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프로 스포츠 팀은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더라도 대중에게 노출시키지 않아야 한다. 최근 아스널은 선수들의 불만이 밖으로 드러나는 걸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아스널은 지난 4일(한국시간) 선두 첼시와 가진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완패했다. 승점차가 12점으로 벌어지며 그나마 붙잡고 있던 선두 추격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이번 시즌도 우승을 목표로 출발한 아스널은 38라운드 중 겨우 24라운드만 지난 상황에서 이미 우승을 놓치고 2위를 목표로 해야 할 처지다.

첼시에 패배한 뒤 수비수 로랑 코시엘니가 전술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코시엘니는 영국 일간지 ‘미러’를 통해 “몇몇 선수 말고 다른 선수가 뛰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팀으로서 뛰어야 하고, 그렇게 해서 메워야 할 공간이 있었다고 본다. 상대는 역습으로 우릴 공격했다”고 말했다.

전술적인 의견을 드러낸 발언이다. 선수 기용은 감독 고유의 권한이라는 축구계 통념을 깨고 선발 명단에 대한 이견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선수가 문제였는지는 말하지 않았으나, 이어진 발언을 참고한다면 첼시의 역습을 저지하지 못해 불만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아스널은 최전방에 알렉시스 산체스, 2선에 시오 월컷, 메수트 외질, 알렉스 이워비를 배치했다. 그 뒤에서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과 프란시스 코클랭이 미드필드를 맡았다. 수비수 나초 몬레알, 코시엘니, 슈코드란 무스타피, 엑토르 베예린 뒤에 골키퍼 페트르 체흐가 섰다.

전체적으로 수비력이 부족한 선수 구성이었다. 유일하게 수비가 장기인 미드필더 코클랭은 미드필드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파트너가 없는 상황에서 혼란에 빠진 듯한 경기를 했다. 최전방에서 강한 압박으로 첼시 역습의 속도를 늦춰줄 것으로 기대됐던 산체스는 불성실했다는 혹평과 함께 태업 논란이 일었다. 산체스는 서포터들에게 인사하는 관례를 따르지 않고 먼저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코시엘니는 “어렵다. 수치상 아무것도 정해진 건 없지만 굉장히 복잡해졌다는 걸 누구나 안다”며 1위 경쟁이 힘들어졌다는 걸 인정했다. 이어 “우리의 원래 경기, 원래 패스, 원래 움직임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아스널의 전술과 경기력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산체스는 첼시전 ‘태업 논란’에 앞서 지난 1월 그라운드에서 심한 분노를 표출해 화제를 모았다. 하위권 본머스를 상대로 간신히 동점골을 넣은 경기 막판, 올리비에 지루가 재빨리 경기를 재개하기는커녕 골 세리머니에 긴 시간을 허비했을 때였다. 이즈음 산체스의 감정 기복은 현지에서 여러 차례 화제가 됐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첼시전의 엉성한 플레이 때문에 산체스의 심리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제기되기 시작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선수들을 잘 통제하지 못한다는 분석은 계속 이어져 왔다. 최근에는 산체스와 같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집중력 하락으로 전술 완성도가 떨어지고, 나빠진 경기력이 다시 코시엘니의 불만을 이끌어내고, 이 과정이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전달되며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는 악순환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슈퍼 스타는 영입하지 않는다던 벵거 감독은 2013년 여름 노선을 변경해 메수트 외질을 데려갔다. 그 뒤로 몸값 비싼 선수들이 하나둘 합류했고, 아스널은 마침내 긴축 정책에서 벗어나 우승 자격을 갖췄다는 평을 듣기 시작했다. 여전히 4위 언저리에 머무른다면 스타 위주 선수단이 느끼는 불만은 전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아스널은 선두권 중 기복이 심한 편이다. 일단 승리를 놓치기 시작하면 승점을 많이 잃어버린 뒤에야 본 궤도로 돌아간다. 지난해 11월 3경기 연속 무승부(UCL 포함),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에는 2연패를 당했다. ‘연패가 없는 팀이 강팀’이라는 속설과 딴판이다. 선두 첼시는 10월 본궤도에 오른 뒤 패배나 무승부를 당하더라도 다음 경기에서 바로 승리하며 승점 손실을 최소화했다.

벵거 감독의 계약 연장 여부는 최근 잉글랜드 축구계의 관심사 중 하나다. 매년 반복된 뉴스지만, 2연패를 당한 지금 입지가 불안한 듯 보이는 뉴스가 쏟아지는 건 벵거 감독의 위상이 떨어졌다는 걸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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