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이 사용하는 스리백 전형과 포백 전형 사이에 선수들의 역할은 큰 차이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는 사실이기도 하고 일견 타당한 구석이 있는 것도 맞지만, 현재 대표팀의 진정한 문제점을 암시하는 발언이기도 했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치른다. 10월 기준으로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가나는 73위에 위치해있다.
홍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은 좀처럼 패배하지 않는 팀이 됐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부터 시작해 18경기에서 11승 5무 2패로 성과가 나쁘지 않다. 2번의 패배도 서로 차포를 떼고 붙은 일본과 경기, 한국에 유독 강한 브라질과 경기였기 때문에 최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여전히 홍 감독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다.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여러 논란들이 결정적이었지만, 이를 타개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까닭이기도 하다. 축구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는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기에 설령 선임 과정에 잡음이 있었더라도 경기장에서 내용과 결과로 말했다면 여론이 지금보다는 나았을 수 있다.

홍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번갈아 활용하며 대표팀에 다양성을 불어넣고자 한다.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처음 3-4-2-1 전형을 들고 나왔고, 9월 미국 원정과 10월 A매치 총 4경기에서 유럽파가 포함된 스리백 전형을 실험했다. 일본 대표팀의 스리백을 차용해 손흥민을 비롯한 공격진을 보다 공격에 집중하게 만들기 위한 복안이었다. 완성도에 대한 의문과 별개로 손흥민의 공격력이 좋아지는 효과는 분명 얻었다.
다만 11월 A매치 볼리비아전에는 익숙한 포백, 4-2-3-1 전형으로 회귀했다. 관련해 홍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팀은 그동안 해왔던 형태에서 포백으로 바꿔서 나왔다. 거기에는 한두 가지 이유가 있다. 그동안 하지 않았던 걸 짧은 시간에 변형해서 적응할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라고 설명했다.
가나전을 앞두고는 포백과 스리백에서 선수들의 역할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도 강조했다. 홍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자꾸 얘기하지만 역할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선수들이 하면서 느낄 수 있고 협력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내일 경기를 통해서 전체적으로 팀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시간을 충분히 할애할 수 있는 클럽팀과 달리 2주간 소집되는 A매치 몇 번이 전부인 대표팀 특성상 선수 개개인의 역할에 극적인 변주를 줄 수는 없다. 전형이 바뀌더라도 기본적인 틀이나 선수 개개인의 역할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홍 감독의 발언은 일반론이기에 일견 타당해보인다.
실제로 대표팀 전술은 스리백과 포백을 쓸 때 큰 차이가 없다. 볼리비아전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4-2-3-1 전형으로 시작했지만 후방 빌드업을 할 때는 한쪽 풀백이 내려서고 한쪽 풀백이 높게 올라서면서 3-2-4-1에 가까운 전형이 만들어진다. 3-4-2-1 전형의 공격 시 포메이션과 다르지 않다. 여기서 풀백의 전진, 미드필더의 빌드업 가담 등이 더해지면 3-1-6 대형이 갖춰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스리백과 포백에는 분명한 차이도 있다. 같은 투 볼란치를 쓰더라도 스리백과 포백에서 중원 구성은 사뭇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공격진 동선 역시 윙어 2명이 있는 4-2-3-1과 공격형 미드필더 성향 2명이 있는 3-4-2-1은 공격진 역할이 달라져야만 한다. 세부 전술이 없고 개개 역할만 부여하면 공격과 수비를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결과를 낳는다.


실제로 1년 넘게 대표팀에 계속된 문제는 다양한 공격 패턴의 부재와 이로 인한 개인 기량 의존 심화에 있다.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 분류된 이래 대표팀 공격 패턴은 손흥민 등을 위시한 뒷공간 공략, 측면에서 개인 기량으로 뚫어낸 뒤에 크로스로 요약할 수 있다. 뒷공간 공략은 분명 손흥민의 장점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손흥민은 단순히 뒷공간으로 쇄도할 때가 아니라 다른 선수가 만든 공간에 순간적으로 침투할 때 가장 파괴적이다. 그런 세부 움직임 없이 뒷공간을 향하는 패스만 들어갈 경우 대표팀은 빠른 역습 이외에 다른 무기를 스스로 버리는 셈이 된다.
크로스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이 스트라이커로 출전하면 양질의 크로스가 올라오더라도 그 공격이 성공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손흥민이 크로스를 통해 득점한 멕시코전의 경우 오현규가 적극적인 수비 경합을 가져갔기 때문에 손흥민이 정확한 슈팅을 구사할 수 있었다.
홍 감독은 대표팀 부임 후 최근 들어 정신력에 대한 강조 빈도가 늘어났다. 애초 홍 감독의 장점은 전술보다도 선수들의 정신력을 관리하는 데 있었다. 일례로 10월 A매치 브라질전 대패를 당한 이후 파라과이전 승리를 거두자 해당 2연전이 월드컵 1차전 대패 후 2차전에 빠르게 회복하는 시뮬레이션을 한 것이었다고 말하며 선수들의 회복탄력성을 시험한 바 있다. 이번 볼리비아전에도 승부욕과 근성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전반 어려움에도 후반에 이를 극복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이러한 정신력에 날개를 달아줄 세부 전술의 중요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미 정신력이 무장된 듯한 한국 대표팀이라면 특히 그렇다. 볼리비아전 후반 5분을 보자. 볼리비아 공격을 끊어낸 뒤 이강인이 공을 달고 역습을 시도할 때, 수비 진영에 있던 7명의 선수 중 이강인을 돕거나 주변으로 움직여 볼리비아 선수들을 분산시키는 움직임을 가져간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이강인은 특유의 공 소유 능력으로 기어이 동료에게 패스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으나 자칫 볼리비아에 또 다른 공격 기회를 제공할 뻔했다. 이 장면은 세부 전술의 부재를 드러내는 동시에 홍 감독이 경기 후에 누차 강조하던 ‘승부욕과 헌신’ 측면에서도 의문이 들게끔 만들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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