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드 벨링엄(잉글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주드 벨링엄(잉글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영국 공영방송 BBC가 이안 라이트의 발언을 인용하며 주드 벨링엄이 최근 영국 언론과 여론으로부터 받는 비판이 “인종적 편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문제 제기를 집중 조명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상징적 스트라이커였던 라이트는 BBC에 공개된 ‘더 오버랩(The Overlap)’ 채널 인터뷰에서 “일부 사람들은 흑인 슈퍼스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벨링엄을 향한 불균형적 비판의 배경을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벨링엄은 지난 알바니아전에서 교체된 뒤 보인 반응 때문에 일부 매체로부터 ‘태도 문제’ 지적을 받았고, 잉글랜드 대표팀 토마스 투헬 감독도 상황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라이트는 이 같은 비판의 강도가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며, 이는 단순한 경기 태도가 아닌 “그의 피부색과 존재감이 특정 집단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라이트는 “주드는 언론이 제어할 수 없는 존재다. 그는 ‘나는 여기 있고, 나는 흑인이고, 자랑스럽고, 싸울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드러낸다”며 벨링엄을 둘러싼 보도의 프레임이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의 능력과 영향력은 특정 사람들에게 두려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벨링엄은 2020년 버밍엄시티를 떠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거쳐, 역대 최고 수준의 이적료(최대 1억1,590만 파운드)로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 라리가·챔피언스리그 더블 우승을 이끌며 23골 13도움을 기록했고, 유로 2024에서는 스웨이클로바키아전 95분 오버헤드킥 결승골로 잉글랜드를 8강으로 올린 핵심 선수였다. 

그럼에도 최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주전이 아닐 수 있다는 보도까지 등장하며 논란이 커진 상황이다.

BBC는 라이트의 발언을 통해 최근의 논쟁이 새로운 것이 아님을 지적했다. 과거 라힘 스털링은 유로 2016 당시 언론의 불합리한 타겟팅을 느꼈다고 밝힌 바 있고, 2018년에는 일부 영국 매체가 흑인 선수들을 차별적으로 묘사한다고 공개 비판했다.

라이트는 이와 같은 맥락을 짚으며 “사람들은 은골로 캉테 같은 ‘겸손한 흑인 선수’는 좋아한다. 하지만 폴 포그바나 벨링엄처럼 에너지 있고, 스스로를 드러내는 흑인 슈퍼스타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편견이 벨링엄에게 향하는 비판의 강도를 발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벨링엄이 10월 웨일스·라트비아전 명단에서 제외되었다가 이번 세르비아·알바니아전에서 다시 합류한 점도 BBC는 언급했다. 

알바니아전에서는 65분 교체 투입돼 84분 다시 교체되며 논란의 장면이 나왔지만, 투헬 감독은 “승부욕 강한 선수는 누구나 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규율과 존중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BBC는 기사 말미에서 사카·래시포드·산초가 유로 2021 결승전 이후 SNS에서 심각한 인종차별을 당했던 사례, 그리고 맨체스터 사우스에 있는 래시포드 벽화가 훼손된 사건 등을 상기시키며, 잉글랜드 축구계에 여전히 남아 있는 구조적 문제를 다시 한 번 환기했다.

라이트는 “경기장에서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치고, 목소리를 내고, 두려워하지 않는 흑인 선수는 어떤 사람들에게 위협이 된다”며 “벨링엄이 바로 그런 선수”라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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