비드 실바가 성공시키며 스페인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후반 32분 조르디 알바가 특유의 재빠른 오버래핑 후 땅볼 크로스를 제공했고, 파포스트 쪽에서 침투한 데울로페우가 전속력으로 질주하며 오른발을 툭 대 공을 밀어 넣었다. A매치 두 번째 경기에서 넣은 데뷔골이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시범적으로 활용됐고, 데울로페우의 골을 비롯해 결정적인 장면에 여러 차례 영향을 미쳤다. 후반전 시작 직후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헤딩골을 넣었으나 비디오 판독을 통해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동료들과 뒤엉켜 요란한 골 세리머니까지 마친 그리즈만은 멋쩍은 상황을 겪었다.

데울로페우의 골은 거꾸로 부심에 의해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그러나 비디오 부심은 무선장비를 통해 온사이드라는 분석 결과를 주심에게 전달했고, 결국 데울로페우는 골을 인정 받았다. 페널티킥 장면 역시 비디오판독이 엄격하게 보는 대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데울로페우는 이날 비디오 판독 시스템의 가장 큰 수혜자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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