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모예스 에버턴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데이비드 모예스 에버턴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경기 중 동료 선수들끼리 몸 다툼을 벌여 퇴장이 발생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그런데 정작 소속팀 감독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2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2라운드를 치른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에버턴에 0-1로 패배했다. 맨유는 전반 29분 듀스버리홀에게 전진을 허용했고 박스 앞에서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다. 수적 우위 속에도 반전을 가하지 못한 맨유는 결국 무득점으로 3경기 연속 무승에 빠지게 됐다. 맨유는 승점 18점을 유지하며 리그 10위에 머물렀다.

이날 에버턴은 경기 초반 선수단 사이의 불필요한 행동으로 인해 수적 열세를 겪었다.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던 전반 13분 이드리사 게예가 페널티 박스 쪽에서 센터백 마이클 킨에게 애매한 패스를 건넸다. 이때 게예가 킨에게 다가가며 언쟁이 시작됐는데 킨이 게예를 몇 차례 밀어내는 과정에서 게예가 킨의 안면을 손으로 밀쳤다. 골키퍼 조던 픽포드가 뒤늦게 달려와 두 사람을 말렸지만, 토니 해링턴은 폭력 행위로 게예에게 레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행히 팀은 듀스버리홀의 득점으로 승리했다. 수적 열세였지만, 전반 29분 선제 득점에 성공했고 추가시간 포함 70분가량을 10명으로 버티며 소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승리를 거둬 다행이지만, 경기 중 동료끼리 몸 싸움을 벌여 위기를 자초했다는 점은 분명 사령탑 입장에서 분노 사유였다.

이드리사 게예(에버턴). 에버턴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드리사 게예(에버턴). 에버턴 공식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데이비드 모예스 에버턴 감독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 후 모예스 감독은 영국 공영방송 ‘BBC’를 통해 “사실 난 선수들이 싸울 때 꽤 좋아한다. 나는 그들이 강해지길 원한다. 누군가 충분히 잘하지 못했을 때 그걸 그냥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란다. 누군가 옳지 않은 일을 한 것”이라며 “우리에게 결과를 가져다 준 그 탄력성과 터프함을 원한다면, 그런 식으로 행동할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라며 게예와 킨의 충돌을 감쌌다.

그럼에도 경기 중 폭력 행위를 보인 건 정당화될 순 없다. 가해자가 된 게예는 경기 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먼저 팀 동료 킨에게 사과하고 싶다. 나는 내 행동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진다. 또한 팀 동료들, 스태프, 팬들, 그리고 클럽에도 사과드린다. 일어난 일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지향하는 가치들을 반영하지 않았다. 감정이 격해질 수는 있지만, 어떤 것도 그런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며 고개 숙였다. 더불어 게예는 경기 후 라커룸에서 선수단에게 공개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편끼리 싸워 퇴장을 당한 사례는 PL 역사상에서도 드문 일이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PL에서 같은 팀 동료와 충돌해 퇴장당한 사례는 2000-2001시즌 이후 3번째다. 2005년 애스턴빌라전에서 뉴캐슬유나이티드의 리보이어와 키런 다이어 그리고 2008년 웨스트햄유나이티드전에서 스토크시티의 리카르도 풀러와 앤디 그리핀 간의 충돌이 있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에버턴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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