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희(제주SK). 김희준 기자
남태희(제주SK).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제주] 김희준 기자= 남태희가 다사다난했던 시즌을 돌아봤다.

지난 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 제주SK가 수원삼성에 2-0으로 이겼다.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던 제주는 1, 2차전 합계 3-0으로 K리그1 잔류를 확정지었다.

제주가 홈에서 K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경기 시작 1분도 안 돼 김승섭의 강한 압박에 이은 선제골로 앞서나갔고, 전반 40분에는 김준하가 이기제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종아리를 스터드로 가격당해 이기제의 퇴장을 이끌어냈다. 전반 추가시간 4분 유리 조나탄의 강한 전방압박에 이은 이탈로의 득점으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제주는 후반에도 자신들의 템포로 경기를 운영하며 승기를 굳혔다.

이날도 남태희는 변함없이 선발로 나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공격 상황에서는 특유의 공 소유 능력으로 상대 압박을 벗어나 동료들에게 패스를 공급했고, 수비 상황에서는 적절한 포지셔닝을 통해 수원이 쉽사리 전진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후반에는 공격적으로 나서 직접 득점을 노리는 모습도 보였는데, 올 시즌 6골 4도움으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남태희의 공격은 수원에 큰 부담이 됐다.

남태희(제주SK). 서형권 기자
남태희(제주SK). 서형권 기자

우여곡절 끝에 잔류에 성공한 남태희가 이번 경기와 올해를 돌아봤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여러 생각이 든다”라며 “이번 시즌에는 우리 실수지만 이게 말이 되나 싶은 상황이 많았다. 그래서 경기를 하면 할수록 그런 실수들이 많아져서 이번 시즌이 많이 힘들었다. 많은 걸 배웠다”라며 다소 불운한 시즌이었다고 총평했다.

이어 “이번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우리 팀이 상위 스플릿에 진출하는 거였다. 그렇지만 경기를 할수록 잔류가 목표로 바뀌면서 힘든 게 있었다”라며 “김학범 감독님께서 모든 책임을 지고 나가셨다. 그래서 우리 선수들이 하나가 돼서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다. 개인적으로는 최대한 경기를 많이 뛰면서 팀에 도움을 주려고 했고,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마무리한 것 같아서 그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며 마음처럼은 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제주가 어려움을 겪은 이유와 반등한 비결은 무엇일까. 남태희는 “K리그는 상위 팀이든 하위 팀이든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하나의 실수로 경기 결과가 많이 바뀌는 것 같다. 우리 팀 선수들이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시즌에 실수로 힘든 시즌을 보냈다. 다음 시즌에는 조금 더 성숙한 모습으로 경기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며 “감독님이 바뀌시고 김정수 코치님께서 팀을 잘 이끌어주셨지만 매 경기가 고비였다. 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 닥쳐와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제주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지역 특성 때문인지 선수들이 많은 시간을 함께한다. 그 덕에 끝까지 선수들이 흐트러지지 않고 하나가 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마지막까지 함께 고난을 극복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남태희(제주SK). 김희준 기자
남태희(제주SK). 김희준 기자

이제 남태희는 카타르로 가서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카타르 메시’라는 별칭에 걸맞다. 남태희는 “집이 카타르여서 카타르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일정이 정해지면 다시 한국에 올 것 같다. 집은 제주에도 있는데 우리 집은 카타르에 있다. 애들은 카타르가 집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는 여기서 다니는데 애들이 카타르에서 태어나서 잠깐 한국에 나와있는 줄 안다. 애들이 더 카타르를 가고 싶어한다”라며 웃었다.

또한 “제주 생활에 너무 만족하고 팀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적응하는 데 큰 문제없이 잘 적응했다. 우리 가족도 학교도 잘 다니고 있고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다”라며 “계약은 내년까지 돼있다. 제주에서 뛸 수 있으면 너무 감사하다”라고 가능하면 제주와 인연을 이어가겠노라고 말했다.

남태희는 마지막으로 시즌 내내 제주를 응원해준 팬들과 2차전 먼 길을 찾아온 수원 팬들에게 모두 감사를 전했다. “그래도 다행히 K리그1에 잔류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우리 팬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원정도 비행기 타고 항상 와주시는 팬들이 대단하시다. 그런 부분이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 오늘도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우리 입장으로서는 오늘 행복한 하루지만 반대로 수원은… 수원은 정말 많은 팬들이 경기에 와주시고 응원하시는 걸 봤다. 선수들도 그런 모습을 보면 감사하다. 그런 분위기에서 경기를 뛰는 게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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