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FC메츠와 원정 경기에 합류한 미드필더 권창훈(23, 디종FCO)이 투입 기회를 얻지 못했다. 현지 방송 중계진도 벤치에서 경기를 바라보는 권창훈의 모습을 여러번 비추며 관심을 보냈으나 예기치 못한 불운이 이어지며 데뷔전이 불발됐다.

디종은 이날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레이네가 골문을 지키고 샤피크-바로-로티에-부카무투가 포백 라인을 구성했다. 마리에와 아베이드가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로 조합을 이루고, 타바레스가 원톱으로 자리했다. 2선에 리스멜루-마르탱-아말피타노가 출격했다.

그 동안 디종은 디오니와 타바레스를 투톱으로 내세우고 타바레스로 하여금 전방과 측면을 오가도록 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공격 숫자를 하나 줄이고 중원과 2선 지역을 풍부하게 했다.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아말피타노가 좌측면에서 문전으로 접고 들어오며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고, 2선 중앙의 마르탱도 현란한 돌파로 기회를 만들었다. 리스멜루도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권창훈 역시 2선의 모든 지역에서 뛸 수 있는 자원이다. 후반전 어느 시점에는 이 세 명의 자리를 대신하거나,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한 명과 교체되어 공격 전술 변화의 열쇠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전반 38분 아베이드가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첫 번째 교체 카드가 허비됐다. 발몽이 아베이드의 자리를 채웠다.

전반 초반 공격 분위기를 주도하던 디종은 선수 교체를 전후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홈팀 메츠가 원톱 디아바테와 좌측면 미드필더 사르, 중앙 미드필더 두쿠레 등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을 중심으로 매서운 역습을 펼쳤다. 프랑시 미드필더 코아드의 크로스도 위협적이었다.

후반 시작 1분 만에 메츠가 선제골을 넣었다. 코아드의 크로스 패스가 문전 중앙의 디아바테를 거쳐 좌측면에서 침투한 사르에 배달됐다. 사르가 침착한 마무리 슈팅으로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올리비에 달로글리오 감독은 빠르게 두 번째 교체 카드를 썼다. 후반 6분 마르탱을 빼고 디오니를 투입해 주전 투톱 조합을 재가동했다.

세 번째 교체 카드가 남은 가운데 디종은 스스로 무너졌다. 후반 15분 수비수 로티에가 불필요하게 손을 쓰며 상대 공격에 파울을 가해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 센터백 한 명이 이탈하면서 마지막 교체 카드의 선택지가 줄었다. 달로글리오 감독은 곧바로 미드필더 아말피타노를 빼고 수비수 압델하미드를 투입해 수비 구멍을 메웠다. 

부상과 퇴장이라는 변수로 인해 권창훈에게 출전 기회가 주어질 수 없었다. 수적 열세에 놓인 디종은 설상가상으로 후반 21분 페널티킥으로 메츠에 추가골을 내주며 경기 주도권을 상실했다. 기세가 눌린 디종은 메츠 공격을 무리하게 방어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자주 범했다. 발몽과 마리에는 후반전에 나란히 경고를 받았다.

수적 열세 속에도 디종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바로가 문전에서 헤딩 슈팅으로 득점해 한 골을 만회했다. 종료 10여분을 남기고 다시 경기에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메츠는 아껴두었던 교체 카드를 경기 막판에 사용하며 시간을 지연했다. 흐름이 끊기면서 디종의 막판 추격도 결실을 맺지 못했다. 디종은 1-2로 패했다.

메츠 원정 결과는 뼈아프다. 경기 전 두 팀은 승점 24점으로 동률이었다. 디종이 골 득실 차 우위로 16위에 올라 있었다. 이번 패배로 두 팀의 순위가 뒤집혔다. 메츠는 승점 27점을 얻어 단숨에 강등권에서 멀어졌다. 메츠는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기도 하다. 디종은 18위 앙제와 승점 동률이 되었으나 골 득실 차 우위로 간신히 강등권까지 추락하지는 않았다.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17위다.

PSG와 홈 경기에 이은 리그 2연패. 보르도와 프랑스컵 경기를 포함해 공식전 3연패를 기록하며 디종의 분위기는 침체됐다. 3연패 이전 5연속 무패를 달리며 살렸던 희망의 불씨가 다시 꺼져가는 모습이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기대해야 하는 것은 권창훈의 활약이다. 

디종은 오는 12일 새벽 4시에 캉과 홈 경기로 리그 2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하루 전보르도와 홈 경기에서 0-4로 패한 캉은 해볼 만한 상대다. 한 경기를 덜치른 상황이지만 승점 25점으로 16위에 자리 잡고 있다. 맞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끌어내릴 수 있다.

이미 공격수 리비에레와 미드필더 사마리타노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는 디종은 메츠와 경기에 마르탱까지 쓰러졌고, 수비수 로티에 등 전력의 중추를 담당하는 선수를 잃은 채 캉과 경기를 치르게 됐다. 겨울 이적 시장에 합류한 권창훈과 하다디의 활용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다음 경기는 권창훈의 프랑스리그 데뷔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디종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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