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성(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엄지성(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엄지성의 국가대표 첫 선발 경기가 다가온다. 이번 엔트리에서 유일한 전문 윙어 엄지성에겐 일종의 오디션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와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치른다. 지난 10일 한국은 브라질을 만나 0-5로 패했고, 파라과이는 일본과 2-2로 비겼다.

킥오프 1시간 전 홍명보호의 선발 명단이 공개됐다. 브라질전과 비교해 손흥민, 황인범, 김민재를 제외하고 전원 로테이션이다. 김승규, 김문환, 김민재, 이명재, 이한범, 김진규, 박진섭, 엄지성, 이동경, 황인범, 손흥민이 선발 출격한다. 송범근, 조현우, 김주성, 김지수, 설영우, 이태석, 조유민, 백승호, 옌스 카스트로프, 원두재, 이강인, 이재성, 정상빈, 오현규, 황희찬은 벤치 대기한다.

선발 라인업을 대거 바꾼 가운데서도 특히 이채로운 이름이 엄지성이다. A매치 교체 출장만 세 번 경험한 엄지성에게 첫 선발 기회가 왔다. 엄지성은 지난 2022년 파울루 벤투 감독 아래서 데뷔했고, 아이슬란드 상대로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이후 홍명보 감독도 엄지성을 꾸준히 대표팀 공격진 후보군 중 하나로 생각하며 관리해 왔다. 홍 감독 부임 초기인 지난해 9월과 10월 연속 교체출장하기도 했다. 다만 10월 요르단전은 선발 멤버 황희찬의 부상으로 엄지성이 교체 출장했다가 그마저 부상당하며 불운하게 28분 활약에 그친 바 있다.

엄지성은 이번 대표팀 엔트리에서 유일한 윙어라는 특징이 있다. 2선에 배치될 수 있는 선수는 많지만 이동경은 세컨드 스트라이커 성향의 골잡이, 이강인은 플레이메이커 성향, 이재성과 옌스 카스트로프은 중앙 미드필더 성향, 정상빈은 윙백으로 간주되고 있이다. 손흥민은 스트라이커로 분류되고 있으며 황희찬은 부상으로 이번 2연전에서 뛰기 힘들다.

홍명보 감독이 지난 9월부터 적극 도입하고 있는 3-4-2-1 대형은 숫자 배열에서 보듯 전문 윙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측면공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공격진 혹은 윙백 중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측면 공격수의 자리에 이동해야 한다. 지난 9월에는 손흥민이 이 임무를 능숙하게 수행했지만 브라질전에서는 아무도 이를 해내지 못해 측면 공격이 답답해졌다.

엄지성의 소속팀 스완지시티가 잉글랜드 챔피언십(2) 구단인 점, 엄지성이 주전급 선수이긴 하지만 챔피언십에서 그다지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빅 리그 선수가 즐비한 한국에서 주전을 차지하기에 부족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윙어 성향 선수는 선발이든 교체든 필요하다. 전술에 따라 소속팀 활약상과 대표팀 입지가 엇갈리는 경우는 흔하다. 일본 대표팀도 한때 미토마 가오루, 구보 다케후사 등 간판스타들을 번갈아 벤치로 내리면서 이들보다 명성이 떨어지는 이토 준야는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 붙박이 기용하곤 했다.

엄지성(스완지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엄지성(스완지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엄지성. 대한축구협회
엄지성. 대한축구협회

 

일단 10월 소집 명단 중 엄지성이 선발로 한 경기 뛰는 건 홍명보 감독이 쉽게 내릴 만한 조치였다. 이제 공은 엄지성에게 넘어갔다. 엄지성 스스로 앞으로도 대표팀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할 만한 능력을 파라과이 수비 상대로 보여줘야 한다. 엄지성은 기본적으로 윙어이면서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영리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다. 자신의 파괴력을 보여주면 금상첨화지만 그러지 못하더라도 다른 동료들의 보조자로서 좋은 퍼즐임을 보여준다면 월드컵 본선 멤버가 될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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