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제주] 김희준 기자= 김승섭이 자신이 성장을 이뤄낸 김천상무에 특별한 방식으로 감사를 전했다.
7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 제주SK가 수원삼성에 2-0으로 이겼다. 앞선 1차전 1-0으로 승리한 제주는 1, 2차전 합계 3-0으로 K리그1 잔류를 확정지었다.
김승섭이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 이어 2차전에도 레프트윙으로 선발된 이유를 경기 시작 1분도 안 돼 보여줬다. 권완규에게 강한 압박을 가해 높은 위치에서 공을 끊어내고 2대1 패스를 한 뒤 왼쪽 페널티박스에서 공을 잡았다. 좋은 발기술로 수원 수비를 무력화시켰고, 다소 각도가 없는 곳이었음에도 반대편 골문을 보고 시도한 슈팅이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김승섭이 득점한 시간은 전반 55초였다. 역대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틀어 가장 이른 시간 들어간 득점이었다. 제주는 이 득점에 더해 이탈로의 추가골까지 나오며 이기제가 퇴장당한 수원을 제압하고 K리그1에 잔류했다.

김승섭은 제주의 잔류에 자신의 지분이 절반 정도 된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승패를 떠나 모든 축구인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던 주요 원인은 이른 시간 득점이 아니었나 싶다”라며 “잔류 지분은 내가 판단하기보다 모든 축구인들이 봤을 때 정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는 50% 정도를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원이 빌드업을 하는 과정에서 권완규 선수가 실책을 해서 공이 유리 선수에게 떨어졌다. 유리 선수가 욕심을 안부리고 내게 내줬고, 내가 솔로 플레이를 통해 골을 뽑아내서 다행이었다”라고 득점 장면을 복기했다.
제주에는 대전하나시티즌에서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한 김승섭을 비롯해 여러 베테랑이 승강 플레이오프를 겪은 바 있다. 관련해서는 “나는 승강 플레이오프 경험이 많다. 김천과 했을 때가 기억이 남는다. 내 골로 승리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골로 마무리할 수 있어 좋았다.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아닐까 싶다”라며 “나뿐 아니라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한 형들이 많다. 이런 경기는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의욕만 앞서는 게 아니라 경기 운영과 템포를 조언해줬다. 많은 얘기들이 경기장에서 도움이 됐다. 이런 경기는 팀워크와 밸런스가 중요하다. 수원보다 제주의 팀워크가 더 잘 먹혔다”라고 말했다.
김승섭은 오래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던 선수였다. 제주에서는 ‘서귀포 손흥민’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김승섭은 “별명은 팬들이나 어떤 분들이 지어주시는 거다. 우상이 손흥민이라 만족한다. 대전 유스에서는 한밭 손흥민이라 불렸는데 제주에 와서 서귀포 손흥민이 됐다”라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승섭은 많은 공격수들이 자신의 재능을 만개시킨 김천상무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치며 한 단계 성장했다. 성실한 수비 가담과 함께 저돌적인 돌파와 중요한 순간 결정력이 돋보였다. 올 시즌 김승섭이 제주에 합류하기 전까지 기록한 공격 포인트는 7골 3도움이었다. 제주에서도 울산HD전 득점과 이번 경기 득점으로 제주 잔류에 공헌했다.
김승섭은 김천 생활을 돌아보며 “올 시즌이 되게 길게 느껴진다. 전역을 했을 때 시즌이 아직 남아있으니까 전역한 느낌이 들지도 않았다. 군 생활에서 축구에 매진해 성장할 수 있었다. 할 게 없고 운동을 많이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라며 “개인적인 얘기지만 베스트 11을 많이 기대했다. 수상한다면 많은 얘기를 하려고 준비했는데 그걸 못한 게 많이 아쉽다. 정정용 감독님께 감사하다. 감독님을 따라서 나도 많이 성장했다. 새로운 축구를 배운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정 감독이 알려준 새로운 축구에 대해서는 “윙어다 보니 예전에는 많이 벌려서 플레이했다. 스피드 ‘원툴’로 경기했다. 그런데 김천은 빌드업을 기반으로 하더라. 윙포워드가 안으로 좁히는 경우가 많다. 하프스페이스 등 포지셔닝이 중요했다. 스위칭 플레이라든지 한 자리에 박혀있지 않고 돌아다니는 자율성을 설명해줬다. 그게 내게 큰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선수로서 발전을 위해 김천을 또 갈 수 있냐는 질문에는 “부대 생활은 빼고 축구만 생각하면 다시 갈 수 있다. 몇 년이든 할 수 있다”라며 부대 생활이 포함된다면 다시는 군대를 가지 않을 거라 이야기했다.
이제 김승섭은 국가대표 등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올 시즌을 돌아보며 “개인적으로는 만족한 시즌이다. 커리어 하이를 했다. 많은 기대를 했지만 내가 정말 잘했다면 감독님 투표와 선수단 투표에서 많은 표를 받고 베스트 11을 수상했을 거다. 내가 더 분발해야 한다. 동기부여로 삼고 내년 목표를 삼고 분발해야 할 것이 많다. 만족하지 않고 더 나아가겠다”라며 “올해부터 목표로 잡았던 게 국가대표를 꿈에 두고 전진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발탁이 안 됐다. 월드컵이 얼마 안 남아서 실전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님도 경기를 다 보시고 선택하셨을 거다. 그걸 동기부여 삼아 더 발전해서 국가대표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다짐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관련기사
- '사복 여신' 손나은 오키나와 일상 파격 공개...'매혹 원피스'
- “트럼프는 틀렸다” 한국이 마다한 미국인 감독의 뚝심… 현재 직장 캐나다에 충성
- 'EPL 활약' 국가대표 'S군' 상습 불법 베팅 혐의..구단 공식 입장 '없다'
- 직무대행도 놀랄 '김건희 칼각 거수경례'... 카메라에 잡혔다
- '성추행' 국가대표, 보석 출소...'금메달리스트-국민영웅 봐주기?'
- [포토] 개인기로 수비 속이는 세라핌
- [포토] 역습 시도하는 김지현
- [포토] '18,912 명' 유료 관중 집계 이후 구단 역대 최다 관중 기록한 제주
- [포토] 이민혁의 드리블
- [포토] 세라핌, 심판과 볼 경합

